근데 편안해
반은 상황때문에, 반은 성향때문에 헤어진건데
헤어질때도 충분히 대화했고
헤어진 날도 마지막 데이트하듯 잘 놀고 서로 다독여주고 어쩌면 쿨하게? 헤어졌음
사귈때도 좀 친구같았고 싸우거나 하면 이런거까지? 할 정도로 솔직하게 다 얘기하면서 만났는데
헤어지고 3일 괜찮았는데 4일째부터 갑자기 너무 힘들고 우울하고ㅋㅋ현타오고
오히려 저렇게 헤어지니까 더 납득 안 되고
그래서 그냥 고민고민하다가 전화했는데
몇마디 안 했는데 바로 편하게 대화되고 서로 헤어지고 얼마나 힘들었냐 안힘들었냐 이런얘기
장난처럼 진심 담아서 나누고, 그러면서 사실 상대도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고 나만큼은 신경쓰고 있었단 걸 알게 되니까
당연히 슬프고 답답하기도 한데 뭔가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상황이별이기도 했어서 헤어짐 자체는 납득이 가
또 너무 궁금하거나 허전하면 만나는 사람 없다는 전제 하에
걍 얘가 살았는지 확인하는 거 정도는 할 수 있겠구나 싶으니까 오히려 미련 털어짐
좀 어릴 땐 헤어졌는데 그리워하면 큰일나는 줄 알고 죽어라 용쓰고 괴로워하고 그랬는데
지나고 나니까 오히려 그렇게 하면 뭔가 그 이별이 더 과대평가되고 부풀려지는 거 같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더 드라마 쓰게 됐는데
나이먹고 나니까 이런 헤어짐도 할 수 있구나 싶음
걍 헤어지는 것까지 같이 한 느낌
찝찝하지 않고 오히려 어떤 혼자만의 망상이나 오해 없이 완전하게 끝낸 것 같아서 좋음
서로 되게 좋아해서 위기 많았는데도 최선을 다해왔다는 걸 아니까 오히려 이런 헤어짐이 납득이 되나봐
씁쓸하긴 한데 마음이 한결 낫다
물론 매번 이렇게 이별할 순 없겠고 나도 그런 이별을 할 수 있는 사람과 상황을 만난 거겠지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