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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돈 아껴서 출산준비하려고 해봤지만 돈이 넘 많이 드는 중기
6,552 48
2021.07.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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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안에 애기 만날 것 같은 막달 임산부야!
아직 애 안 낳아서 중기야 히힣



일단 신혼 때 두 사람 살림 마련에도 천 단위가 드는데
식구 하나 더 맞이하려면 돈이며 시간 장소며 품목이 엄청 늘 수밖에 없단 얘기 듣긴 했음




했는데 이제 애한테만 아니라 엄마한테도 돈이 호달달하게 들더라ㅠㅠㅠ

임신 초기 자궁이 부풀면서 옷 입기 힘들어서
임부복을 사기 시작할 때 눈치챘어야 할까....


원래 원피스가 많던 덬들이라면 있던 거 입으면 되던데? 싶을 수도 있겠지망
내 원피스들은 허리를 조이는 스타일이었음
그리고 추위를 많이 타서 임신 초기였던 겨울엔 무조건 바지바지 또 바지

근데 이제 바지는 배가 눌리니까 임부용으로 고무줄이 아주아주 넓고 부드럽게 나온 바지를 따로 마련해야 했음
바지 세 개 사서 그 세 개만 입으며 날 풀릴 때까지 버팀

그래도 이때는 배가 덜 나와서 상의는 루즈핏을 좋아한 나로서는 상의 안 사고 싸게 넘김

여기까지 4개월





근데 문제는....옷이 아니었음
입덧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돈문제가 발생한 부분은 입덧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입덧을 6주차부터 시작해서 23주? 그정도까지 꽤 길게, 그리고 상당히 심하게 한 편이었어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냄새가 나면 메스꺼워서 안방에 문 닫고 들어가 널브러져 있어야 했음
그리고 살기 위해 밥을 겨우겨우 속에 우겨넣고 나면 빨리빨리 환기를 해서 냄새를 빼야 하고

근데 내가 지금 막달이란 얘기를 첫줄에 했잖아?
내 입덧 피크가 1~2월이었음ㅠㅠㅠㅠㅠㅠ

한겨울에 온 집안 문 다 열어놓고 (남편이) 요리하고
밥 먹을 때만 문 닫았다가
다시 내가 안방에 널브러지러 들어가면 또 온 집안 문 열어서 환기 1시간씩을 했는데

문 열어놓고 집에서 한 요리를 먹을 수 있기라도 하면 다행이지


현실은 집에서 환기를 하면서 요리를 하는 것조차 못 견디고
+ 음식 이름을 떠올리기만 해도 구역질이 올라와서
아 지금은 이건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싶은 메뉴가 머릿속에 떠오르면 곧바로 배달 어플로 주문부터 때려넣어야 했음

아니 나는 갑자기 감자탕이 먹고 싶은데 그걸 장봐서 만들어서 먹을 순 없으니까...


그래서 음식값이 미친 듯이 나갔음

그렇게 해도 막상 몇 숟가락 입에 넣고 나면 먹는 거 자체가 지치거나 힘들거나, 음식 냄새가 다시 받치기 시작해서 숟가락 내려놓고 안방에 또 처박히면 불쌍한 남편은 또 온 창문을 열고 환기 환기.....




심지어 입덧 땜에 일상생활은커녕 잠도 못 자서 사람이 퀭하게 말라가니까(1월 한 달 동안 3키로가 빠져버렸는데 그 빠진 걸 회복한 게 4월이었음ㅠㅠ)
입덧약을 처방을 받아서 먹었단 말야


근데 이 입덧약이 비싸
존나 비싸....

가장 유명한 입덧약은 '디클렉틴'이라고 하는 건데, 비급여임. 애초에 입덧약은 전부 비급여니까 입덧이 심하다? 그럼 너의 임신출산바우처는 사라졌다고 보면 됨


한 알에 1400원쯤 하는 가격으로 처방을 받는데, 하루에 2~4알 범위에서 임산부가 셀프로 용량조절을 할 수 있음
(물론 의사 약사 간호사가 처방 전에 이러이러한 기준으로 용량 조절하라고 다 알려줌)

나는 그걸 하루에 4알씩 때려박아 먹어야만 밤에 잠을 잘 수 있었고....
21년도 기준 임산부에게 주어지는 임신출산지원금은 60만원인데 이제 4알씩 2주치 조제비만 4.6~4.8만원.......ㅠㅠ
약만 4달 넘게 먹었으니 약값으로 이미 반 날아가고 초음파 한두 번에 다 사라졌다 이마리야


물론 입덧약이 필요없는 축복받은 케이스 또는 입덧약이 전혀 들지 않는 불행한 케이스라면 60만원으로 만삭까지 검사 다 받을 수 있을 거임
(중간중간 기형아검사며 정밀초음파며 해서 돈이 8~10만원씩 나가긴 하는데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서 감당 가능해)




그리고 임산부는 밥과 입덧약만 먹는 게 아니라 영양제도 먹어야 함

초기에는 엽산 후기에는 철분
보건소에서 주지 당연히 챙겨주는데... 현대 한국인 임산부 중 대다수는 비타민d를 따로 사먹어야 함ㅋㅋㅋㅋㅋ큐ㅠㅠ




이것도 먹고 저것도 챙겨 먹고 입덧 땜에 늘 배가 고프니까 중간중간 먹을 견과류도 챙기고 하면

짜잔! 한 달 동안 나 하나 먹는 걸로만 60만원 돌파는 우스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
애초에 입덧약으로 10만원 깔고 시작인 것을...
실제로 입덧 기간 중에는 평소에 비해 식비가 3배 이상으로 늘었음
안 시키던 배달도 거의 매일 저녁마다 시켰고 주말엔 집에서 요리를 못 하다시피 하니까 더 시켜서...





자 그래도 6개월차에 접어드니까 입덧이 가라앉았고
이제 대신 배가 부풀어올라서 눈에 띄기 시작함
그리고 계절도 바뀌어서 이제 더워짐


뭔 소리냐하면 네, 옷을 새로 사야 한다 이말입니다

임신을 하고 나서 5개월차에 진입할 때쯤이면 태아의 성장속도가 빨라짐
정확히는 애는 늘 열심히 크고 있었는데 같은 기간에 세포가 몇 개 늘어나던 게 이젠 장기가 하나 늘어나는 느낌...
1분에 2배가 되는 세포~ 어쩌구 수학 문제 알지? 그게 그냥 애가 큰 상태에서도 그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쑥쑥 크기 시작함


이쯤 되면 만삭까지 입을 수 있다던 바지의 고무밴딩도 슬슬 못마땅해지고 마침 나도 이제 봄을 지나 초여름에 접어드니까 덥기도 하고 해서 원피스를 사기 시작함

근데 문제는 원피스 한 장을 아무리 싸게 사도 2만원 3만원은 한단 말이지...
근데 임신 전에 입던 옷은 이쯤 되면 하의는 아무것도 못 입음
(상의는 여전히 루즈핏으로 대충 감당 가능함)


나는 출근러니까 회사에서 입으려면 최소 5장은 필요해
주말에도 옷은 입어야 하니까 실제로는 6장 이상
여분 둬서 7장 사니까 앗 원피스만 20만원!!!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음
왜냐면 태아의 성장이 급해지면서 얠 먹여살리기 위해 태반에 열심히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혈액량이 늘어나거든
애 무게 + 태반 무게 + 양수 무게 + 혈액 무게 해서 체중이 늘기 시작하는데 피가 많이 도니까 손발도 땡땡 부어버림

아마 6개월차쯤에서 신발 사이즈가 변해서 새로 신발 산 엄마들이 많을 거 같음

신던 신발을 신으면 발이 콱 조이는 느낌이 나서 끈을 좀 풀고 새로 메고 어쩌고 해도 안 되길래 새 신발을 두 켤레 삼
운동화 한 켤레랑 푹신한 슬리퍼 한 켤레
슬리퍼 꼭 사라 진짜

단벌신사와 달리 단화숙녀는 티가 안 나니까 괜츈함 ㅇㅇ
맨날 똑같은 운동화(끈 안 매고 그냥 쓱 발 넣으면 되는 거!)를 신고 모든 외출을 하다시피 했음

운동화 4만원 슬리퍼 2만원 네.....ㅠ





자 그럼 이제 옷도 있고 신발도 있으니 걱정 없을 것 같았겠지만
아니요....


임신 8개월차에 접어들며 여름이 시작되었는데
이때가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냐 하면... 더위를...존나...많이...탐........
여름에 긴팔 가디건은 생존용이지! 하고 다니던 과거의 나는 이 시점에서 죽어버렸다고 볼 수 있음


가만 있어도 갑자기 숨이 차고 열이 오르는 경우도 종종 생기는데
일단 의사 말로는 애랑 자궁이 가지는 부피가 크니 숨 쉴 공간도 모자라고 + 혈류량이 늘어나서 몸에 열이 더 많이 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댔음
8개월차쯤 되면 땀도 엄청 늘어나기 때문에 이때부턴 물을 의식적으로 계속 마셔줘야 하고 나처럼 한여름에 9개월차에 들면 진짜 물을 토하도록 마셔야 땀으로 배출되는 걸 감당하고도 양수량을 유지할 수 있음ㅠㅠ


아무튼 그래서 4월 5월에 산 원피스로는 더워진 날씨가 도무지 감당이 안 되는 거임
그래서 냉감 의류를 추가 구매함ㅋㅋㅋㅋㅋ큐ㅠㅠ
땀이 나서 허벅지끼리 맞부딪히는 느낌도 불쾌하고 잠옷 겸용으로 해서 바지도 좀 사고 하니까

아니 원피스 두 장 + 셔츠바지 3세트 하니까 왜 또 10만원이 아득하게 넘으세요ㅠㅠ
근디 또 트로피컬 무늬를 사 입고 출근할 순 없잖아





자 그래서 어찌어찌 잠도 자고 출근도 하면서 지낸다?

근데 이제 9개월 지나 10개월차에 접어들면 뭘 해야 하냐면
애 낳을 준비를 해야 함
애가 태어나면 뭐 하냐면 먹고 싸고 자고 먹싸자 먹싸자... 아무튼 먹고 싸고 자고 울어
울면 먹여야 하고 울면 달래야 하니까


네.. 까먹고 있던 수유복과 손발목 보호대 등등등을 챙겨야 함...



아니 그냥 대충 봐도 싸구려 원피스인데 수유 가능 네 글자 붙어 있으면 왜 3만원이냐....ㅠ
수유 브라 수유 나시 수유 원피스 수유 티셔츠
난 정말 검소하게 살 거야 하고 수유 나시 빼고 수유 원피스는 외출용으로 2~3개만 잡고 티셔츠랑 브라만 챙겨도
응 싸구려도 몰아서 사면 비싸~ 20만원 30만원이야~

(참고로 손발목 보호대는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서 의료보험 적용을 받고 싸게 살 수 있으니까 의사한테 보호대 처방 되나요? 하고 물어보도록 하자)




또 이제 수유를 하려면 유축기라는 게 필요하거든?
근데 유축기는 의료기기라 중고거래가 금지되어 있닼ㅋㅋㅋㅋ
젖병도 중고로 줍줍하는 마당인데 (전동)유축기는 대여 아니면 새로구매뿐임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렇다고 수동으로 매번 펌핑하려면 내 손목이 아작날 거잖아...
그래서 음 이건 조리원에서 내가 모유수유가 가능한지 확인해보고 살 건데 모유수유가 안 된다면 대신 분유값이 유축기 값 이상 나갈 거야....웅...





아니 사실 우리 부부는 계획임신했던 거고
어지간한 아이 물품은 다 물려받고
손수건이랑 천기저귀 정도만 사다시피 했는데
(물론 세세하게 들어가면 좀 더 샀지 사긴 했지)
그런데도 진짜 임신기부터 들어가는 돈이 참 많더라...


임신 확인하고부터 다달이 100만원씩 임산부+아이한테 준비용으로 들어가는 느낌?

임신 계획 있으면 그냥 애기용으로 미리미리 다달이 30~50씩 넣어서 모아두는 게 좋을 거 같음ㅠㅠ
없으면 없는대로 다 키울 수 있다지만 또 새 물건 몇 가지 정도는(특히 카시트라거나 카시트.... 물론 사진용 예쁜 옷 한 세트 정도도) 준비해 놓으면 기분이 조크든여

우린 임신확인 하고 나서야 없던 차도 사서 돈이 좀 더 몰아 나가긴 했지만은...그치만은...



암튼 수유복 고르다가 애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네~ 하면서 적어봤음

그럼 나는 이제 나의 순산을 빌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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