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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 Riizing - The 1st Mini Album - 이즘(izm)평

무명의 더쿠 | 07-05 | 조회 수 5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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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민현


오랜 쇠퇴기를 지난 최근 남자 아이돌 진영에는 활기가 돋고 있다. 누군가는 그룹 특성을 표방하는 음악으로 독자적 팬덤을 형성하여 자급자족을 꾀하는 반면, 위대한 히트곡을 제련하여 자유 경쟁 시장에서 대중가수의 영역을 침범한 이들 역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작년의 라이즈는 독특한 스타일과 보편적인 인기를 한꺼번에 쟁취하겠다는 의지로 묵직한 중흥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중역이다. 등장의 총성이 멎은 이후에도 새롭게 도약할지 아니면 안정적으로 답보할지, 어찌 됐든 이번 신보는 중간 점검으로서 제격이다.

 

민첩한 변화에 우선 자신감이 가득하다. 스스로 제일의 가치로 여기는 확신의 미성과 펑키(Funky)한 리듬의 매력이 아직 유효한 덕분이다. 이 굳센 심지에 발을 디디며 'Get a guitar'의 현란한 기타 스트로크를 'Boom boom bass'의 기교 넘치는 베이스로 치환해 믿음을 입증하고, 영롱한 신시사이저를 타며 고도를 올려 '9 Days'까지 상승세를 이어간다. 치밀하게 계산된 발걸음으로 굵은 쇠줄에 안정적으로 올라탔으니, 본인의 질감을 일단 음악으로부터 표현하겠다는 신인의 품새가 K팝 모범생답다.

 

일선에 놓인 곡들에 비하면 개성 약화의 영역이지만 따스한 질감의 노스탤지어를 활용해 너그러운 포용력을 뽐내기도 한다. 여기서 분화하는 다채로운 분위기는 라이즈로 진입하는 또 다른 길이다. 감성적인 하우스 넘버 'Impossible'과 후렴구 멜로디가 인상적인 알앤비 'Honestly'는 부드럽게 세대 격차를 메워주고 'One kiss'도 단순한 팬 송의 궤도를 벗어나 형식적 의무감보다 신선함이 앞선다. 단순히 타이틀을 보좌하는 역할이 아니라 명확한 목적을 부여받은 수록곡의 생동감이 긍정적이다.

 

이러한 배치는 '응급실'을 다소 안일하게 샘플링한 'Love 119'의 의도와 의문을 어느 정도는 해소하지만, 또 완전한 설득과 몰입을 유도할 명분은 아직 부족하다. 추가 설명이 이만큼 늘어났다고는 해도 라이즈만의 차별점이 뭉툭해지는 구간이기 때문.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90년대 붐뱁 스타일 'Siren'이나 랩에 더 방점을 찍은 'Talk saxy'가 단적인 결과로, 자신 있는 리듬이나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매끈한 팝처럼 명확한 무기가 도드라지지 않는 경우에 방향성이 쉽게 흔들거리는 탓이다.

 

같은 가문 선배들이 걸어온 왕도나 현재 차트를 집처럼 들락날락하는 굳건한 팀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 갓 출현한 라이즈는 꽤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 그래도 위태롭지 않을 만큼 빠르게 자리 잡은 것도 사실이다. 이 걸그룹 독재 시대에 보이그룹 음악도 아직 대중음악일 수 있음을 대차게 증명하지 않았는가. 여덟 곡으로 완전한 혁명을 꿈꾸기엔 시기상조지만 이만하면 지지자를 끌어모으기에도 큰 무리는 없다. 쿠데타의 전초전이 무난하게 끝났어도 눈여겨 볼 세력임은 분명하다.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32601&bigcateidx=1&subcateidx=3&view_t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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