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은 정-말 후기방에 안 오는데.. 무슨 글을 찾다가 흘러흘러 예전 여기에 남긴 글들을 보게 됐네
그 때 좀 자아와 인생에 대해서 고민 많이 하던 시기고 나름대로 꼬인 감정도 있어서 되게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하는데..
진짜 글이 사람을 드러내는 게 맞나봐
현실 지인들한테는 말 못하는 나를 진짜 솔직하게 적고 질타받은 글도 있었고 댓글로 덬들끼리 키배를 ㅋㅋㅋ 뜨던 글도 있고 또 그 결점을 극복한 과정을 써놓은 글도 있었는데 들춰보니 참 기분이 묘함
어떤 나는 정말 그 나이보다도 어리고, 또 어떤 나는 한편으로 지금보다도 성숙해보이기도 해
그래서 그 때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낫다..? 이렇게 말하기보단..... 그래도 과거의 나를 보듬어줄 수 있을만한 사람 정도는 된 것 같아서 뿌듯함
그리고 사람은 진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변하더라
예전엔 사람 앞에만 서면 긴장해서 떨고 목소리 하이톤 돼서 걱정된다는 글 쓴 나 지금 맨날맨날 사람들 앞에 서는 일로 밥벌이 한다 ㅋㅋㅋ (물론 그 순간이 아예 안 무서운 건 아니지만) ㅋㅋ
지금 생각하면 진짜 이상한 새끼 만난 거였는데 차였다고 내가 문제 있나 진지하게 걱정했던 글도 있고 ㅋㅋㅋㅋㅋㅋㅋ 팍씨 지금은 연애 알빠임? 하고 사는중
암튼 그런 고민들을 했다는 것조차 잊고 있었는데 나의 편린이 요 더쿠 데이터베이스에 남아있었네
그 때는 정말 큰 문제였다는 걸 이젠 기억도 못하고, 간절히 바랐던 모습이 지금 나를 이루는 일부분이 되기도 했더라
그러니까 혹시 지금 무언가를 걱정하거나 고민하거나 우울해하는 덬들은, 어쩌면 미래의 너덬들은 지금의 문제들에 대해서 정말 기억도 못할 정도로 꽤 그 힘듦에서 멀어진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아줬음 좋겠다! (물론 지금은 또 지금의 어려움이 있긴 함 ㅋㅋㅋㅋㅋ 하....)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이 맞기도 한 것 같아 나는 시나브로 달라지고, 때로는 나아지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사실 후기방이라는 게.. 뭐 각자 사용 방법이 다르겠지만 결국 고민이나 걱정 같은 게 있을 때 많이 찾게 되잖아. 점점 여기에 들어오고 글을 쓰는 텀이 길어지는 목록을 보면서 아 그래도 나름대로 평안하구나 혹은 이제는 나의 난제를 스스로 삼켜내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했구나 싶어서 또 감회가 새롭다 ㅋㅋㅋ
마지막으로 저렇게 미숙하고 철없었던 나에게 따뜻한 댓글 달아준 이름모를 덬들..
뭐 커뮤가 인생의 낭비다 뭐다 하지만 난 이만큼 커뮤의 순기능도 없는 것 같애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한 덬들의 진심어린 조언과 위로가 나를 많이 자라게 해준 것 같음 6년이 지난 지금 돌아봐도 따뜻한 글들이 정말 많더라고.
지금 그 덬들이 더쿠에 남아있는지 나는 알 길이 없지만.. 있다면 정말 고맙다고, 잊고 지냈지만 그 때 너덬들의 선의가 있었기에 내가 조금이나마 이 사회에서 1인분 하는 꽤괜 인간으로 개조됐다고(? ㅋㅋㅋ) 말하고 싶고 없다면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고민에 공감해준 덬들이 지금은 또 나름의 평안을 찾았으면 좋겠어 한 때 같은 어려움을 겪은 동지인만큼 ㅋㅋㅋㅋ
나도 종종 후기방에 들르면서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나마 따뜻한 조언을 건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뭐.. 그렇다고 합니다. 재밌어 덬들아 너희도 한 번 해봐.. 추천한다! 6년 동안이나 내가 커뮤를 못 끊었다는 게 좀 실소가 나오긴 하는데 ㅋㅋㅋㅋ
이 글을 미래의 6년 뒤에 내가 또 볼 수 있겠지? 지금은 그냥 적당히 내 몫만큼의 고민과 힘듦과 불안을 안고, 적당히 즐기며 산다고 일러주고 싶음
자주 소소하게 행복하고 가끔 꽤나 불행하지만 그걸 이겨낼 마인드셋이 아직은 스스로에게 남아있고, 여전히 난 새로운 일들을 찾아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ㅇㅇ
(여전히 게으르고 또 할 일을 미루며 개복치로 살지만.. ㅋㅋ) 그럼 난.. 현재의 내가 해내야 하는 일을 또 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