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29살이야
나는 모아둔 돈 2천만원 있고 자취 시작했어
2년 정도 일하고 예금해놨고 … 나도 자취하니까 더 저축은 못 하고 있고 지금 다니는 직장이 평생 직장인 건 아니야
근데 언니는 모아둔 돈 물어보니까 없고
아빠한테 용돈 30씩 받고 핸드폰비 보험비 다 아빠가 대주고 있어
근데 집에서 강아지랑 물고기 기르면서 돈 없다고 하고 있고…
새벽 3시에 물고기 꼬리가 갈라졌다고 걱정된다고 전화가 와
내가 일 때문에 공부하고 있다 하니까 와 ~ 멋지다 ~ 라고 해
일하고 싶어서 일 하는 게 아닌데
내가 우울하면 병원을 가라고
사람도 안만나고 남친만! 만나니까 집에만 있고 싶은 거라고
엄마 아빠는 언니한테 잔소리 아예 안해
집이 미칠것 같아서 나왔는데
내가 없으니까 더 언니가 인생을 그냥 방치하는 것 같아
자기 인생인데 왜 너가 더 뭐라 하냐고 그러네
나는 26살이어도
적금 건보료 전기세 국민연금 월세 식비 이런거 가늠하면
어떻게 내가 미래에 내 한몸 건사하고 살까 싶은데
언니는 무슨 12살처럼 살려고 하니까 답답해
나도 우울증 있었는데 지금 어떻게든 살려고 하고 있거든
언니한테 상담 다녀볼래? 하니까 안간대
이유는 나가기 귀찮아서…
내일 점심 먹을래? (당연히 내가 사는 거)
하니까 안나간대 너랑 얘기하면 기빨린대
내가 응응 잘될거야 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정말 몇년 째 히키코모리인데
가끔 내가 바깥에 나가서 영화 보거나 뷔페 가면
와 너랑 나오니까 좋다 하면서
언니는 왜 저러는 걸까
엄마는 왜 언니한테 관심이 없는 걸까
아빠는 왜 용돈을 주는 걸까
왜 나만 악역을 맡는 걸까. 잔소리는 왜 내가 하는 걸까…
돌것같아
나도 언니를 보면서 좀 배우고 싶은데.
언니가 자립하면 좋겠는데
힘들다
언니는 정말 착하고 멋지고 상냥한 사람인데
무책임한 언니를 걱정하는 게 맞는걸까?
아님 이대로 내 갈 길만 가는 게 맞는걸까?
조언 좀 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