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당 불발 사태로 김어준 총수에 대한 여론이 변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사실 여태까지 김어준 총수는 민주 진영의 촉 좋은 큰형님 느낌이었습니다.
김어준 총수가 나꼼수로 전면에 등장했을 땐
이명박 정권의 서슬푸른 탄압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잃고
그 원한과 고통을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수습해가는 시기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의 유지를 이었지만, 다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졌고
민주진영의 국민들은 더욱 더 김어준 총수를 중심으로 뭉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유쾌함과 명쾌한 정치적 통찰력으로 힘겨운 민주진영 국민들에게 숨을 쉴 공간을 만들어준 사람입니다.
제가 이 모든 일을 과거형으로 말하고 있는 건
그가 이제는 한 시대의 유물로 저물어가는 사람이 돼 가고 있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김어준 총수가 친문세력과 한 몸이 되는 건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먼저 발견해 주목한 사람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에서 실패해서 낙담했을 때도 여전히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각종 수사에 노출돼 고통스러운 시간을 함께 견뎠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시사평론가나 정치 유튜버로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해야 하는 그가
친문 세력과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너무 일체화됐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때 친문세력은 두 가지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문재인 정부 말기 부동산 파동과 이재명 후보 측의 약진으로
친문세력의 후계자로 민주진영 대통령 후보를 내지 못했으며
비토 정서가 있었던 민주진영 후보인 이재명 후보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아(선거 직전
이 후보 쪽에서 요청했던 재난지원금을 집행했으면 선거에서 이겼을 것임)
정권도 넘겨주고 이재명 후보측과 깊은 골을 만들고 만 것입니다.
친문 세력은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탄압받는 야당 총재가 된 이재명 대통령은 빠르게 당을 장악해서
친명 위주의 공천을 해서 총선에서 대승했고, 비상계엄과 탄핵 끝에 대통령이 됐습니다.
김어준 총수의 실수는 민주 진영을 지지하면서도
이미 사라진 친문세력의 권력을 자신의지휘하에 다시 찾을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어준 총수는 예전과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는 예전에도 겸손하지 않았고, 자기 실수를 잘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달라진 건 이제 그는 탄압받는 민주 진영의 구원자가 아니며
지금은 아무 힘이 없는 친문 세력과 한 몸이 된 그는
무슨 일을 해도 비호받던 예전의 그가 아니게 됐다는 겁니다.
변명도 아니고
사과도 아니고
나는 내 갈길을 간다.
너희가 뭘 아느냐 식의 그의 태도가 고압적이기보다는 짜쳐보이게 된 게
이번 합당 실패 사태가 드러낸 그의 지금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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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량 펌글인데 댓글은 찬반 반반 정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