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마음을 안고 희망한 미래를 꿈꾸며 독일로 떠나왔고 정확히 이주전까지만해도 나름의 재미 포인트를 찾으며 독일어 공부를 신나게 했는데.. 이제 싫어 존나 싫어 가끔 독일 망했으면.. 독일어 사라졌으면 이런 말 했지만 그건 수업듣다가보면 막히는 부분이 사라지면서 그런말도 쏙 들어갔는데.. 이제는 십분에 한번씩 저런 말을 하게 되는것..
일주일전주터 B2코스를 듣고있는데 분명 이 사람들도 나처럼 B1코스 듣고 넘어온 사람들일텐데 어쩜 말을 이렇게 잘하는지... 몇명은 그래 결혼해서 여기 몇년동안 살았다니까 잘하는거 이해가 되는데 나랑 비슷하게 공부 시작한 사람도 술라술라 말 너무 잘해서.. 자꾸 기가죽는다... 원래 B1이랑 B2의 차이가 크다는데 이럴 줄은 몰랐어요..
저번 코스에서 에이스였던 애도 여기서 말 제대로 못하고 그러는거 보니까 나만 어려운건 아닌거 같긴한데 그래도 나는 100만큼 어렵다면 그나마 걔는 30만 어려운거같아.. 나만 코스에서 완벽히 이해못하고 느리고 그러는거같아...
수요일엔가는 작문을 하는데 이게 여태 해왔던거랑 아예 딴판인거야 저널을 하나 쓰래 길지않게
지금까지 했던건 상황을 주고 꼭 들어가야하는 내용이랑 이런걸 제시해줘서 어휘만 잘 사용해서 쓰면 되는거였는데 갑자기 저렇게 바뀌니까 문제파악도 엄청 느리고 작문도 엄청 느려서 끝마무리 못지었는데 심지어 뻘소리를 해놓은거같아서 막 눈물이 비죽비죽 나올거같은거야 내가 막 넘 멍청이 바보같아서ㅠㅠㅜㅠㅜㅜㅠㅜㅠㅠㅜㅠㅜㅜ
늘 각자 신문기사를 읽고 주제 찾고 자기 의견 내서 한사람 주제당 짧게 짧게 토론을 하는데 정말 나는 토론을 못하겠어ㅠㅠㅠㅠ 토론 수업같은거 해본적도 없고 다른주제는 그나마 어떻게 말해야겠다 감이라도 잡히는데 도널드트럼프의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는 대체 어떻게 토론해야해 ㅠㅠㅠㅠㅠ? 나 그 사람이 하는 말들만 알지 어떻게 생긴지도 몰라요... 그 사람 헤어스타일이 웃겨.. 근데 어쩌라고.. 무슨 의견을 내라고..?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데 나한테 의견있냐고 질문이 온거야 그래서 나는 이거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엄청 비참한 기분이 들었어 내가 시사상식도 모르고 말도 못하고 그런거 그냥 다 슬프고.. 나는 멍청이같고... 나 그래도 뉴스 꼬박꼬박 듣기라도 하는데...
내 짝궁은 여기서 3년동안 산 독일인 남편이 있는 아줌마인데 진짜 말을 너무 잘해서 쌤이랑 토론도 하는 그런 사람인데 이 사람이랑 토론하다보면 이 사람이 쓰는 생소한 단어들도 머릿속에서 해석해야하고 또 내 의견도 생각해 내야하는게 진짜 너무 힘들어서 한 날은 미안하다고 나는 지금 머릿속이 하얗다고 아이디어 없다고 막 그랬어... 그때도 스스로가 넘 멍청이같았다...
첫 날 본인이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작문하는거였는데 대부분이 자기 소개를 하길래 나도 자기소개를 적었어 내가 앞으로 뭘 하고싶고 가장 최근에 세운 계획은 뭐고 여름이 오기전에 한국에 다녀올거고... 이걸 다음날 돌려받았는데 B2에 적합하지않다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ㅜ 첫날 B2코스에서 배운거 한개도 없는데ㅠㅠㅠㅠㅠ 선생님이 계속 B1까지 했던거 말고 B2에 어울리는 어휘들을 사용해야한다는거야
근데 여태 내가 알고있고 쓰고있는건 다 B1 까지의 것들인데 B2에서 배운것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멘붕이고...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수업을 한 삼주 더 배운것도 아니고 저 사람들도 나처럼 똑같이 시작한 사람들인데 저 사람들 어휘는 B2에 맞는다고 하는게 신기할따름이고..
다 그냥 신세한탄이다 이거예요..
이렇게 구구절절 말할곳이 없어ㅠㅠㅠㅠ 구냥 힘들다고 징징대는건 할수있는게 아주 긴 이야기를 할 곳이 없는거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ㅜ 싫다 월요일 오는거... 월요일날 독일어가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세계 통일이 되어서 공용어가 한국어였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