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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슬램덩크 극장판 2차 뛰고 온 덕후의 후기(스포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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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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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극장판 2차 뛰고 온 덕후의 후기

*슬램덩크 호글이니 불호인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백스텝 부탁드립니다& 스포 매우 많읍니다요

나덬이 슬램덩크를 처음 접한건 19살 고3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밤새도록 읽으면서 꼭 내 인생이 끝난 것처럼 엉엉 울었음. 마지막권 읽는데 전율이 일었달까 무슨 세상에 이런 만화가 다 있지라며 덕후의 심금을 울렸다.

그뒤로도 주기적으로 쿨타임 차면 복습은 했지만 새로운 떡밥은 거의 없는데다 나이를 먹어가다보니 차츰 현생에 밀려 잊혀져가고 있었음. 그러다 작년에 극장판 소식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음. 슬램덩크가?? 극장판?? 몇년이 지났는데??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한국 개봉일이 확정되고 너무 두근거려 지난주부터 남편몬한테 무조건 같이 보러가야한다고 시간 비우라고 신신당부를 해놓고 드디어 개봉일 아침 되자마자 1차를 뛰러감. 덕후들은 알겠지만 더빙이냐 자막이냐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임. 각자의 장단이 있기에. 그러나 고민이 무색하게 우리지역에서는 가장 이른 시간대에 개봉하는 버전이 더빙버전이었음ㅋㅋㅋ참을수 없었던 덕후는 일단 더빙을 그렇게 먼저 보게 됩니다.

그렇게 들어간 극장은 너무 기분이 흥분되서 이상했음. 이것이 바로 나와 같은 느낌을 공유한 덕후들의 집합인가?? 다들 어디 계셨었나요!!!?? 모두 나처럼 만화에 울고웃은 사람들이라 생각하니 오랜만에 죽어있던 덕후 dna가 예토전생으로 되살아나서 주체가 안됐음. 다른 영화야 그냥 그 영화가 궁금한 사람들이 보통 보러가겠지만 이건 진짜 찐찐찐인 사람들이 보러오니까!

조명이 꺼지고 태섭이의 어린시절이 나오면서 오 정말 이번 극장판은 태섭이 포커싱이군! 이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두두두두두두 하는 베이스 소리와 함께 북산 5인방의 스케치 오프닝이 펼쳐지는데 여기서 그냥 내 안의 이성이 툭 끊어짐. 덕후들은 알거임. 2d에만 존재하지만 너는 내 사랑 내희망 내 꿈임. 하지만 결국은 2d이기에 가질 수 밖에 없었던 한계. 지금 그 한계를 뒤집고 내가 몇번이나 갈망했던 그 캐릭터들이 되살아나다니 남편이고 뭐고 어느새 나는 그냥 슬램덩크를 읽고 오열하던 19살의 고3 최무묭이 되어있었음.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아직 아무것도 시작도 안했는데 그 오프닝 만으로 살아있길 잘했다고 엄청 생각함. 진짜 꿈을 이뤄준 기분이랄까. 스케치가 선이 되고 선 속에 채색이, 채색 안에 명암이, 명암이 완성되자 비로소 살아 움직이는 녀석들. 뒤에 줄줄이 나오던 슬램덩크 명대사들도, 내가 종이 안에서만 보던 것들이 리얼하게 구현되서 심장이 아플 정도로 너무너무 행복했음.

그래서 오늘은 자막 버전으로 2차를 보러감. 나는 일본판 애니를 보지 않아서 이번 성우들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음. 단지 더빙판을 먼저 보다보니 강수진 성우님의 강백호가 익숙해져 일본판 강백호는 상대적으로 좀 더 덤덤하고 듬직한 느낌이 들었음. (걍 갠적인 취향일듯) 원래 일본 애니를 즐겨보던 덬들이라면 대충 일본어를 알아들을테니 자막판도 보는걸 추천함. 입모양이나 숨 쉬는 패턴, 그리고 음질이 자막판이 더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진짜 그랬음. 그리고 원작자가 하고자 하는 느낌이 아무래도 더 잘 살았지 않았나 싶음(오카에리-타다이마 같은 부분) 하지만 강백호 특유의 끼부림과 잔망스러움이 보고싶다면 더빙판을 추천합니다. 강수진님 연기가 너무 찰져서 마음에 오래 남음(걍 자기가 생각하는 강백호 이미지에 맞게 보면 될듯)

내 앞줄에는 4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남자 어른이 혼자 보러 오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스케치 오프닝에서 눈물을 훔치시더라고. 유튜브에서도 그 오프닝 무한 루프해주는 극장이 있다면 얼마든지 돈 낼 의사가 있다는 댓글도 봄ㅋㅋ(내맘이랑 존똑) 그건 단순히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이 아니라 그 시절 슬램덩크를 사랑하던 과거의 자신과의 만남이 아니었나 싶음. 내 취향 내 취미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오래오래 이어져 존중받는 느낌. 아마 나는 할망구가 되어도 이 만화를 사랑할 것 같음. 그리고 또 울 것 같음.

핵심: 어떻게 마무리해야될지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그러니까 제발....시즌 2, 3, 4 계속 내주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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