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대화를 2번 이상 나눠본 사람이랑 얘기할 때 그 사람이 옛날에 꺼냈던 주제를 다시 언급해서 대화하는게 가능하지.
예시가 너무 많은데 하나 들자면....
지인 a랑 밥 먹고 산책하다 길냥이를 만났다 쳐. 근데 이게 전에도 있었던 일이고 지인 a가 그때 나한테 '어머 얘 우리 집 근처에서 본 길냥이랑 똑같다. 신기해.'란 말을 했었단 말임? 그래서 내가 너네 집 근처 그 길냥이도 요즘 계속 보이냐? 라고 물었어. 그랬더니 전혀 기억이 안 난단듯이 내가 우리 집 근처 길냥이가 얘랑 똑같다고 했어? 아 진짜? 그런 길냥이를 내가 또 봤나? 이런 반응을 보인단 말임. 여기서 끝나면 그냥 지나가다 본 고양이라 기억 휘발되었나보다 싶을텐데 넌 내가 어쩌다 흘린 말을 왜 그렇게 시시콜콜하게 다 기억하니? 그렇게 안 바쁘고 할 일이 없니?란 뉘앙스로 사람 무시하는게 있는데 내가 진심 이걸 5명 넘게 겪어봄.
위의 예시는 단순 길냥이라 쳐도 자기 고민상담 좀 해달라면서 직장상사 욕 디지게 한 거 이런 것도 내가 기억하고 있다가 그때 걱정했던 트러블 잘 해결되었냐고 물어보면 자기가 그때 회사 일로 그렇게 힘들어했냐고? 난 다 잊고 즐겁게 지내고 있는데 그런 걸 기억하는 네가 참 신기하구나! 이런 식으로 사람 무안하게 만드는게 있음....
글로 적으면 내가 피해의식 심한 정병으로 보일 거 인정하는데 본인이 말했던 거 내가 자동으로 기억했다가 그 사람하고 대화할 때 말한 거 가지고 이상한 사람 취급 받고 본인은 심지어 그 얘기했던 거 기억도 못하니까 진짜 뭔가 싶음....그래서 이젠 걍 말을 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