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집 앞 사거리에 두 개의 정당 플래카드가 새로 걸렸습니다. 사진에서 왼쪽은 우원식 의원입니다. 5선이자 국회의장입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지역위원장의 것입니다. 언제부터 출마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낙선을 거듭해 온 원외위원장입니다.
두 플래카드가 굉장히 대조적입니다. 흑과 백만큼이나 정반대입니다. 대비만 되는 게 아닙니다. 저기에 지금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당의 정치가 그대로 함축되어 있습니다. 홍보물은 홍보하는 자의 머리와 마음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골프장 지키겠다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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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엔 육군사관학교가 있습니다. 그 옆에 골프장이 있습니다. 군인들만 거기서 골프를 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골프장을 건드리지 말라는 겁니다. 교통대란을 일으키고 집값을 급락시키고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이랍니다. 하나같이 동의할 수 없거나 사실과 다른 주장입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입니다. 주거지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으레 저런 반대 민원이 제기됩니다. 인구가 늘면 당연히 교통은 혼잡해집니다. 그래서 교통난 해소 방안을 같이 세웁니다.
환경 파괴란 말은 골프장은 녹지인데, 녹지가 없어지니 안 된다는 소리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군인들만 즐기는 골프장입니다. 제가 골프를 칠 줄 몰라서 그런지, 골프장을 보존해야 할 환경이라고 우기니 기가 찹니다. 지금 무주택 서민에게 골프장 환경 보존이 중요합니까? 주택 공급이 중요합니까?
무엇보다 플래카드 주인의 속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은 집값 급락이라는 문구입니다. 급락까진 몰라도, 집값을 하향 안정화하려는 정책인 것 맞습니다. 그런데 집값 안정이 싫다는 겁니다. 철저히 집 있는 사람, 자기 집값이 뛰길 바라는 계층을 옹호하는 정당 소속답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지지
재미있는 것은 그러면서 '부동산 정치질'이란 말을 스스로 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동산 정책을 통해 어떤 이들은 자기 편으로, 또 어떤 이들은 반대 편으로 가르는 걸 '부동산 정치질'이라 하는가 봅니다. 저 플래카드 문구만큼 편 가르는 선동이 있을까 싶습니다. 설 명절에 인사는커녕 증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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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지금 국민 여론은 어떨까요?
주거 부담 완화에 효과가 있을 거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습니다(MBC, 2. 15 [여론조사] 정부 부동산 정책, 52% "효과 있을 것").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잘한 조치라는 응답이 65%, 보유세 강화를 찬성하는 응답이 57%입니다(KBS, 2. 13 국정 지지율 65%·부동산 정책은?…KBS 여론조사로 본 설 연휴 민심).
민주당 후보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2007년 대선과 지난 1년간 내란과 청산 과정을 거친 2026년이라는 계기의 차이란 이런 겁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05108?sid=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