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약속도 많고 먹을 일도 많으니까
최근 다녀온 곳들 중 추천하고픈 몇 군데 올려봐
1. 남가좌동 선휴 커피
핸드 드립 커피와 우리 전통 다과를 함께 판매하는 곳이야
정갈하게 한상차림으로 나오는데 커피는 물론 약과도 무척 맛있어서
마음에 드는 카페 갔을 때 국룰대로 두 잔 클리어
초록초록한 편안한 분위기에 친절한 응대도 좋았어
커피 마시면서 조용히 책 읽고 싶을 때 추천
근처에 있는 우동 맛집 가타쯔무리랑 묶어 가면 좋을 듯
2. 대학로 치읓
철산동에서 유명했던 곳이 대학로로 옮겨왔다길래 다녀왔는데
9월에 다녀온 뒤로 너무나 맛있어서 두 번 더 갔어
개인적으로 올해 다녀온 디저트 샵 중 베스트!
처음 간 날 오픈런 했는데 나 포함 전부 1인 손님이었음ㅋㅋ
다들 조용히 2개씩 시켜먹고 나갈 때 하나씩 포장하더라구
시그니처인 푸딩이 정말 맛있어
스모키한 캐러멜 소스가 인상적이었고 쫀득한 제형이야
너무 너무 맛있어서 감탄하면서 먹었어
시즌 종료한 무화과 크렘당쥬
밤 크림을 올린 푸딩
푸딩 먹으러 또 간 김에 같이 시켰던 롤케이크도 깜놀
시트와 크림까지 갓벽하게 조화로운 맛이었어
3. 연희동 카페 브라마솔레
카페와 맛집이 모여있는 연희동 골목과는 약간 동떨어진 위치지만
숨겨진 보물 같은 브런치 집을 찾은 것 같아
정성 가득한 손맛이 담긴데다 재료도 아낌 없이 써서
따뜻하고 오붓하게 즐기기 좋은 곳이야 + 친절은 덤
단골 삼고 싶은 곳이야
브라타 프로슈토 토스트는
신선하고 다양한 식감의 재료들이 잘 어우러져서 맛있었고
크림 버섯 토스트는 추운 날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아
버섯이 진짜 듬뿍 올라가고 느끼함 없이 부드러운 크림이 좋았어
4. 용산 하나모코시
독특한 풍미의 진한 닭육수 토리소바가
다른 라멘집과는 또 다른 개성이 있었어
토리소바만 먹으면 살짝 느끼할 수 있는데
다시마를 곁들인 볶은 고기+밥 조합인 소보로 고항을 같이 먹으면
짭짤한 맛이 밸런스를 잘 맞춰줘
5. 대흥역 하비즈커피룸
대흥역 주택가에 있는 카페인데
시그니처인 하비즈 봉봉 완전 강추
크림이 가벼워서 부담스럽지 않고 무척 맛있었어
컵노트가 깔끔하게 담겨있는 드립 커피도 좋았어
6. 낙성대 곳간집
11월 중순 다녀온 직후에
12월까지만 영업하고 빵의 도시 대전으로 옮긴다고 떠서
미리 다녀오길 잘했다 싶었던 곳이야
대충 오픈런 하면 앉아서 먹을 수 있겠지 하고 갔는데 줄이 줄이..
앉아먹기는 커녕 한참 기다려 테이크 아웃 해왔어
유명한 & 유학파 디저트 샵들에 비하면 상당히 투박한 모양새지만
엄청 푸짐하고 맛이 선명해서 색달랐어
곳간집이란 상호대로 넉넉하게 퍼주는 느낌
성심당 시티로 가신다고 하니 별 수 있나..
이전 오픈하면 겸사겸사 성심당과 묶어서 다녀올 생각이야ㅎ
대전 덬들 부럽읍니다..
7. 서촌 노멀사이클코페
테이크아웃만 하는 드립 커피 전문점이야
운영시간을 매일 인스타에 공지하기 때문에 잘 체크해야 돼
..는 몇 년 전에 찾아갔다 허탕친 1인의 팁
그 때 실패하고 잊고 있다가 최근에 다시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아직도 성업 중이길래 근처 전시보러 갔다 들렀어
드립 커피 좋아하는 덬들은 알겠지만
보통은 물줄기 컨트롤 되는 드립 전용 포트 써서 내리거든
근데 여기 사장님은 테팔 주전자로 내리시더라구
생소한 광경에 동공지진 났지만
원두 설명이랑 듣다 보니 본인만의 철학이 있는 것 같았고
그렇게 받아온 커피도 넘 맛있어서 만족스러웠어
다양한 원두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
1회분씩 소분해서 판매하고 있어서 사봤어
가격도 합리적인데다 집에서 내려먹어도 맛있게 잘 나와서
다른 원두도 더 사올걸 하고 살짝 아쉬웠어
대부분 라이트 로스팅이기 때문에 몇 주는 맛이 유지될 거라
원두만 사와서 내려마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8. 석촌역 뜻한 바
맛집 전문가 친구가 올해 다녀온 중 가장 맛있었던 곳이라고 해서
생일 기념으로 다녀왔는데, 기대치 만큼 만족스러웠던 곳이야
제철 재료를 쓴 한식 코스인데
진짜 하나 하나 다 맛있어서 감탄하면서 먹었어
메인이 부드러우면 소스가 통통 튀고
식감이며 비주얼이며 흠잡을 데가 없었고
양도 적당, 가격도 코스가 58천 원이니 적당
다만 주류 바틀 주문이 필수라
술 즐기는 덬들이 가면 좋을 것 같아
수비드한 닭다리살과 봄동
청어알 젓갈을 올린 비빔면
강원도산 백골뱅이와 고랭지 무찜
후식까지 취향 저격
문고리에 놀라지 말 것ㅋㅋ
9. 삼청동 만가타
삼청동 한옥에 자리잡은 스웨덴 레스토랑이야
어느 자리에서나 중정이 보이고
내부가 단정하고 조용한 분위기라
기념일 데이트 때 가면 좋을 것 같아
코스가 77천 원이라 나쁘지 않은데
캐주얼하게 갈 때는 단품으로 시켜도 충분할 듯
비주얼이 훌륭한데 맛도 준수해
스테이크 류는 겉을 살짝 튀겨서 나오는 게 특이했어
10. 뚝섬 픽픽
성수 쪽은 좋은 카페는 많아도
식당은 여기다 싶은 데가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최근에 다녀온 픽픽은 괜찮았어
너무 고기고기하긴 하지만 애초에 컨셉이 그러니까ㅇㅇ
샐러드에도 고기
돼지고기 스테이크도 당연히 고기
7가지 소스가 같이 나와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프레골라 파스타 위에 얹은 소세지도 고기고기
후식 아이스크림도 돼지바ㅋㅋ
이쯤 되면 돼지고기에 진심인 곳이라 인정할 수밖에
스테이크나 소세지 메뉴 섞어서 주문하면
인당 2~3만 원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
쌈박하고 깔끔하게 고기 먹고 싶으면 추천
11. 대학로 보네
위에 올렸던 치읓을 대학로 키이로 계정에서 보고 다녀왔는데
그 계정에서 이 곳도 소개하길래 믿고 다녀왔어
한 타임에 4명까지 예약 받아서
디저트 한상차림으로 대접하는 곳인데
우리 재료를 써서 몇 가지 코스를 구성하고
한두 달에 한 번씩 메뉴를 바꾼다고 해
요즘 어딜 가나 영어 천지인데
우리 말과 재료로 채워진 곳이어서 좋았고
물론 맛은 있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긴 했어
원숙한 프로라기보단 풋풋한 새내기 느낌이랄까
메인인 몽블랑은 맛도 식감도 좋았지만
살짝 개선하면 좋겠다 싶은 부분도 있었어
하지만 예약자 이름이 적힌 카드부터
정성스런 메뉴 설명과 서빙까지
구석구석 손끝 정성과 마음이 가득해서
지금 당장이 아니라 2년, 3년 후가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곳이었어
조용하고 소박한 분위기에서
아기자기한 디저트 즐기고 싶은 덬들에게 추천해
기타:
- 압구정 랑꼬뉴
최근에 다시 오픈한 프렌치 아이스크림 전문점이야
메뉴마다 다른 제형과 진한 풍미가 좋았어
점점 메뉴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으니 근처 갈 때 들러보면 좋을 것 같아
- 시청 진주회관
여긴 콩국수 맛집으로 워낙 오랫동안 유명한 곳인데
콩국수 시즌이 끝나면 점심 때도 김치볶음밥을 먹을 수 있어
채소와 고기에 참기름을 듬뿍 치고
직원분이 신명나게 직접 볶아주는데
당연히 분식집 김볶과는 차원이 다른 요리야
김치의 매운 맛 보다는 고소한 맛이 강했던 것 같아
추운 계절에 한 번쯤 먹어보면 좋을 것 같아
- 서촌 용금옥
1932년에 열었다고 하니 90년도 넘은 노포인데
흔하게 먹는 남도식 추어탕 대신
서울식 추어탕을 메인으로 파는 곳이야
서울식 추어탕에는
얼큰한 빨간 국물에 버섯과 두부가 듬뿍 들어가 있는데
보기와 달리 전혀 맵지 않고 부드러워
미꾸라지는 아주 잘게 갈아서 식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야
여기서 파는 남도식 추어탕도 궁금해서
다동에 있는 본점도 갔었는데
다동과 서촌은 메뉴가 조금 달라서 다동은 아예 서울식만 팔더라구
들어있는 재료 비율도 좀 다른 것 같고 - 난 서촌 쪽이 더 좋았어
- 대흥역 신촌즉석생우동
여긴 근처 사는 친구가 추천해줘서 가봤는데
국물 첫 술 들이키는 순간 진짜 놀랐어
보이는 것과 다르게 먹어본 중 가장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
대부분 가족 단위 손님이었고
식사 시간엔 대기가 많은데 회전율이 빨라
돈까스도 맛있다고 하니 다음에 또 가보려고
여기도 추운 계절에 가면 딱일 듯
요즘 날이 많이 추운데 모두 건강 조심하고
연말에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새해 준비하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