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대외적으로 착한 사람임.
그러나 본인의 인생이 결혼으로 잘못된 것 때문에
자식들에게 어릴 때부터 한탄 + 싸잡아 욕을 시전한 사람이기도 함.
나덬은 어릴 때 많이 소심하고 눈물이 많은 아이라서
이쁨을 못 받고 자람.
걸음마도, 한글 떼는 것도 또래보다 한참 느렸음.
그래서 동생보다 사랑도 덜 받고 경제적 지원도 훨씬 못 받음.
그러다 중딩 막바지부터 갑자기 성적이 치솟아서
'갑자기 자랑스러운 자식'이 됨.
근데 성적표 나올 때만.
엄마 스스로도 '이때 효도 다했다.' 할 정도임.
그런데 수능 망하고 다시 예전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됨.
평생 감정 쓰레기통 + 이상한 기대 + 내가 원하지 않는 애정표현(ex. 해외 출장 간 동안 방청소 해준답시고 일 때문에 필요한 물건 싹 다 버림.)
이 세 가지로 만나기만 하면 싸워서 알아서 거리두기 하고 1년에 1~2번 보는 걸로 대충 연을 이어옴.
그러다 내 생일에 굳이 나 있는 곳으로 올라온다고 하길래
그 전날 밤샘인데도 억지로 커피로 눈 떠가며 엄마가 보고 싶다는 관광지 투어 해줌.
밥도 내가 삼. 이건 엄마가 사겠다는 거 그냥 내가 샀음.
어떻게든 이날만큼은 안 싸우고 끝내고 싶어서 열심히 재롱 떨었는데
막판에 엄마가 갑자기 내가 하지도 않은 약속을 했다면서
비웃기 시작.
그 약속에 따르면 난 5년 안에 대기업 평균 연봉의 2배를 벌면서 엄마한테 용돈 수천 만원씩 주는 거임.
너무 허무맹랑한 얘기에 내가 엄마 말 조목조목 따지면서 내가 그런 얘길 한 적이 없다는 걸 따짐.
엄마는 자기 말이 반박당하니까 '그래도 넌 나한테 그 얘길 했다. 네가 그 얘길 하면서 나한테 무능하다고 하지 않았냐.'
면서 본인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시작함.
본인 거짓말을 위해 날 거짓말쟁이 + 불효녀로 만드는 걸 보면서
환멸을 느낌.
그래서 그 자리 계산 끝내고 나와 버림.
집에 와서 엉엉 울고
엄마 연락처 다 차단함.
다시는 엄마 안 볼 거임.
어쨌든 키워준 값은 있으니까(엄마가 다 장부에 기록해 놔서 대충 얼마인지도 알게 됐음)
그 돈 모이면 동생 통해서 보내주고 인간적으로는 관계를 아예 끊을 생각.
쓰면서 잠깐 울컥했지만 막상 내 생활은 별로 다를 바가 없네.
평생 남의 자식에게 비교당해 오면서 자기비하 하느라 우울증만 심해졌는데,
다 허무하다.
나는 남의 부모랑 비교할 줄 몰라서 안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