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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까먹을 것 같아서 쓰는 외국친구에게 설레었던 후기(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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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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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가뭄인 나덬에게만 설렘썰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덬한텐 소중한 기억이라서 여태까지 꾹 담고 있던 얘기야. 덬들은 안 설렐수도 있음 주의...

이제 오래 된 얘기가 되고 나조차도 잊어버릴 것 같아서 기록하려고 후기방에 풀어두기로 했어! 글도 잘못쓰겠지만..ㅠㅠ


나덬은 아주 잠깐 해외에서 진행 되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어서, 교환 학생 개념으로 해외 생활이라기도 뭣한.. 잠깐 스치는 생활을 했었어!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유럽 국적의 친구들+몇몇의 우리나라 친구이 참가 해서 진행 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덬 포함 다섯명 정도? 정말 극 소수였어!

외국친구들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나를 비롯한 친구들을 신기하게 생각하고 관심도 많이 가져줬어

그래서 나는 활동 내내 주변에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정신도 너무 없는 상황이었어

그러는 중에 서로 SNS도 교환하고, 그랬는데 하루는 호텔로 돌아갔는데 SNS메세지가 오더라고!

안녕? 오늘 어땠어?

나는 SNS도 그 친구들과 교환하는 것 때문에 처음 시작하고, 모르는 사람한테 온 메세지에 어버버했지만

와중에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대뜸 안녕 반가워! 라고 했지.. 그랬더니 나 알지? 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친구 SNS를 거슬렀지만 볼수록 모를... 

결국은 sorry...못알아보겠어.. 라고 했더니 hahahaha내일 보자! 라고 했어. 그게 내 외국친구와의 첫 대화였어.


다음 날 역시 사람들 틈 사이에서 정신 없다가 이동 중에서 버스에서 잠깐 조용해지고, 다들 각자 자리에 앉아 있으니까 조금 숨을 돌렸어

원래 사람들 많은 곳에서 쉽게 지치는 타입이라 정말 넋놓고 멍때리고 있었는데, 

관광버스라고 생각하면 내자리 앞자리의 등받이에 누가 팔을 기대고 내 자리에 불쑥 나타난거야.

키가 굉장히 크고, 딱 생각나는 서양남자의 체구를 가진!

무슨 아베크롬비? 그 순간 나에게 있어서는(ㅋㅋㅋㅋ지금생각하면과한생각) 그 사람들을 연상시키는 정도의 비주얼의 남자가 서있더라

근데 아무 말도 안하고 웃는얼굴로 빤하게 보는거야

그래서 뻘쭘해진나는

h..hi..? 

짧은 영어로 인사를 했지.. 며칠 있었다고 능숙해진 척 절대 불가였음.. ㅎ..하..하이...?

그 남자는 여유롭게 하이 하더라. (영어를 잘하나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영어권도 아니고, 영어도 잘 못하더라고!)

그러고도 몇초 더 (멋진남자의쿨한미소) 빤히 보더니 나야! 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머리가 빨리 돌아가고 내가 누구야. 누구지? 어제 같이 ~했던 조였나? ~했던 파트너였나?

생각이 많아짐 그들에게는 한명의 한국여자애였겠지만 나한테는 너무나 비슷한 느낌의 마치 영드나 미드를 눈앞에서 보고 있는 느낌정도라서 다 알기까지 시간이 엄청걸림!

그러다 퍽 생각난 페이스북보이! 나덬 딱 이렇게 말했다... 페북보이! 그친구는 ha? 하더니 웃더라고 맞다고 그러면서 ㅋㅋㅋㅋㅋㅋ


그친구 인기가 굉장히 많은 것 같더라고..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고,(특히 예쁘고 착한 여자..) 어딜가나 인솔자의 느낌을 풍기며... 그랬고,

나도 나대로 다른 친구들이랑 지내느랴 크게 신경쓰지 못했지

하루 이틀 쯤 후에 메세지가 불쑥 와서는 어때? 뭐해? 밥먹었어? 이런거 물어보고

나덬의 짧은 영어+그 친구의 짧은 영어=노잼 대화 가 완성 되는 와중에 그 친구가 영어 공부할 걸! 이라고하는 거야 ㅋㅋㅋㅋㅋ

웃기기도하고 나도 답답해서 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나도 영어공부할 걸그랬어! 라고 했는데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까, 내일은 너랑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갑자기 그러길래 나덬은 "응? 난 하루종일 너희랑만 있는데? 하루종일 너와 시간을 보내고 있어!" 라고 답답이 같은 소리를...

"ummmm ... 그러니까... 뭐, 그러네" 

그친구는 그런 애매한 반응으로 뭐, 그건 그렇게 마무리 됐어.


그리고 다음 날, 밥먹는데 내 앞자리가 어쩌다보니 비게 되는 거야. 그래서 다른 테이블에 있던 친절한 외국인 친구가

내 앞에 앉고, 자기 자린 또 다른 친구가 앉으면 된다고 앉으려고 하는데 그 메세지보이가 불쑥 나타나더니 앉으려는 외국인 친구에게 

이쪽은 괜찮아. 내자리니까.라고 하더니 불쑥 앉더라.

다른 친구는 ha??? 하는 얼굴로 차마 외국인인 내가 있어서 다른 말은 더 안한 건지 뭐그래 하고 배려를 거두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주었어.

근데 앉겠다는 자리 자기자리라고 앉아 놓고는 그냥 정말 식사만 열심히하는 거야 정말 빨리 진짜 빨리 흡입!

음식이 입에 안맞았던 나는 이게 그렇게 맛있나..? 정말..? 그런 생각으로 억지로 억지로 조금씩 먹고 있는데 그친구는 자기 먹은 자리까지 정리하고 불쑥 일어나서 가더라고

뭔가.. 싶었지만 우선 먹어야지 살고, 다른 먹을 것도 없기 때문에 배를 채워야해! 라는 생각으로 먹고 있었음..

그리고 내 주변이 다들 다 먹어가길래 아니야, 먼저 일어나도 돼 라고 했더니 진짜 다들 일어나고 주변에 몇 없었을 때 그 친구가 음료수를 들고 돌아왔어

그 긴 테이블에 내가 혼자 앉아서 먹고 있는데 내 앞에 다시 앉더니 음료수를 내밀어서 고마워! 라고 햇는데 또 그냥 모델미소로 웃으면서 대답도없이 앉아있더라고.

먹는 걸 빤히 쳐다보는게 너어무 부담스러워서 ㄴ..너도 가도 돼.. 라고 했는데 단호하게 아니. 라고 해서 난또 ..^^그래....^^...읭스럽지만 웃어줬어...

먹는 와중에 계속 물 건네주고, 티슈 건네주고.. 어쨌든 도움을 받아 억지 식사를 마무리 했어. 그리고 밥 다먹은 나를 데리고 잠깐 같이 나가자는거야

그래서 ㅇㅇ그래.... 그랬는데 읭 잠깐 여기서 오지 말래. 그래서 왜 ??? 그랬더니 자기 담배 피울거라고...... 

난 정말... 이게웬... 어이가 없어서 ha? 그럼 나 너 담배 피우는데 같이 가자고 한거야? 난 흡연자가 아니야! 그랬더니

진짜 미안한데, 너무 미안한데 너를 두고 오면 네 주변에 다른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너랑 얘기하기가 다시 힘들어져. 근데 난 담배를 피워야겠어. 그래서 일단 너랑 같이가자고 했어.

이렇게 말하는거야 ㅋㅋㅋㅋㅋ 그래서 웃기기도 하고, 이 친구가 내가 정말 신기했나, 나랑 정말 얘기하고 싶었나보다 해서 이상하긴 하지만 아 그랬구나, 알겠어. 했지.

그리고 나도 정말 오랜만에 주변에 사람없이 혼자인 기분이라 마음이 편했어.


그리고 나서 그친구는 자기 친구들 있는 곳으로 나를 데려갔어! 소파같은 곳에 웬 서양 남자+여자들이 잔뜩 앉아있었고 나는 엄청나게 바보 된 기분이었지..

그들의 언어는 알아들을 수 없고, 그렇다고 내가 영어가 능한 것도 아니고.

막 하이! 나이스밋츄! 하면 하이! 반가워!는 하는데 그이후에 나에 대해 뭐라뭐라 저들 언어로 떠드는 눈치인 것 같긴한데 난 모를,..

조금 알아들은 건 얘가 걔야? 정도의 느낌의 이야기들..을 주고받더라고

그 소파친구들은 나한테 이거 먹어볼래? 이거 들어볼래? 막 자기 선글라스 벗어서 이거 써봐! 이런 요구와 권유를...

난 당황해서 아하하하하 모드였는데 중간에서 이 친구가 이건 우리나라에서 되게 유명한 건데 괜찮으면 먹어볼래? 이렇게 친절하게 다시 얘기도 해주고

그런 거 권하지마 하고 막아주기도 하고,  네가 원한다면 해도 되지만 싫으면.. 이라고 얘기해서 곤란한 표정지었더니 단칼에 이만 가자. 해서 그 자리를 벗어났어..

쟤들은 되게 좋은 친구들인데, 너를 보니까 반가웠나봐. 불편했으면 미안. 이라고 해줬어... 그래서 음.. 많이 반가운가봐...ㅎ;;... 라고 당황한 티를 냈는데, 

그 친구는 그건, 내가 네 이야기를 많이 해서야. 라고 대답해서 뭐지. 그때 난 처음으로 이친구가 나한테 뭔가 있는 건가 했다.


그리고 그 후에 메세지로 그는 똑같이 내일은 너랑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라고 하는거야. 복붙한줄 .... 그래서 나도 똑같은 대답을! 했더니 이번엔  그냥 너랑만. 이라는 답이 돌아와서

아....!!!!!! 굉장히 놀랐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공교롭게 개인 플레이가 많은 활동이었고, 지역 자료조사 같은 거였는데, 나는 매우 열!심!히! 했어...

역시나 그친구는 불쑥 나타났고, 따라가도 돼? 라고 물었어. 그래서 나는 ㅇㅇ물론이지! 라고 했는데 정말 자기거는 안하고 따라만 오는거야ㅋㅋㅋㅋㅋ

그래서 왜 아무 말도 안하고 따라 오는 거야? 했더니 네가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방해하지 않으려고. 라는 대답을 하곤 뭔가 감동 받은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듬직하고 큰 멋진 파트라슈처럼 마냥 그 특유의 미소로 쳐다만보고 따라만 와줬어.


어쨌든 활동 마지막 날이 왔고, 마지막 기념 파티장? 같은 행사장을 갔어. 행사는 다들 관심도 없고 마지막날이라는 순간부터 다들 우울한 얼굴로 우리 오늘 마지막이야

아니야 그런 말하지마 이러면서 정들어서 울먹울먹하는 하루가 시작 되었지.. 다른 나라 사람들도 정많고 눈물많을 수도 있다는 걸 그때 느꼈다.. 나보다 더 많이 울먹울먹

아침부터.. 그래서 되게 슬픈 분위기였어. 그리고 우는 친구들을 달래며 나도 울먹거리는데 그 친구가 불쑥(또!) 다가와서 엄청난 아이컨텍을 하며

넌 울지마. 부탁할게. 그래서 난 씩씩한척 엉엉 울것 같은데 다른 친구들한테 떠나버리는 입장에서 막 우는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서, ㅇㅇ 난 안울어 ! 했더니 약속해 . 하더니 손가락까지 걸었어...

그리고 행사장에 가자마자 다들 당장 헤어질 기세로 즐거웠어 ㅠㅠㅠㅠㅠ 보고싶을거야 하면서 작별의 포옹을 하고 그랬지.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최대치의 포옹을 단시간에 한 날일거야......

와중에 마주친 그 친구에게도 즐거웠어 라고하며 작별의 악수-포옹을 건네려고 했는데 단호하게. 우리 아직 안헤어져. 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뻘쭘해져서..ㅇ..어그래...응! 했더니 다시 한번 나한테 울지말라고 그러고 그는 행사장으로 떠났다.



그리고 한참만에 돌아온 그는 나한테 같이 걸을까? 라고 해서 응그래 응응 하고 같이 걸었어.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붙어 걷는 와중에도 말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 였는데

그친구가 무슨 말을 했고, 내가 안들려서 계속 응? 안들려? 시끄러워서! 안들려! 이런 상황이 반복 되었어 그러자 그 친구는 걷는 내내 나보다 키도 훨씬 크면서

잔뜩 고개를 내귓가로 낮춰서,

너를 만나서 영어 공부 안한 건 처음으로 후회 했고,

앞으로 영어공부 열심히 할거야.

너를 만난 건 정말 나한테 있어서 최고의 행운이야.

네가 이곳에 온것도 나한텐 행운이야.

네가 정말 보고 싶을 거고, 절대 잊지 못할 거야.

이 말들을 반복에 반복으로 속삭여줬어. 시끄러운 와중에 그런 말을 귓가에 계속 속삭여주니까 그 말만 들리는 것 같고, 진짜 지금 생각하면 설렘설렘이었어... 내 인생에 없을.. 영화에나ㅏ 있을 것같은 상황... 근데 그때는 계속 작별인사 안하려고 피하던 그친구가 그런 말을 하니까 진짜 다들 헤어지는 거구나 그런 게 막 실감나서 더 눈물 날것 같아서 계속 멈춰서 고개 들고 막 그랬어. 그럴 때마다 ㅏ옆에서 그친구는 계속 제발 울지마. 부탁해. 그랬는데, 자꾸 울리면서 울지 말라고 하니까 내가 너무 순간 서러운거야

그래서 으앙 울기세로! 나도 울고 싶지 않은데 자꾸 눈물나는 데 어떡해! 이걸 내가 어떻게 하라는 거야! 으헝... 이랬는데

그럼 괜찮아 질때까지 아무 말도 안할게. 라고 하더니 내가 진정 될때까지 기다려줬어.

이제 괜찮아. 라고 하니까, 그제야 네가 정말 보고 싶을 건데, 우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라고 하더라. 하지만 또 울것 같아져서 참 야속한사람....하지만 덕분에 크게 우는 모습을 안보일 수 있어서 다행이었긴 하지만..

나도 우는 모습 싫다고 그랬더니 그 친구는 사람이 좀 없는 다른 쪽 홀로 데려가서 눈물 쏙 들어가고 괜찮아질 때까지 막 다른 얘기해주고. 그랬어

그러다가 내가 완전 괜찮아지니까 네가 정말 보고 싶을거야. 는 말을 무한 반복! 나도 보고 싶을 거야 나도 무한반복. 이게 또 영못+영못=무한반복의 루트인가 생각했는데,

네가 보고싶을 거야

응 , 나도 정말 보고 싶을거야.

진짜 안 잊을 거야. 정말보고싶을거야.

응 나도..

네가 그리울 거야

응...

네가 보고 싶을 거야

응...물론 다들 보고 싶을거야

네가 보고 싶을 거야. 왜냐하면,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

나는 매우 놀라서 ?!!!??!?? .... 사실 사랑한다는 표현을 그렇게 직구로 할거라곤 전혀 상상도 못했거든...

나는 놀라고 고맙고 그냥 이런 말을 듣고 오늘 헤어지다니! 하는 사실이 슬퍼서 또 울것 같았고,

그친구는 그런 나를 한참동안 안아줬어.

작별의 포옹과 전혀 다르구나 하는 느낌을 그 포옹에서 느꼈어...

안은 채로 자기 나라 언어로 사랑한다고 (다른친구들이 알려줬어서 알아 들을 수 있었음!) 진짜 너 좋아해 이런 말 잔뜩 해줬어.


그리고 공항에서 작별하는데, 다들 배웅 나왔는데 내가 먼저 공항에 있던 터라 다른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수많은 사람사이에서 정말 나한테 시선고정하고 곧장 달려와서 또 안아주고, 다른 친구들 눈치에 애틋한 포옹은 되지 못했지만

시선은 계속 나한테 고정한 채로 다른 사람들이랑 인사하고 마치 그곳에 둘인 것처럼 아이컨텍 하며 작별했지.


사실 헤어질때까지 그친구가 나한테 말해준 만큼의 감정을 나는 느끼지못했던 것 같아.

나는 더 낯설고 더 짧게 느껴진 시간이라 그랬던 것 같고.. 그래서 온전히 공감하고 받아주진 못했는데

문제는 헤어지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와서 휴대전화를 켜니까 메세지가쏟아지더라고

뭐해? 잘가고있어? 나는 잘거야. 이런 게 뭐 평범한 저녁시간에 들어왔는데,

그걸 보내고 두시간후에 새벽에 보낸 메세지에

벌써 보고 싶어  못자겠어!

그리고 또 한참후 새벽에

못한 말이 너무 많아 

그리고  또 나아ㅏㅏ중에


우리에게 조금 더 많은 시간이 있었더라면, 아마 모든 건 달라졌을 거야.


이런 메세지들이 와있었는데

아마 내가 마음을 주기 시작한건 저 마지막 메세지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네 말만큼 나도 공감할 수 있었을텐데. 싶어서 였을거야.

나는 그때부터 그 말에 시작이었지.


한국 돌아오고도 우리는 시차때문에 각자의 새벽에 깨어있느랴 정신이 없었고...

그러면서도 내내 열심히 더 많이 얘기하고, 영상통화하고 막 그랬었네.

보고싶다고 사진 보내달라고 보내주고, 그친구는 너랑 왔던 어디 다시 왓어 하면서 사진 보내주고 

그렇게 그 계절 내내 보냈었어.

와중에도 그친구는 계속 더 많은 시간이있었으면 모든 건 달라졌을거야. 그리고 그 시간은 분명 다시 시작될거야. 하면서

계속 열심히 자기 마음을 얘기해줬어.


그렇게 몇달을 보내는데, 점점 나는 떠나온 입장에서 미안해지더라.

그친구도 연애 많이 할 나이이고, 그친구를 열심히 좋아하던 다른 착하고 좋은 사람들을 그잠깐에도 내가 다 지켜봤던 지라

매일 보고 싶어. 그리워. 언제 만날 수 있을까? 하는데...

내 일상에 맞춰서 자기 시간을 망가뜨리고, 잠도 못자고..

처음부터 그 친구가 더 열심히 좋아해줘서, 더 많이 미안하고 솔직히 어쩌면 리얼리티가 될 수도 있을까? 했지만, 그땐 내 여러가지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는 중이었고,

힘들 시기였어. 그래서 내가 불가능을? 어쨌든 물러나지 않으면 이친구한테 미안한 매일이 이어지겠구나 싶었고.

보고싶다는 말에도, 아프고 힘들다는 말에도 당장 곁에서 어떤 것도 해줄 수가 없으니까 속상하기도 했고.

더군다나 그런 와중에 일상도 힘들어진 내가 연락을 잘 못했어..

당연히 그렇듯, 그렇게나 멀리 있는데 연락이 잘 안되면 어쩌겠어.. 시차도 그렇게나...

결국은 한달에 걸쳐서 서서히 멀어진 것 같아.

그동안 나는 그친구가 해줫던 모든 말, 같이 했던 시간 생각하면서 설레고 그냥 웃고 그런 시간을 보내고.


그친구는 어떨련지 했는데, 그리고 한 석달 쯤 후에 정말 아무일 없다는 듯이 연락이 왔어.

야 뭐해~ 이런느낌으로.

그냥 자연스럽게 어떻게 지냈고, 바빴고, 지금은 뭘 준비하고 그런 이야기였어. 그렇게 며칠이었나

전처럼 애정 섞인 표현은 애써 피하는 와중에 그 친구가 결국은 왜 연락 안 했어? 그말을 결국 하더라고.

나는 미안하다, 바빠서 어째서 변명밖에 못했고. 그래 잘지내 이정도로 끝났지.

불쑥 다시 그때 생각이 났지만. 뭐, 난 여전히 안좋은 상황이었고. 말았지 뭐.


그리고 또 계절이 바뀌고 이번엔 불쑥 사진이 한장 왔어. 자기가 나 모르게 찍었던, 아주 첫만남이었을 때의 내 사진.

멀리서 찍은 거였는데 그친구는 그 사진 하나 보내고 다른 말이 없었어.


사진 한 장 보냈는데 나는 지난 번의 왜 연락 안했어? 보다 더 많이 동요했었는데, 그 이유가

돌아와서 다른 친구들과 서로 사진을 주고 받고 찍힌 사진, 찍은 사진을 미뤄두다 한참 후에 봤는데 내가 찍힌 사진 모든 곳에, 내 주변에 그 친구가 항상 있는 걸 알게 되었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처음부터, 그냥 지나다 말거는게 아니라 이 친구는 날 진짜로 지켜보고 있었구나. 곁에 계속 있었구나 하는 걸 알고

정말 내 둔함에 어이 없어서 실없이 웃음이 터져나왔었는데, 그걸 알고서 받은 사진이라 더 뭔가 그때 기억에 찡해졌어.


그 이후로 또 한 계절이 지났고, 그 친구를 잊게 될까, 다시 생각하게 된 이유.

며칠 전 그 친구에게 다시 연락이 왔어.

잘지내? 라는 말에 반갑게 답했는데, 

왜 연락 안했어? 나는 네가 나를 잊었다고 생각해서 연락 못했어. 

나도. 먼저 연락해줘서 고마워.

라며 다시 연락하게 되었어.. 그리고 한국 올거라고 하는거야. 예전에도 이런 말을 몇번 했지만 다만 우리의 바람이었기ㅣ 때문에 그래~어서와~~~ 하는 느낌으로 대답했더니

나진지해.

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응?!?!?1 진짜!??!

그랬더니 진짜라고 하더라고.

그러면서 나도 다시 네 나라 가고 싶다~ 그랬더니

꼭 다시 와줘. 난 아직도 가끔 네가 이곳에 있는 모습을 상상해.

라더라...

예전같은 애정어린 표현도, 보고싶다는 징징거림도 차마 할 수 없지만, 전의 몇 번처럼 언제 끝나버릴지 모르는 연락이지만 어쨌든 어제 오늘.. 요즘은 다시 소식 주고 받고 있어.


엄청 길게 쓰긴 했는데, 글도 참 못쓰고 나도 참 많이 까먹었다 정말.. 진즉 써놓을 걸....뺴먹은게 너무 많은 것 같은ㅋㅋㅋㅋㅋ

별거 없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매우 소중한 기억이야.. 오글오글 순정만화 같은 대사 같은건 역시 서툰 영어가 한 몫을....ㅋㅋㅋㅋ

이 친구 때문에 매말랐던 나덬은 처음 느껴본 감정이 참 많고, 장거리의 느낌, 언어문화의 차이 여러가지 것들을 많이 경험했던 것 같아서 고마워.

그렇게나 나를 소중하게, 짧은 시간에 많은 거 안 재고따지고, 밀고 당기고 슬쩍 짚어보는 거 없이 그렇게 대해주고 표현 해줄 수 사람이 나한테 다시 있을까나...

어쨌든 나덬의 아마 두 번 다시 없을 것같은 외국친구에게 설레었던 이야기 후기방에 기록해봄!

솜씨 없고 뒤죽박죽인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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