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을 앞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D.P.’, ‘지옥’, 티빙 ‘괴이’, ‘몸값’까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여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제작사 클라이맥스 변승민 대표 이야기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변승민 대표를 만났다. 변 대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뒷이야기가 예상되지 않는 재밌고 몰입감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알고 봐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며 “전체적으로 리듬 있게 만든 영화”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8월 9일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에 이어 올여름 극장가를 장식할 한국영화 빅4 마지막 주자다.
이 작품은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잉투기’(2013), ‘가려진 시간’(2016) 등을 만든 엄태화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 2부인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엄태화 감독님은 제작자로 만나기 전부터 팬이었어요. 작품을 같이 하자고 했을 때 ‘유쾌한 이웃’ 이야기부터 시작했죠. 원작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랑 코어는 같지만, 많이 달라요. 감독님이 재난 영화라는 점 대신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맞추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감독님의 생각에 동의했죠.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변승민 대표는 설득력 있는 배우가 출연해야 대중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엄 감독과 함께 이병헌을 떠올렸고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두 사람에 공감한 듯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받은 후 흔쾌하게 출연을 결정했다. 변 대표는 “많은 작품을 제안받는 배우임에도 이 작품을 환영해줘서 고맙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제작진은 영화의 주요 배경인 황궁 아파트를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해 실제 아파트 3층에 달하는 세트를 지었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과 강추위를 표현하기 위해 자연광을 차단했고, 낮은 명도의 조명을 활용해 실제처럼 구현했다.
“현실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내야 해서 애 많이 썼어요. 한여름 촬영이었는데 작품 속 계절은 겨울이거든요. 공기와 빛을 담아내려고 촬영장에서 많이 노력했죠. 군중의 위태로움도 잘 담아내려고 했어요. 하늘도 인물의 감정과 크기에 따라 계속 변하거든요. 초반엔 어둡고 탁하다가도 서서히 하늘색으로 변하고 바람까지도 변해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존재하게 만들어서 설득력을 높이려 했어요.”
또 이병헌을 비롯해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등 출연자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변승민 대표는 “예상했던 것처럼 잘해줬다. 현장을 보면서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진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다른 배우랑 했을 때 그 배우의 능력을 돋보이게 해줘요. 이병헌과 김선영은 각각도 잘하지만, 앙상블을 이루는 조, 단역들을 빛나게 해주죠. 박서준도 상대 배우의 리듬을 배가시키는 리액션이 탑재된 배우예요. 박보영은 특히 내면 연기를 잘해줬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2막이 열리지 않을까 해요.”
끝으로 변승민 대표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변 대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생각보다 많은 위트가 담겨 있다. 여러 번 보면 재밌는 영화이기 때문에 N차 관람을 추천한다. 극장에서 봤을 때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충족감을 채워줄 것”이라며 “극장을 나온 후에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으로 남길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