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버리고 장외 집회 간 장동혁, 강성층 겨냥 독자 행보
잇따른 호재에도 지지율 ‘뚝’… 강성층만 남은 정당으로 전락
윤리위 가동, 조경태·친한계 ‘징계 정치’로 반대파 숙청 조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제헌절 기념식에 불참한 채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이 새겨진 목걸이를 걸고 잠실 올림픽공원 장외 집회에 참석해 당무 외곽 행보를 본격화했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내의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온 장 대표가 사실상 원내 지도부의 대여 투쟁 흐름과 절차를 외면한 채 독자적인 장외정치에 몰두하면서, 국민의힘은 사실상의 리더십 공백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장 대표는 17일 올림픽 공원 장외 집회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향해 "선관위에 농락당하면서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하는 맹탕"이라며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대중과 중도층은 상관하지 않고 올림픽공원 집회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정치를 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당내 5선 중진 권영세 의원 등이 "사적인 욕심과 자기 이익을 앞세워 보수세력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장 대표의 결단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지만, 그를 강제로 끌어내릴 현실적인 방법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장 대표가 완강한 버티기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반(反)장동혁 진영마저 사분오열되면서 사태는 방치되고 있다. 설사 전당대회를 치르더라도 신임 당 대표는 내년 8월까지의 잔여 임기만 수행할 수 있어, 2028년 총선 공천권을 노리는 중량감 있는 대안 인물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당권파 초선 의원 역시 "원내대표가 의견을 수렴해도 다들 '대안도, 방법도 없다'고 답하고 있다"며 당내의 무력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리더십 공백과 자중지란이 한 달 반째 이어지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대안 세력으로서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권의 계파 갈등,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에 대한 반대 여론 등 잇따르는 정치적 호재와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한 채, 지방선거 직후 30%에 육박했던 당 지지율은 다시 20% 중반대 박스권에 갇혀 하락·정체 양상을 보이는 모양새다.
원내 지도부가 20일 종합특검법 개정안 상정에 맞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준비하고 각종 정책 세미나를 기획하며 대여 공세에 나설 예정이지만 장 대표의 장외 행보로 인해 당의 역량은 분산되고 있다.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 속에서 당내에서는 장 대표 체제의 윤리위원회를 가동해 '징계정치'를 통한 반대파 숙청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이번 주 회의를 열어 지방선거 전후로 접수된 현역 의원 등 60여건의 징계안 심의를 재개하고 본격적인 징계 절차 개시 의결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장 대표 측 최고위원회는 윤리위원 1명을 추가 임명해 7명 체제로 규모를 늘렸으며, 장 대표는 이미 '해당 행위자'에 대한 엄격한 징계 방침을 명확히 한 바 있다.
현재 '1호 타깃'으로는 야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 과정에서 경쟁자에 대한 낙선 운동을 벌인 혐의로 제소된 6선 조경태 의원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부산 북갑 보궐선거 과정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를 지원해 당헌·당규 위배 혐의를 받는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우선순위 징계 대상자로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