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프라임에 풀려서 보고옴!
나이먹어서 만난 에반게리온은 또 다르더라
마지막 극장판에서까지 여전히 개소리 좔좔하는 겐도는
어릴때는 대단한 흑막같고 심오해보이고 뭔가 저게 어른의 세계인가? 이러면서 흥미롭게 봤는데
다시본 겐도는 한없이 찌질하고 하찮아보였어. 별거 없더라고 참
그럼에도 너무 좋았던 것은
그 나이 그대로던 신지킁 너무 반가웠고
한껏 자라 누군가를 품어줄 수 있는 어른이 된 켄스케와 토우지, 히카리도 너무 반가웠어
아스카도..... 너무 반갑더라 ㅠㅠ
이번에 극장판 보는 내내 신지랑 아스카가 이번에는 제발!!! 좀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본 거 같아
에바 팬은 다들 그럴테지만 나이먹으면서 특히 어린나이에 감당못할 충격을 겪은 신지가 너무 안타까웠는데
이번엔 그래도 뭔가 신지가 바뀐거 같아서ㅋㅋ 맘에 들어.
스토리 진행이나 개연성에는 뭔가 말이 많은것 같던데 그럼에도 나는 애들이 행복하면 됐다고 생각해
꽉 닫힌 결말이라 좋았어...
영화보는데 신지 보면서 왜 눈물이 펑펑 났던건지....
어쩌면 신지한테 내 혼란스럽던 어린시절을 투영했던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멘탈적으로 강해진 신지가 낯설기도 해서 보는 내내 놀랍더라.
리테이크 이런 팬메이드 작품들이나, 이미 엔딩이 난 코믹스 버전 생각도 나고 참 오묘한 감정이 들었어
영영 애들이 행복한 모습은 못 볼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끝이 나더라고
그리고 사실 일뽕렌즈가 빠진지 좀 됐거든.... Q랑 이번 최종편 사이에 내가 좀 많이 바뀌었는데
그러다보니까 뭔가 더 촌스러워보이고, 참 감성이 구리다 싶었어
어릴땐 이해가 안가던 에반게리온의 복잡한 용어들이 뭔가 있어보이고, 어른의 감성이고, 한껏 심각해보이고 그랬는데
(막 루리웹 엄디저트 해석본 찾아보고 그랬음 좀더 이해해보려고. 물론 감상하는데 도움은 더 받긴 함 근데 이젠 피로해졌어)
나이먹고 다시 만난 에반게리온은 여전히 그러고 있더라고..... 그래서 특히 겐도가 좔좔거리는거는 눈살이 찌뿌려질 정도더라고
그리고 에반게리온 특유의 서비스컷 같은거... 가슴과 엉덩이를 강조하는 여캐들 보면서
일본 감성은 참 한결같구나 느꼈음(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불쾌했단 얘기야)
그럼에도 에반게리온 참 내 어린시절을 함께했던 문제작이라
나도 내손으로 보내주고 싶었어
세월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도 들고ㅠㅠ 하여튼 마지막 작품 잘 냈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 진짜로 에바랑은 좋은 추억만 남기고 작별할 수 있을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