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때문에 영화를 못봤다가
그래도 영화계에 힘좀 보태줄려고 살아있다를 봤는데... 올해 첫 영화가 너무 별로라 기분이 좋지 않음.
설정 하나하나가 납득이 안되는 수준인데
(박신혜는 왜 유아인네 바로 맞은편에 살면서 20일이나 지나고 나서 유아인을 인지했을까,
박신혜와 유아인은 왜 그렇게 좀비들과 맨몸 육탄전을 벌이면서도 상처 하나 안났을까,
유아인은 왜 국가 비상사태인데 물 받아둘 노력도 안했을까
왜 전기도 끊기고 통신도 끊긴 세계에서 전기는 계속 될까
왜 통신은 끊겼는데 방송은 잘 나올까?)
최종보스 (?) 8층 아저씨 - 구조헬기 - 엔딩의 흐름은 진짜 대본 발로 썼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
개인적으로 후반부 전개는 7번방의 선물 후반부 전개랑도 비벼볼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처참했음.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감독과 작가가 본인들이 부산행을 찍고 싶은지 엑시트를 찍고 싶은지 결정을 못했다는 거임.
이 좀비사태가 유아인네 아파트 단지에서만 일어난 일인지, 전국적으로 일어난 일인지는 모름. 하지만 관객들은 초국가적인 재난이었을거라 받아들였을 거임.
왜냐면 초국가적 재난이 아닌이상, 20일이 넘도록 정부에서 경찰이니 군대도 투입하지 않고 방치했을리가 없는데 유아인네 아파트는 철저하게 방치되고 있으니까.
정부의 지원이나 구조가 전혀 없이 좀비떼로 고립된듯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아인-신혜가 꽁냥거릴때 빼고는
철저하게 좀비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음.
근데 갑자기 주인공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니까 헬기가 소리도 없이 등장해서는 유아인과 박신혜를 구해주고는
20일동안 아무 일도 안하던 국가에서 전국의 수많은 SNS 구조요청을 통해서 사람을 구출한다는 희망적인 엔딩은 너무 안일한거 아닌가요
부산행 보다 더 시궁창인 분위기로 시중일관 끌고 가다가 엔딩만 엑시트에서 빌려온다고 분위기가 밝고 희망차질리가 없잖아.
부산행은 최소한 부산으로 가면 살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었지. 이건 그 최소한의 희망도 없었잖아.
심지어 제작진은 이 말도 안되는 희망적인 결말에 힘을 실어줄려고 마지막에 뉴스로 지금까지 걸린 좀비 환자의 수는 약 5만명이라고 하는 최악의 무리수를 뒀음.
2의 16승이 6만명이 약간 넘고, 영화 엔딩까지 20일 넘는 시간이 걸렸다는걸 감안했을때
살아있다의 좀비는 하루에 1명 약간 안되게 사람을 물었다는걸 알수 있는데,
이렇게 번식력 없는 좀비를 못잡아서 좀비 처치도 못하고 통신, 수도가 다 박살났다는건 말이 안되도 너무 안되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야 CGV VIP쿠폰이 하도 남아돌아서 공짜로 봐서 상관없었지만, 내돈내고 봤으면 화냈을거임.
애초에 CGV VIP쿠폰 3일밖에 안남아서 본거기도 하지만.
총평
- 부산행이 얼마나 좀비 영화로서 잘 만들었는지 알게 되었음.
- 비슷한 결의 엑시트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알게 되었음.
-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각본이 부실하면 답이 없더라.
- 사실 부산행도 엑시트도 시나리오적으로 헛점이 없는 영화는 아님.
근데 영화의 전체적인 짜임새가 좋고, 헛점이 적으면 헛점 한두개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짐.
근데 이건 짜임새는 별로인데, 헛점은 지나칠 정도로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