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명이십니까?" 그날은 최후의 만찬이었다
시나리오를 좀 써보자.
만약 반명이십니까 라는 물음이 조크가 아니라 밀약까지 포함해서 합당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다 알고서 던진 질문이었다면 이건 전혀 다른 맥락이 된다. 질문을 받은 당사자는 본능적으로 그 뉘앙스를 알았으리라. "들켰구나" 등골이 오싹해졌겠지. 그래서 서둘러 발표 시점을 앞당겼을지도 모른다. 마치 계엄 때처럼 절차랍시고 의원들 모아서 대충 때우고 급히 뛰어나가 발표를 하는데, 아뿔싸 하필이면 그날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해버린다. 본의 아니게 속내가 들켜버린 것, 어떻게 일이 꼬여도 그렇게 꼬일 수 있을까. 저절로 선전포고가 된 셈이다. 다시 말해 반명이십니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공개적으로 해버린 것.
국회에서 한 의원이 어느 국무위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되었는데 "타격"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타격, 전쟁이란 뜻이다. 공교롭게도 이후 한 의원의 입을 통해 이번 합당이 2인자 3인자가 벌인 반란으로 규정되고 그 시점에 당에 의해 컷오프 됐던 유동철이 청와대에 입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시그널이었을까. 그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합당 반대 기자회견이 시작되었고 방송에선 밀약의 실체로 추정되는 합당 문건이 공개된다.
그리고 5일, 이재명과 박찬대의 독대.
추측건데, 합당은 이미 오래전에 기획되었고 발표 전날 그 어스름한 저녁, 아마도 발표 시점 변경을 논의했을 것이다. 당장 내일 해야겠다는 식으로. 한마디로 계획이 꼬인 것이다. 그렇게 보면 모든 것이 계엄과 유사한 모양새다. 나름 치밀하게 준비한 거 같은데 막상 실행하려고 보니 변수가 너무 많았던 것. 게다가 이미 모든 정보가 유출되었다면?
무엇보다 그렇게 훼방을 놓았는데도 이재명의 지지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하는 일마다 대성공. 명분이 형성되지 않으니 억지를 부릴 수밖에.
계엄도 명분을 만들려고 얼마나 애를 썼나. 애를 쓰다 쓰다 다 실패하고 고작 뜬금없는 반국가세력 어쩌고 저쩌고. 그 평온한 밤중에.
마찬가지.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높은데 합당 명분이 고작 압도적인 지선 승리라나 뭐라나. 코스피가 5000을 뚫은 마당에.
어쩌면 최초 밀약은 서울 시장이 조건이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불쑥 대통령의 X에 정원오가 떠올랐을까. 그렇다면 대통령은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재명은 친위 쿠데타도 미리 감지하고 타격했다. 당내 반란쯤이야.
돌이켜보면 그날의 질문, 반명이십니까는 마지막 기회였을지 모르겠다. 결과적으론 최후의 만찬이 되었지만.
https://m.dcinside.com/board/leejaemyungdo/386012?boardtype=&page=1&recommend=1
와씨 너무 그럴 듯해서 소름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