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었나..21살이었나.. 암튼 영화관에서 학교 선배랑 같이 인사이드아웃 봤었는데
그땐 그냥 내가 애니메이션 좋아하기도 해서 본 것도 있고
그냥 알록달록 예쁘네 하면서 별 감흥 없이 봤었어..
선배가 더빙판 표를 구해서 같이 본 거 였어서 주위에 애들도 바글바글이었고
당시에 내 인생이 바쁘고 속 시끄러워서 집중도 못했음
그래서 왜 그렇게 사람들이 좋아하고 기억에 많이 남는 건지 알 수 없었음
추억.. 뭐 이런 거에 감동을 받은 건가.. 빙봉때문인가.. 싶었음+슬픔이때문에 짜증MAX
인사이드 아웃 책까지 산 내 동생이 왜 저러나 했음
그리고 라일리도 싫었어 내 기준에선 라일리가 솔직히 행복에 겨운, 철없는 사춘기 소녀같았거든
‘저렇게 다정하고 잘 챙겨주는 부모님하고 그렇게 아름다운 유년 시절을 가지고선
지금 잠시 힘든 거 가지고 저래? 복에 겹네 아주’ 싶었지..
방금 디플에서 다시 봤는데
처음에 라일리가 사춘기라서 감정선 혼란스런운 것도 너무 공감가고
중후반부 가서는 눈물좔좔
진짜.. 어린이틱한 색감에 사운든데 내용이 정말 어른용이네 이거..
지난 20대를 살면서 우울증 때문에 약도 몇 년간 먹고
옛날과 같지 않은 나의 모습, 스스로도 낯설 정도로 변해버린 내 모습과
라일리의 섬이 무너져내리는 게 오버랩 되더라
삶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고 사람이 바뀐다는 게.. 어떤 건지 너무 잘 표현했더라고..
감정에 혼란이 오면서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고 감정을 더이상 못 느끼게 돼 버린 것도
너무 이해가 가서 마음이 아팠어
그리고 슬픔도 필요한 거란 걸.. 비온 뒤 땅이 굳는 거라는 걸 알려주네..
그렇게 더 성장하고 넓어진 라일리를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내 안에도 나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주는 ‘내’가 있다는 걸 다시금 생각해봐.
점점 어른이 돼 가는 게 무섭고 힘드네
심지어 ‘되어야 만 하는 거’니까 참 버거워
그치만 이 흘린 눈물이 헛되지 않을 거란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야지
닳아서 사라지는 내가 아니라 닳은 헌 껍질이 벗겨지고 새로운 내가 되는 거니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