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희가 정의한 송다희의 '예쁜 점'은 "예뻐 보이고자 욕심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극 내내 여성 캐릭터가 안경을 쓰고 나오는 건 외모 지상주의가 뿌리 깊은 방송 시스템에서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극 중반엔 다희가 안경을 벗으면 좋겠다는 일부 시청자 의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초희는 "다희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예뻐 보이기 위해 렌즈를 낄 만한 아이인지, 안경을 낄 만한 아이인지 생각해보면 (답은) 쉽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중간에 안경을 벗고 싶은 욕심도 나긴 했지만, 외적인 것에 치중하지 않는 다희 성격상 아니라고 생각해 안경 재질을 바꾸는 정도로 멋을 냈다고 합니다
▶ "답답해보일 수 있는 면이 주관과 소신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착해서 남들을 배려하면서도 본인의 주관이 뚜렷한 아이였으면 좋겠단 생각에 신경을 많이 썼다"라며 "헤어 체인지 시점이나 의상 디테일의 변화, 안경테 변화 등을 고민했다"고 했다.
(추가)▶헤어의 길이조차도 어중간한 기장으로 하고 대학 붙었을 때 아예 짧게 자른 게 그 시점에 맞춘 것도 조금 더 자유스럽게 된, 답답함이나 우유부단함을 털어낸 느낌을 주려고 했다.
의상도 추레하게 입고 둥근 라인을 쓰다가 단추를 목끝까지 다 채우다가 조금씩 하나둘씩 풀고 약간 각이 드러난 옷을 입는다든가 했다.
조금씩 조금씩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의상 피팅이나 헤어스타일이 어려웠다. 옷이 예뻐도 표현하고 싶은 느낌이 아니면 다시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체중 관리를 언급했다. 그는 “촬영 전에 일부러 살을 찌웠다. 일을 안 하면 오히려 살이 빠지는 스타일인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살을 찌웠으면 좋겠다고 해 8kg 정도 증량을 했었다”며 “그런데 촬영 한 달 전에 다시 빼라고 하셔서 한 달 만에 6kg을 뺐다. 굶으면서는 못 빼서 단백질 위주로 먹었고 근력 운동도 같이 했다”라고 답했다.
▶“악의 없이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배려심도 많고 그러면서 자기 고집도 있고. 그런 사람을 안 좋아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요? 송다희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송다희는 자격지심도 있고 자존감도 낮아요. 부모님이 넷이나 다름없고 주목받는 언니 틈에서 엇나갈 가능성도 농후한 아이였지만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죠. 어쩌면 다희는 지기를 선택했을 거예요. 햇살처럼 맑고 밝고 착한 아이처럼 보이지만 속에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는 친구.
▶난 다희가 답답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가여웠다. 대본 보면서 '아이고 다희야'라고 했던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보듬어주고 싶고 다독여주고 싶어서 더욱 밝게 표현했다. 그 아픔이 보이는 게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지만 다희의 무의식으로 깊이 들어갔을 거라는 결론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희는 악의 없는 사랑스러움과 다정함, 그걸 기본 베이스로 깔았다. 다희가 매순간 어떤 모습이든 기저에는 이 점이 있어야 한다, 그게 나의 1번이었다. 그렇다 보니깐 민폐 끼치는 모습이 나온다 했을 때는 이렇게 해서 혹시 누군가에게 욕을 들어먹지 않을까 나쁜 피드백이 오지 않을까 이렇게까지 해도 될까 이런 고민이 들 때 이런 피드백을 보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다희가 이 행동을 할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남들 시선이나 의견 신경쓰지 말고 누군가에게 나쁜 이야기를 듣지 않을까 민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 말고 다희가 왜 이 행동을 하는 지만 생각했다.
특히 사돈 어른 집에 쳐들어갈 때 진짜 고민 많이 했다. 술 잔뜩 취해가지고 쳐들어가야 할 때, 이걸 내가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걸 귀여워보인다든가 덜 민폐처럼 보이려 한다든가 그런 걸 하지말자, 다희는 재석이한테 너무 서운했고 그 마음을 너무 표현하고 싶어서 갑자기 나오는 돌출 성향에 대해 작가님과 이야기했었다. 그것만 생각하자 지금 당장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다희의 마음만, 뭐든 보시는 분이 불편하게 느끼실 수 있겠다 하는 신들은 신경쓰지 않고 주변 신경쓰지 않고 그 신에서 다희가 느낄 감정만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연기했다. 그걸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송다희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가장 많이 신경 썼어요. 답답해 보일 수 있는 면이 주관과 소신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착해서 남들을 배려하면서도 본인의 주관이 뚜렷한 아이. 초반에는 답답해 보이길 바랐죠. 그래야 극이 진행될수록 송다희의 성장이 눈에 들어오니까요.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길 바라면서 연기를 했어요.”
▶ 송다희를 연기하며 어떤 점을 중점에 뒀나
이초희는 “송다희는 외유내강이다. 연기하며 어떤 부분을 중점을 두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으로 비치면 좋겠다, 억지로 생각하면서 연기하지 않았다. 대본에 잘 표현돼 있었기 때문이다. 순하고 배려심 깊고 그런 모습이면 그런 모습대로, 강단 있고 뚝심 있는 모습이면 그런 모습대로 장면 별로 연기했다.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줄타기를 잘할 수 있는 상태, 너무 유악하지도 너무 강하지도 않은 상태로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이야기했다.
“송다희의 행동력이 좋다. 결심을 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본인의 마음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의심하지 않는다. 고민의 시간이 길 뿐이고, 깨닫기가 오래 걸릴 뿐, 한번 마음 먹으면 바로 직진이다”고 덧붙였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너무 과해서 힘들기도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다희 캐릭터에 대해 "조금만 잘못하면 답답해 보일 수 있다"면서 "신(scene)의 흐름을 놓고 여기에서는 이 정도의 선, 감정 분배를 흐름대로 철저하게 하려고 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한 적이 없는데 다희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심이 안 잡혔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기적으로는 송다희가 조금만 잘못하면 답답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어려웠죠. 선을 넘어가면 생각 없이 맑고 밝기만 한 사람 같아 보일까봐 분배하는 게 관건이었어요. 경험상 극 초반에 캐릭터를 확실하게 잡으면 나중에는 그냥 흘러가요. 캐릭터가 명확해지니까 더 이상 캐릭터 공부를 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송다희는 아니었어요. 마지막까지도 계속 힘들었죠. 제가 송다희에 대한 애정이 과해서 그랬나봐요. 한마디 한마디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 '한다다'에 출연한 많은 캐릭터 중에서 송다희가 주목받고, 사랑받았던 이유가 있을까?
많은 분들이 다희와 재석 커플을 현실에 있을 만한 커플이라고 말해주신다. 그게 매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들이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을 모두 봤다는 것, 풋풋하고 막내 커플이고 귀엽고 그런 것들을 떠나서 일단 남이었다가 알고 보니 사돈이었다가 전 사돈이 되고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는 과정을 다 보여드린 것이어서 썸을 타고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하는 과정을 다 지켜본 거니깐.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조금 응원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다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다희의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고 사랑을 느꼈다. 다희에게 모든 것이 고맙다. 내가 다희일 수 있어서 행복했고 감사했다. 다희를 조금 더 다희답게 잘 표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내가 공부할 몫으로 남겨두고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캐릭터는 몰라도 다희에겐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를 위해 내가 최선을 다했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다희가 꼭 행복하게 잘 살았음 좋겠다.
++추가)
공원에서 손잡는 신이 두 번 나왔다. 뒷모습으로. 그건 대본에 있는 게 아니라 애드리브다.”
-재석이 ‘오늘부터 1일인가요’ 하고 손을 내밀자 다희가 툭 치고 도망가다 재석이 ‘손 좁 잡아줘요’ 하니 둘이 손을 잡고 뛰는 장면 이야기인가.(51~52회)
“그걸 감독님이 쓰신 거다. 처음에 손을 잡는 건 제가 손을 내민 다음에 배턴 터치 하듯이 뒷걸음질치듯이 도망을 간다. ‘그건 너에게 마음을 열었어, 아직까지는 살짝 조금 어렵긴 해’ 이러는 모습이었고, 이게 애드리브였지만 미리 상의된 게 아니라 감독님이 현장에서 그 장면을 추가하신 거다, 공원에서 가는 모습 찍을 거라고만 하셨다, 그런 장면에서 저와 상이의 합이 나오는 거다. 제가 그렇게 하면 상이가 그걸 받는다, 제가 그렇게 표현하자 상이가 막 뛰어와서 잡았다. 감독님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셨다.
그 다음에 손을 잡을 때는 제가 ‘오빠 소리 듣고 싶어요?’라는 신이 있었다. 그것도 공원이었다. 감독님이 ‘그냥 일어나 가면 돼’ 라고 하셨다. 그때는 제가 뒤돌아가서 가면서 손을 뻗는다. 등을 보이고 손만 내민다는 건 신뢰하고 있다는 거다. ‘돌아보지 않아도, 내가 손을 뻗으면 네가 와서 내 손을 잡을 거라는 걸 알아.’ 관계 진전도와 우리 둘의 관계가 얼마나 깊어졌는지 내가 재석이를 얼마나 믿는지를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그런 디테일을 신경 썼다. 관계 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73~74회)”
-특별출연했던 이성경이 이상이의 전여친으로 등장했는데 대립관계가 아니라는 점도 신선했다. 촬영은 어땠나. 실제 이초희라면 질투했을까.
“지나간 인연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재석이가 연연하지 않으니까. 재석이가 너무 좋거나 마음 한켠에 있어서 ‘자니?’ 이러지 않으니깐. 지나간 인연은 다 있으니까. 그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지금의 연애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 거니까.
이성경 씨는 정말 예쁘고 멋있었다. 그 리액션은 실제로 내 남자친구가 연예인을 만났다? 초희여도 그런 반응이었을 것 같다, 우와 너 어떻게 그런 여자를 만났어? 언제? 어떻게? 그런 리액션이 바로 나오지 않을까.”
-김보연에게 결혼 허락을 받을 때 흘렸던 눈물 연기가 큰 호평을 받았다. 어떻게 연기했나.
“다희라면 그게 사장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아침밥을 차리는 게 아니라 그냥 나가려다가 아침밥 안 드시겠지 하는 그 마음에 차린 것이다. 그게 내적 감정을 가지는 건데 오늘이 지나면 사장님을 다시는 볼 일 없겠지? 재석 씨가 좋고 사장님도 너무 좋지만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을 테고, 사장님 밥이라도 한끼 든든하게 챙겨드리는 게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밥을 차렸다. 다희라면 어젯밤에 있었던 일과 내가 이러고 있는 모습을 사장님이 불편할 수 있으니 웃으면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마음이 아프니까 진짜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니까 눈물이 차오른 거고, 그래도 가기 전에 한 번만 더 이렇게 나가면 다시는 못 뵐 것 같으니까 재석이를 정말 사랑하니까 한 번만 더 부탁드려보자 그래서 말씀을 드렸고, 하지만 너무 큰 상처를 받았고, 끝났구나 하면서 돌아서 나왔고….
그 신 때는 천호진 선생님도 도움을 많이 주셨다. ‘사장님을 찾아가면 자꾸 눈물이 난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여쭤봤을 때도 ‘아버지 어떻게 해야 해요?’ 하니까 ‘대사는 중요하지 않다고 어떻게 해도 상관 없다고. 마음만 중요하다고. 그 마음만 가지고 하면 된다고. 울음이 나오면 그 울음 꾹 참으면 되고 웃음이 나오면 웃으면 되고.’ 선생님이 알려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본 인터뷰 보고 다희에 대한 캐해가 너무너무 공감가고 좋아서 정리해봤어
혹시 추가할 만한 거 있으면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