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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공연 타덬이 슴콘 와서 슈주 쏘리쏘리 보고 또라이 된 후기 겸 동방신기 미로틱이 걱정되는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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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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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앞서 나덬은 20대 후반 라떼덬이라 글이 좀 꼰대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럴 의도는 없음 미리 죄송함..



글쓴덬은 연차가 높은 모 sm돌 덬으로서 2017년 슴콘을 마지막으로 이런 대형콘서트에 온 적이 없음

개인 스케줄은 종종 갔었지만 알다시피 슴의 연차 높은 그룹들은 2017년 이후 제각기 여러 상황이 겹쳐 큰 행사가 드물었음

또 슴콘도 현장콘서트가 17년 이후 올해까지 열리지 않았고
그래서 수원 오면서 분위기가 예전과는 좀 다를거라고 생각하며 왔음ㅋㅋㅋㅋㅋㅋ

객석에 들어와보니 후배그룹(나의 후배x 내 최애의 후배o) 응원봉이 조따 많이 보여서 오 역시 잘나가는구나.. 하며 앉음


큐시트가 떴는데 역시 생각대로 예전과는 좀 달랐음
꼰대할매덬 입장에서 슴콘이란 누예삐오-루시퍼-더보이즈-쏘리쏘리-미로틱을 떼창하는 콘서트이거늘...

물론 이것도 10년전 얘기고 이젠 매력있는 새 그룹들이 많이 데뷔했으니 큐시트가 달라진건 당연함
넥스트레벨과 킥백 등등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라 열심히 따라부르면서 콘서트를 즐겼음

그러나 약간... 해소되지 않는 뭔가가 있었음..
뭔가..뭔가 내 안에 갇혀 있었음 나는 이것을 풀어주어야 했음

이건 앞에서 공연했던 멋진 그룹들의 무대가 심심했다는 뜻이 절대 아님.. 그들은 완벽했음
이탈리아 여행 중 최고급 스테이크를 존나게 먹어 놓고 숙소 오는 길에 괜히 신라면을 찾게 되는 그런 감각이었음......



그러던 중 슈퍼주니어가 무대에 올라옴



앞선 곡들도 나는 다 좋아했지만 100퍼센트 따라부를수는 없는 곡이었음 후렴과 포인트 안무를 아는 정도??
근데 슈주의 첫곡이었던 블랙수트는 내가 전곡을 다 알고 있었음 나는 좀 흥이 올랐음
(그전에도 신나 있었음 근데 숙소 와서 이제 라면 물 올린 거임 그건 다른 종류의 신남이잖아)어ㅁㅊ 스텝백이다

미안 이어서 씀


근데.. 갑자기 뭔가..뭔가 왔음
갑자기 그 전주가 시작됐음

내 주변에는 나와 연차가 비슷한 그룹 덬들이 모여 앉아 있었음
그래서 물론 앞선 무대 호응을 열심히 했지만 그들도 다들 스테이크가 맛있는 한편으로 신라면이 땡겼던 것 같음
갑자기 우리 모두의 응원봉이 미친듯이 흔들리기 시작했음

그런 후에야 나는 그것이 쏘리쏘리라는 걸 깨달았음


뭔가.. 뭔가 벌어지고 있었음
내 영통팬싸 응모권 250장을 걸고 말하는데 나는 슈주덬은 아님
하지만 동년배들이 다들 그렇듯 쏘리쏘리를 전곡 따라부를 수 있었음
우리 동년배들이 누구나 "넌 나를 원해!" 하면 "원해!"를 받아쳐줄 노래방 친구를 원하듯

내 주변 관객들은 그 순간 쏘리쏘리를 브릿지까지 다 떼창하는 있는 전우가 되어 있었음
전부 서로 다른 그룹 응원봉이었는데도 뭔가 영혼의 교감이 이루어짐


슈주는 18년차 짬바로 수원을 찢기 시작했음
그들이 쏘리쏘리!! 쎠리쎠리!!! 를 외치면 우리는 목놓아 따라부를 수밖에 없었음
주변 모두가 떼창의 포인트를 알고 있었음
평생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모 멤버가 자켓을 벗어재꼈을 때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는 나를
이성적인 또다른 내가 미친년 보듯 바라보고 있었지만 중요하지 않았음....

그순간 약간 시간왜곡이 벌어짐 여긴 2012년이었고 나는 수원이 아니라 잠실주경기장 국가선포식에 앉아있었음

곧 내란죄로 잡혀가도 괜찮았음

들어봐 우리가 투플러스 한우 스테이크를 먹고 있었어
그건 정말 대단하고 맛있는 음식이야 너무 좋지...
근데 갑자기 내가 중학생 때 학원 끝나고 엄마가 끓여주셔서 너무 맛있게 먹었던 신라면 한그릇이 나온 거야...

(그렇다고 슈퍼주니어가 가벼운 음식이란 게 아니야 슈주도 원래는 한우스테이크야 근데 지금은 나한테 MSG가 필요했단 거야 무슨말하는건지 알지??)


내가 일종의 방언 터진 상태로 넋을 놓고 쏘리쏘리를 부르는 동안 곡은 세기의 띵곡 미인아로 넘어감

딴.. 딴. 딴 따단.. 딴.. 딴 딴 딴..
난 드디어 미칠 거야. . 폭발해 버릴 거야...

광야 익스프레스를 타고 달리면서 막 세련되고 아름다운 가사들... 몽롱한 기분이 좋은 투나잇... 듣는 거 너무 좋지 나도 좋아함
근데 최근 몇년간
내 목소리로 새로운 이야기를 써... 이 울림이 번져갈 world.. 이런 멋진 가사들만 듣던 내 귀에
갑자기 습격처럼 뭔가 벌어진 거야 이해가 감?


옛말에 쎄이 열 번 찍으면 넘어간다 으쓱으쓱으쓱....
그녀는 강적 끄떡없다 삐쭉 삐쭉 삐쭉.... 


이거야..
이거라고
이거였어!!!!!!!!!


패스트푸드 10년간 금지당하다 갑자기 콜라를 목에 들이붓는 기분이었음
누가 내 혈관에 바늘 꽂고 핑크블러드를 부어처넣는거같았음

그들은 너무 대단했음 18년 짬바로 정신없이 무대를 뛰어다녔음
내가 그래도 이특보단 열살이 어린데...
나한테 지금 저러라고 시켜도 저러지 못할 거임......

나는 작가가 울라면 울고 웃으라면 웃는 독자처럼 
볼까말까볼까말까 본체만체본체만체 보나마나보나마나 라는 미친 가사에 휩쓸려 다녔음...
다들 볼까말까볼까말까 쏘리쏘리쏘리쏘리 미인아쎠리쎠리에 세뇌당해 있었음 여긴 2010년이었음
22년은 오지 않을 미래였고 우리의 최신곡은 미스터심플이었음

실제의 2010년과 유일하게 다른 점은
2층 중앙에 섞여 앉은 파란 응원봉과 핑크색 응원봉이 둘 다 안 꺼지고 열심히 서로 호응해주었다는 것뿐이었음...


도쿄돔 터는 키..
어머님들 털어버리는 박현빈과 임영웅...
수원을 찢어버리는 슈퍼주니어...

정신을 차려 보니 슈주가 멘트를 하고 있었음
나는 헤어나오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서 여기가 2022년인가 2012년인가 계속 생각해야 했음...
공연은 슈주가 했는데 왜 내 목이 쉬어 있는지 알 수 없었음...

뭔가.. 뭔가 벌어짐
이 당황스러움을 잊지 않고자 후기를 씀...


이제 곧 미로틱인데 이번엔 내가 08년으로 꺼져버리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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