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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남자친구 어머니가 친엄마처럼 다정하고 좋았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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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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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뇽! 나덬은 이십대 중반, 남친님은 삼십대 초반이야! 사실 나덬은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왔어 ㅎㅎ 두 분도 나 대학교 2학년 때 몇 달 간격으로 돌아가시고 이렇다 할 친척도 없이 혼자 지내왔어. 혼자 대학 다니면서 힘들었던 거 얘기하면 끝도 없이 길어지고 우울한 글이 될 테니까 하지 말기로 하고!! ㅎㅎ

작년부터 다닌 회사에서 남친을 처음 봤는데, 진짜 처음보는 순간 오빠 몸에서 음이온이 뿜!뿜! 하는 것 같았어 ㅎㅎ.. 내 돌 보면서 힐링하던 것과는 다른 완전 막 반짝반짝, 내가 움직이는 음이온이다!!! 하고 소리지르는 듯한 그런 느낌? 내가 먼저 반해서 쫓아다니고...ㅋㅋㅋ 오빠, 주말에 영화 볼래요? 내부자들 봤어요? 오빠, 제 전화 왜 안 받았어요 ㅠ 오빠! 카톡 답장 해주시면 안 돼요? 이러면서 진짜 무슨 진상? 들러붙는? 그런 애로 보일 정도로 말 걸고 쫓아다니고 귀찮게 했었어 ㅋㅋ

크리스마스 전 주에 오빠가 나한테 경제 상황도 좋지 않고, 잘생긴 것도 아니고, 나이도 너보다 훨씬 많은데 왜 이러냐고 장난치는 거면 그만하고, 진짜라면 이런 상황에 있는 나라도 괜찮겠느냐고, 누가 들으면 헐~~ 오글거려 ㅜㅜ 할지도 모를 그런 말들로 내 고백 받아줬어 ㅎㅎ 부끄럽지만 그날 집에 가서 이불 덮어쓰고 밤새 울었어...ㅋㅋ

그렇게 시작했고, 얼마 전 어버이날 전에 오빠가 무슨 말 꺼내기 전에 내가 먼저 말 꺼냈어. 내 집안 사정도 다 알고 있었으니까 그냥, 나는 어버이날 남들처럼 챙겨드리고 싶어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늘 쓸쓸했는데, 오빠만 괜찮다면 내가 작은 선물이라도, 꽃 한 송이라도 드려도 괜찮을까? 하고 되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었어 ㅎㅎ 그랬더니 오빠가 진짜 진짜 고맙게도 그럼 선물만 하는 것보다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하는 거야!! 부담스럽지 않다면 같이 가서 밥이라도 먹고 오자고, 어머니가 여자친구 생겼다니까 궁금해하셔서 그냥 이런저런 애다 하고 간단히 소개하니까 한 번 보고 싶어 하셨대 ㅎㅎㅎ 근데 내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말을 못 했다는 거야 ㅠ

아무튼! 어버이날에 오빠랑 같이 전주 가서 어머니랑 같이 밥 먹고 왔어 ㅎㅎ 집에서 해주신 음식 먹었는데, 내가 할머니 밥상을 못 먹은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그 뭐라 하지.. 어머니들 특유의 따뜻하고 정겨운 맛? 그냥 쉽게 볼 수 있는 가정식인데 그게 파는 거랑 다른 엄마 특유의 맛 있잖아!! 멸치볶음을 먹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해주신 반찬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울컥 했었어 ㅠ 오빠는 방에 들어가라 해놓고 ㅋㅋㅋ 어머니랑 나랑 쿵짝이 맞아서 커피 마시면서 그때부터 많은 얘기들을 했어.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 보니까 어머니의 가정 상황과 내 가정 상황이 되게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어!! 그래서 어머니도 내 손 잡아주시면서 막 내 눈물 닦아주시고 ㅠㅠ

사실 어머니댁 가는 차안에서 엄청 긴장해서 휴게소에서 화장실 몇 번이나 갔었는데, 막상 만나본 어머니는 참 따수운 분이셨어!! ㅎㅎ 저녁에 나올 때는 꼬옥 안아주시고 내가 멸치볶음 먹다 울어서 그런지 멸치볶음 반찬도 챙겨주시고 ㅋㅋㅋ 번호도 교환해서 어버이날 이후로 두어번 카톡도 했어!! ㅎㅎ 비 많이 오는데 우산 꼭 챙기시구, 식사도 꼭 챙기시라구... 어른 대하는 게 은근히 힘든데 버릇 없어 보이진 않을까 싶었지만 웃는 이모티콘 보내주셔서 퇴근하는 차 안에서 혼자 웃었어 ㅎㅎㅎ

친구들한테 말하니까 너 그러다 코 꿰인다, 조심해라, 이런 반응이면 내가 뭐라고 해야 좋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내가 말주변이 없어도 어머니의 따수움은 잘 전해졌었나봐! 친구들도 잘 만났다고 좋겠다고 부러워하구 ㅎㅎ 난 솔직히 친척도 없고, 할머니랑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이제 세상에 내 가족은 없구나, 나는 철저히 혼자구나, 앞으로 어쩌면 좋을까 막막했고 오빠 만나기 전까지도 정말 주말엔 계속 울 정도로 힘들었거든... 근데 이렇게 좋은 분을 알게되고, 그래서 마음이 따수워지니까 너무너무 행복해! ㅎㅎ 내가 작년 겨울에 용기 쥐어짜서 오빠한테 막 맘 표현하구 했던게 잘한 일이구나 싶었어 ㅎㅎㅎ

어머니랑 했던 카톡 보다가 또 울컥 할 것 같아서 두서없이 쓰긴 했는데, 되게 길어졌네 ㅜㅜ 커플냄시 나는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 혹시나 얼마전의 나처럼 극도로 우울하고, 힘들고, 외로운 덬이 있다면 부디 힘내! 할머니 따라 죽을까, 고민했던 내가 그걸 억지로라도 넘기고 나니 이렇게 따뜻한 분이랑 만났어! 분명 따뜻하게 마음을 꽉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덬에게도 나타날 거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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