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전사 이언주의 ‘조국’ 반대 이유는
과거 친문과 ‘구원’ 때문
“조국혁신당 왼쪽 포지션이 민주당에 유리”
수십대의 카메라가 비추는 공식석상에서 정청래 대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하는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모습을 보며 ‘반문(문재인)’ 전사로 활약했던 10년 전 그의 과거가 정치판에서 회자됐다. 초선 신분으로 문재인 당 대표의 용퇴를 주장하며 반골 기질을 뿜어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이 의원은 민주당 탈당 후 거쳐간 모든 당에서 도장깨기를 하듯 당 수장들과 대립각을 세우기를 반복해왔다. 그가 비판해 온 인사들(문재인, 안철수, 윤석열)의 ‘급’을 굳이 따져본다면 정청래 대표에게 가하는 이 의원의 비판은 ‘순한맛’에 가까웠다.
이 의원이 정 대표를 비판한 이유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다. 이 의원은 정 대표가 제안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에 대해 “특정인의 대권 논의에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차기 알박기’가 들어간 것은 아닌지와 같은 우려가 나온다”고 직격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을 조국 대표의 ‘대선주자 알박기’로 규정한 셈이다. 당 대표는 물론이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데도 말이다. 조 대표와 한솥밥을 먹는것을 거부하는데 온 힘을 다하는 이 의원을 두고 그의 친문 PTSD가 발현된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 의원은 10여년 전“민주당 사람들이 나를 오렌지족 취급한다. 운동권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라고 자주 하소연을 했다. 또 기업인 출신으로 쌓아온 자신의 경제 관념과 민주당 주류의 정책 지향점은 접점이 크지 않다고도 자주 불만을 제기했다. 결국 이 의원은 민주당에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7년 탈당 후 ‘반문전사’의 길을 택했다. 물론 그 누구보다 진보적인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 대통령과 손 잡은 이 의원을 보면 친문·운동권 세력의 급진적 정책을 비판해왔던 이 의원의 발언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친문에 대한 ‘구원’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반대하고 있다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과거 이 의원의 ‘반문’ 행보가 기계적이고 거친 언사에 가까웠다면, 현재는 ‘명분’이 탑재 돼있고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이 의원은 14일 SNS에서 “조국혁신당의 왼쪽 포지셔닝이 우릴(민주당)을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합당 반대 이유를 정치 공학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합당을 반대하는 당원들의 의견들도 소개했는데, “대통령이 당에 끌려서 중도실용노선을 버리고 과거 민주당 노선으로 돌아갈까봐, 내로남불 반감 때문에, 민주당이 애국적 경제실용정당으로 가야 하는데 과거 이념정당, 세상 돌아가는 거랑 괴리된 정당으로 돌아갈까봐 등 이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이 의원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중단되자 자신의 날선 언어에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합당을 반대하는)당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다소 무리한 일방적 의사 결정을 견제하려다 보니 강하게 주장한 경우도 있었다”며 “이로 인해 혹시라도 당원 동지 여러분과 동료 의원들께 걱정을 끼쳤다면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도 말했다.
과거에 비해 순한맛이었지만 합당 논의 과정에서 보여준 이 의원의 전투력은 민주당이 또다시 내홍으로 휩싸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기 충분했다. 여권 관계자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 민주당의 모습이 그대로 연상됐다”며 “합당 논의가 빠르게 마무리 돼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의원은 설 연휴에도 지역구 현안을 챙기며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15일 SNS에서 “용인과 성남을 잇는 ‘용인-성남 민자고속도로’가 한국개발연구원의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했다”며 “용인 동남부 생활권을 연결하는 미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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