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일까지 이전에 있던 영화제나 시사회 다 못가서
오늘 꼭 봐야겠다는 생각에 회차 풀린 거 보자마자 예매해서 오늘 보고 왔어
예고나 시놉으로 이미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라는 거 알았고
정말 슬픈 영화겠구나..
예상은 하고 갔는데
슬픈 것보다 내 입장에선 먹먹했어
tmi지만 내 상황이 이입이 계속돼서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는 후기가 이해 안될 것 같아 이야기 할게
우리 엄마는 모야모야병이라는 희귀병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재작년에 뇌졸중까지 와서 오래 입원도 했고
처음 입원했을 때 의사가 나 가르키면서 누구냐고 물었는데
언니? 라고 하더라
엄마는 실제 언니가 없는 장녀인데 말이야
지금은 호전되서 날 못 알아보거나 하진 않지만
그 때 생각하면 뭐라 할말이 없이 한숨만 나왔어
이런 생활 중에 지훈이가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거 알았고
같은 병은 아니지만
아.. 나 이 영화 보는 게 괜찮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어
오늘 엄마랑 같이 보고 싶었는데.. 걷는 것도 어려워하고 다리에 경련이 자주오고 해서 오늘 동생이 휴무라 맡기고 혼자 보러 갔어
아무튼 tmi는 이쯤하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영화 처음 보기 전에 포스터에 상복입은 어린 남자애가 있어서 기훈이, 지은이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신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기훈이가 입양된 거였고, 그런 기훈이를 배려하느라 친딸인 지은이가 어릴때부터 상처 받고 자랐을 거란 거에 좀 심란하더라
나도 살아온 인생이 있다보니까 지은이한테 공감이 많이 됐고
기훈이가 왜 자물쇠를 거는 건지도 알 것 같아
엄마가 분명 아이를 데려간건 잘 못 된 거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경찰 말에도 ㅁㅊㄴ 거리는 아이 아빠때문에 너무 화가나서 눈물났고
기훈이는 날 받아주고 사랑해준 엄마가 그런 말 듣는 게 정말 싫었을테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그런말 듣게 하고 싶지 않고,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오는 게 두려워서 그랬을 것 같아
이후에 지은이가 와서 누가보면 친아들인줄 알겠다고 한 말에도
기훈이는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더불어 지은이도 친동생처럼 생각하는데 병에 걸렸을 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얼마나 낙담했을까..
기훈이가 여러모로 많이 상처를 받았을텐데
그래도 밝은 모습 보여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뭔가 머릿속에 많은 말들이 떠오르는데 정리가 안되네
너무 잘 봤고
간병하고 있는데 그동안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너무 나쁜 생각도 하고 엄마가 귀찮기도 하고 그랬는데
우리 엄마도 내가 잘 못돼면 어떻게 할 사람인지 아니까
엄마한테 너무 미안했어
살면서 엄마한테 사랑한다라고 해본적 없는데
용기내서 해볼까해
지훈이가 이런 영화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
메이들도 잘 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