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아티스트여서 평소에 시간이 되면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다가ㅋㅋㅋ 올해 드디어 다녀왔어. 원래는 시간이 안 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가게됨.
-다녀온 느낌부터 말하자면 진짜 공연장에 있던 시간동안 마법에 걸린 기분? '콘서트'라기보다는 클래식 연주회나 재즈 음악회에 가까운 분위기였어. 막 방방뛰는 콘서트를... 이소라 콘서트에서... 기대하는 사람은 아마 없겠지만 그런걸 원한다면 별로일거고, 조용하고 편안하게 노래를 감상하고 싶다면 진짜 최고일 것 같아.
-무엇보다 음향이 정말 좋더라. 이소라야 워낙 노래할때 꼼꼼하다는 말은 들었는데 블루스퀘어가 워낙 음향 안좋기로 소문난 곳이라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하는 생각도 좀 하면서 봤는데ㅋㅋㅋ 결론은 이소라 승. 음향 너무 좋아서 놀라웠음. 밴드랑 같이 공연하는데 밴드들 소리가 하나하나 다 깔끔하게 들리고 이소라 목소리도 진짜 몽환적이고. 아 첼로도 있었어! 첼로 소리 너무 예뻐 와 어떻게 저렇게 잘어울리게 첼로를 넣었지? 하면서 봄.
-음 난 이소라 노래 꽤 많이 알고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모르는 노래가 많았어. 이번에 슬픈 노래를 많이 안하기로 했다고, 정확히 뭐라 말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번엔 좀 기분좋게 들을 수 있도록 좀 밝은 노래들 위주로 선곡했다고 했던 것 같아. 20년 전쯤 나왔던 노래도 있고, 크리스마스 캐롤도 두어곡 불러줬음. 아는 노래보다 모르는 노래가 더 많았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어 잔잔하게 웃으면서 들을 수 있었어ㅜㅜㅜ
이건 트위터에서 셋리스트 퍼온건데 난 저기서 일곱 곡 알고 봤어!
-이소라도 음원보다 라이브가 좋은 스타일이더라? 라이브를 처음 들어봤으니까 그동안은 몰랐어... 처음에 좀 잔잔한 곡 하고 그다음에 재즈? 느낌의 곡 여러개를 이어 불렀는데 진짜 너어어어어무 좋았음. 중간에 청혼도 불러줌ㅜㅜ 진짜 목소리에서 나오는 표현 못할 울림? 그 소리의 질감이 너무 예뻤어. 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우는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
-보통 콘서트 가면 한두곡씩 부르는 거랑 다르게 서너곡? 많으면 대여섯곡을 곡 분위기에 따라 묶어서(이건 내 추측) 이어 불러주는데 그 사이에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하고 자기 얘기 해주는 것도 되게 좋았어. 막 웃기고 그런 것도 아닌데 그냥 심야 라디오 듣는 기분으로 듣게 됨.... 말하는것까지 노래의 일부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생각보다 다정하고 귀엽다?는 느낌.
다녀온지 몇시간 안돼서 그냥 막 생각나는거 다 두서없이 써버렸네ㅋㅋㅋㅋㅋ 정말 좋았어 연말이라 바빠서 지금이 12월은 맞는지 연말이긴 한지 제대로 못 느끼고 콘서트도 정신없는 상태에서 갔다왔는데 거기서 아 지금 연말이구나 곧 크리스마스구나를 확 느끼고 왔음. 재즈 좋아하고 잔잔하지만 기분좋은 공연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난 오늘부로 이소라 팬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