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에 병원 진료 가는 김에 춘천 여행이나 잠깐 갔다올까 했거든 주말까지 4일 일정이 가능해서 엄마한테 또 어디 가고 싶은데가 없냐고 물었고 엄마가 여수!!!!!를 외치셔서 나는 동공지진 😳 엄마가 봄에 방송에서 원주 출렁다리 보고 거기 가보고 싶어하셨어서 나는 춘천+원주 정도만 생각하고 물었던 것인데 갑자기 여수요...? 서울과 끝과 끝인데요....? 🫣
엄마가 이미 여수 갈 생각에 신이 나신 게 보여서 거기서 차마 이번엔 춘천 가면 안돼...? 하는 말이 나오지 않더라 말을 애매하게 한 나를 탓하며 진료 후 여수 가는 ktx를 일단 예매함
서울 갈 때는 SRT를 탔는데 이번달 매거진에 여수 여행 정보가 실려서 엄마가 눈을 반짝이시면서 읽으셨는데 거기서 거문도 백도 얘기가 나와서 엄마가 거문도를 가고 싶다고 하심
무계획 여행이었기때문에 일단 가능한지 알아는 볼게 하며 기차에서 그날 묵을 숙소를 예약하고 여수 관광지들을 알아봄
숙소는 적당한 가격의 호텔에 브릿지뷰로 묵었는데 개인적으로 오션뷰보다 더 취향이었어
그리고 숙소 도착해서 다음날 계획을 세우는데 거문도-백도가 하루에 배 한 편 밖에 없어서 토 일 이틀을 할애해도 일요일 집에 오는 막차를 못타는거야 거문도 포기하고 여수-순천 여행을 하자고 했는데 엄마의 마음 속에 이미 거문도가 너무 깊게 들어와버림.... 엄마도 본인이 거문도 포기하면 일정이 수월해진다는 걸 아시면서도 내심 아쉬워하시는 게 보여서 나도 계속 갈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해봤어 ㅠㅠ
여수에서 거문도 가는 배가 수리문제로 결항이라 여수 터미널에선 가는 게 불가능했고 고흥 녹동에서 거문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면 당일치기로 여행이 가능했고 여수시에서 녹동까지 가는 셔틀 버스를 운행해준다고 함
새벽 세시 넘어서까지 알아보고 잤더니 다음날에 설염이 악화되었지만 엄마가 거문도 갈 수 있다는 얘기 듣고 좋아하시는 거 보니까 그래도 뿌듯했음
우리 모녀의 일정은 이랬어
1일차
저녁 9시 여수 도착 - 숙소 이동
침대에서 보이는 뷰 만-족
2일차
숙소 ->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 -> 시티투어 (오동도->진남관 유물전시관->해양수산과학관->향일암->수산시장) -> 케이블카 -> 야경 크루즈
오동도에 연리지 있는데 가이드님이 사랑하는 사람 손 잡고 연지리 지나라고 하셔서 엄마랑 처음으로 손 잡고 걸어봄 걸으면서 눈물 날 뻔 했던 건 안비밀 💦
향일암 내려오는 길에 해풍쑥 빙수 먹었는데 완전 맛있었어 나중에 이거 먹으려고 향일암 또 갈 의향 있음 (진지)
3일차
새벽 5시에 녹동행 셔틀버스 탑승 -> 거문도 -> 백도 -> 거문도 등대 -> 여수 야경투어 (오동도 음악분수-국가산단 야경-이순신대교 아경-돌산공원 야경)
(밀수 촬영지로 요즘 유명해진 백도 근데 우리 엄만 밀수 안보셨음🙄)
거문도는 거문도 등대가 하이라이트인데 최소 1시간 30분은 걸린다 그래서 못간다고 했지만 엄마랑 도전이나 해보자 해서 택시 타고 목넘어까지 가서 빨리 걸어서 50분 만에 갔다옴 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랑 나랑 이럴 때 포기 안하고 일단 리스크 있어도 고 하는 성격이 유전인 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
거문도 등대까지 가는 길이 진짜 이쁜데 사진 찍을 시간이 없어서 눈으로만 담은 게 아쉽더라
3월에 가면 길에 동백이 가득 펴서 진짜 이쁘대
그리고 저녁엔 여수 오자마자 야경 투어 💦💦
산단단지 야경이 실제로 보면 이쁘다 그러더라 하는 말에 엄마가 콧방귀 뀌셨었는데 실제로 보고 감탄하셨어
실제로 보면 엄청 이쁜데 사진엔 잘 안담겨서 속상 ㅠㅠ
이날 숙소에서 4:30에 나와서 22:30에 들어갔는데 식당 갈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된 밥 못먹었다 그랬더니 야경투어 가이드님이 엄마 너무 무리시키는 거 아니냐고 하셨어 엄마가 원해서 짠 일정인데...👀💦 그래도 어머니 체력 되실 때 모녀가 같이 여행 다니는 모습 보기 좋다고 말씀해주시더라 ☺️
4일차
이순신광장에서 주전부리 구매 -> 수산시장에서 하모 샤브샤브랑 갯장어회 먹음 -> 장도에서 산책
어제 제대로 된 밥을 한끼도 못먹어서 여수 떠나기 전에 몸 보양할 겸 하모샤브샤브랑 갯장어회 먹었어
하모 샤브샤브 먹고 남은 육수로 라면이나 죽 먹을 수 있는데 죽이 진짜 미친놈임 라면도 맛있다고 하던데 나는 다음에 가도 죽 먹을래 😋
그리고 전날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셔서 마지막 코스로 장도 갔는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너무 좋았어
여수 갈 덬들은 시간 되면 장도 가보는 거 추천해 (바닷길 열리는 시간이 있어서 가기 전에 시간 체크하고 가야해)
엄마랑 두번째로 가는 여행이었는데 첫 여행보다 덜 싸우고 다녀온 거 같아서 만족해 ㅋㅋㅋㅋ 나 혼자 정보 알아보고 코스 잡고 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엄마 좋아하시는 모습 보니까 나도 행복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