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 주의 / 글 못씀 주의 / 두서 없음 주의 / 개소리 주의 / 암튼 주의)
1. 익숙한 설정
데스게임에서 꼭 한 명씩 있을 법한 인물들이 그 자리에 있고, 게임 흐름도 그 정석대로 흘러가는 것 같아서 좀 지루했어.
기훈이나 상우 등 인물들이 나름 입체적이었지만, 그 입체성마저도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할 거라고 생각함. 최근 몇 년 동안 모순적인데 설득되는, 그래서 더 인간적인 인물들이 여러 작품에서 다수 나왔으니까. 또, 전개에서도 뻔한 부분이 참 많았어. 왠지 처음부터 흑막같던 할아버지가 ㄹㅇ 흑막이었고, 왠지 마지막에 그 주연 3명이 남을 것 같았는데 ㄹㅇ 3명이 남았다던가 등등. 처음에 기훈이 엄마한테 투정부리고 경마장에 돈 꼬라박고 사채업자들한테 협박받는 그 장면들은... 너무너무 많이 봐왔던 설정이라 걍 1.5배속 해서 봄..
2. 자극성
그런 뻔한 설정과 전개에도 몰입감이 좋았던 이유가 뭔가 생각해보면, 이 3가지가 떠올라.
1. 한국판 데스게임의 신선함.
2. (요즘 유행인듯한) 지루할 틈 없는 시원한(?) 연출
3. 폭력성, 선정성, 암튼 자극적인 거.
이 중에서 주로 얘기하고 싶은 건 3번째야. 불쾌하지 않은 선에서 자극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면, 사람들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좋지만, 반대로 그 영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클거야. 지나치게 자극적이면(ex)) 영화 <인간지네>) 지나치게 마이너한 작품이 되버리고, 그렇다고 엄청 잔잔하면 (많은 작품이 있지만, 일례로 영화<환상의 빛>) 반대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잖아. 하지만 대중성을 지키는 수준에서 극대화된 자극성은 매력적이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들이 폭력성 때문에 여기저기서 지적을 많이 받지만, 그럼에도 그 시원시원한 액션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처럼. (쿠엔틴 욕하는 거 아님, 절대 아님, ★쿠엔틴★ 천재만재)
이 문제는 아주 예전부터 말이 많았는데, 심지어는 20년도 더 된, 1997년작 영화<퍼니게임>도 이를 비판했을 정도니까. <퍼니게임>은 어느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 별장인가 놀러갔다가 웃는 얼굴의 괴한들을 만나서 개판되는 영화인데,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자면 역겨울 정도야. 괴한들이 아주 짜증나는 방식으로 잔인하게 가족을 괴롭혀. 그러다 후반부에 가면 이 지옥을 끝낼, 주인공 가족의 작은 반격의 순간이 오는데, 영화는 이마저도 억지스러운 방법을 가져다가 막아버리지. 대중이 그토록 원했던 폭력, 자극이 얼마나 역겹고 불쾌한 건지 여실히 보여줘.
그럼 오징어게임(이하 '오겜')은 어떨까? 드라마 후반부에 나오지만, 이 모든게 부자들의 농간일 뿐이고, 그 따위 얕은 재미, 쾌락를 얻고자 사람 목숨을 함부로 여겼다는 점을 보면, 드라마 자체가 그 자극성을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 그런데 문제는 오겜에 열광한 수많은 넷플릭스 구독자들도, 이 부자들이 추구하는 것과 같은 것을 좇았다는 거야. 나도 마찬가지고.. 오겜 속 부자들이 경멸스럽지만, 어차피 우리도 같은 자극에 이끌려서 이 드라마를 봤지. 작품이 폭력성을 비판하고자 했다기엔, 그 폭력을 오락적 요소로 아주 잘 써먹었으니..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불행 포르노"로 전락한 꼴이야. 나름 선한 인물로 내세우고 싶었던 것 같은 기훈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인물이었고.
3. 설명이 부족하거나 어색하거나 뜬금 없던 부분들.
- 새벽이 북한 사투리 잊어버린듯.. 하지만 개인적으로 배우의 감정연기는 좋았음.
- 456명이 한꺼번에 사라졌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채 돌아가는 사회. 기훈이 경찰서 가서 비웃음만 당하고 오는 장면은 특히 고구마였음.
- 마지막에 염색한 기훈은 너무 갑자기 붕뜨는 느낌이었음. 인물의 심경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굳이 빨간색을..
-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 안 남
4. 세 줄 요약
(1) 안경 쓰고, 앞머리 있는, 인텔리 설정 박해수 배우는 정말 잘생겼다.
(2) 왜 슬빵 볼 때는 몰랐지..
(3) 진짜 잘생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