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확정 이후 21년 만에
“위법증거, 증거 능력 없어”
고의로 차량 추락사고를 내 동승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복역 중 숨진 무기수가 21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성흠)는 11일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숨진 고 장동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심 재판부는 “저수지에서 인양한 차량 압수는 영장이 없고 영장 예외주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압수에 따른 감정 결과 역시 위법 증거로서 증거 능력이 없어 배척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졸음운전일 가능성을 배제하고 장씨가 아내를 고의로 살해했다고 볼 만한 간접 증거, 정황 증거가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씨는 줄곧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를 거듭 주장했다. 공소사실처럼 교차로에서 운전대를 왼쪽으로 조향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해도 충분히 저수지 추락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장씨는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39분쯤 전남 진도군 의신면 한 교차로에서 차량을 몰다 저수지로 고의 추락사고를 내 동승자인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장씨가 아내 명의로 가입한 다수의 보험상품 등을 근거로, 아내를 숨지게 해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고의 사고를 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장씨는 “단순 사고”라고 주장했으나 1·2심에 이어 2005년 대법원도 유죄로 판단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그는 복역 중에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수차례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2017년 현직 경찰관이 여러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고 네 번째 재심 청구 만에 2024년 1월 대법원은 재심을 결정했다.
장씨는 재심 첫 재판을 보름 앞둔 2024년 4월 백혈병 항암 치료 도중 숨졌다. 장씨의 법률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무죄 선고 이후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며 장사를 했던 부부가 위험에 대비해 소액 보험을 여러 건 들었다는 것을 아내 살해와 연결한다는 점이 너무 슬프다”며 “늦었더라도 경찰과 검찰 등이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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