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전국 모의고사’에는 두 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한 명은, 강남 명문고에 재학 중인 ‘여정우’로,
그는 입학 이후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마치 의대에 가기 위해 태어난 아이 같았다.
심지어 훌륭한 성적에, 고운 심성에, 준수한 외모까지 갖췄으니
전교생 아니 교직원 모두가 사랑한, 한마디로 ‘호감형 천재’였다.
또 한 명은, 부산 어느 어묵 공장의 장녀 ‘남하늘’로,
그녀는 100% 성과를 내기 위해 120% 노력하는 ‘지독한 천재’였다.
그녀는 수업 끝나면 미친 듯 뛰어 집에 갔다. 더 많이 공부하려고!
친구와는 하루에 10분 이상 대화하지 않았고,
잠 깨려고 청양고추를 씹어먹는, 그야말로 ‘공부에 미친자’였다.
이런 두 사람이 서로를 모른 채,
각자 알아서 1등하고 살았으면 좋았으련만,
어쩌다 하늘은 정우네 반으로 전학 오게 되고!!
늘 우아하게 공부해온 정우는, 하늘의 미친 행보에 식겁한다.
그리고 함께 폭주하며 흑역사를 끝도 없이 만들어 내는데...
14년 후, 그들이 다시 만나게 된다.
한 명은 백 억대 소송으로 일을 접고,
한 명은 번아웃으로 일을 접게 된 시점에!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다 졸지에 백수가 된,
인생 최악의 슬럼프인 상황 속에서!
이 이야기는 인생의 상승곡선만을 달리던 ‘남녀 의사’가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고, 함께 견디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극복하기 위해 애써 발버둥 치는 것이 아닌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적당한 행복을 찾는 이야기다.
작은 일은 담담하게 흘려보내는 습관.
그리고 나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삶.
그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어디쯤인가의 이야기.
슬럼프 온 의사들의 망한 인생 심폐소생기
닥터슬럼프
#‘부산바다어묵’에 천재가 태어났다.
3대째 내려오던 어묵 공장에 경사가 났다. 딸이 천재만재다.
경) 부산 바다 어묵의 딸 남하늘 기말고사 전 과목 올백 (축
이런 현수막이 공장 입구에서 떨어지는 날이 없었다.
그녀는 학교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데, 가장 공부를 ‘많이’ 했다.
커피를 마시면 화장실에 가고 싶으니 커피 알갱이만 털어먹었고
그래도 잠이 오자 나중엔 청양고추를 씹어먹으며 공부했다.
타고난 천재인데, 거기다 노력까지 미친 듯이 했으니
오토바이가 아닌 불도저로 폭주하는 느낌이랄까.
우정이니 연애니 덕질이니 그런 건 다 뒤로 미뤘다.
타고나게 공부를 좋아했고, 승부욕도 강했고, 성공하고도 싶었고,
이런 노력이 먼 훗날의 나를 행복하게 해줄거라 막연히 믿으며
오늘을 혹사 시켜 미래를 꿈꿨다.
#서울서울서울
고3 봄, 모의고사 만점으로 전국1등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가족들은 망해가던 공장을 정리하고 서울로 향한다.
생전 처음 보는 ‘공부 불도저’의 모습에 서울애들은 깜짝 놀랐고!
기존에 전교 1등 해먹던 웬 라이벌 같지도 않는 놈은 방방 뛰었지만
그 이야기는 차차 오래도록 해볼 것이고!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한 끝에 의사가 되었고,
그렇게 잘 살아가고 있던 어느날,
#번아웃 :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증상.
식욕도 물욕도 없이 살아온, 욕 나오게 고달프기만 했던 내 지난날.
어느 날 그녀는 어떠한 심리적 균열로 인해, 결단을 내린다.
늘 폭주만 해오던 인생에 브레이크를 밟아보자고.
근데 쉬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쉬어야 할지 막막하다?
너무너무 재밌었던 ‘수학의 정석’도 풀어보고
동맥을 눌러 일시적으로 피가 통하지 않게 하는, ‘전기놀이’도 해보고
의사 친구와, ‘어떤 수술인지 맞히는 스피드 퀴즈’도 해보는데..
........... (이하 생략)
#재회
어느 날! 우리집!! 옥탑방에!!!
그 시절, 내가 멱살 잡고 싶던 소년이!!! 혜성처럼 나타난다.
처음엔 고딩 때로 돌아간 듯 유치하게 싸워대는데!
어느 밤, 의문의 수술로 인해 매일 밤 악몽을 꾸는 그를 보게 된다.
그리고 혼자 힘겨운 재판에 나서는 모습을 보니 연민도 든다.
안쓰러운 마음에 술 사주고, 말 상대해주고, 재판을 도와주다 보니,
그 자식은 고마운지 ‘노는 법’과 ‘즐겁게 사는 마인드’를 알려준다.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꾸만 그가 생각나는데...
오늘 밤 치킨을 먹을까 말까 고민된다면
그건 이미 치킨이 먹고 싶은 것.
그 아이를 좋아하게 된 걸까 아닐까 고민된다면
그건 이미 그 아이가 좋아진 것.
배달의 만족 어플을 켰다 껐다 하는 사람처럼
하늘의 마음도 하루에 몇 번씩 오락가락한다. 어느 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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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ㄷㄱ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