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겨울, 데뷔도 안 했을 때라 엔써라는 타이틀도 없었던 평범한 ㅋㅌ러 겸 타돌덬이던 나.
JYP에서 새 걸그룹이 데뷔를 한다는데 이름만 나왔고
커버고 티저고 뭐고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바로 예판 들어가던 그 패기가 잊혀지지 않아.
그 때 (이 방도 없었으니) ㅋㅌ방에서 '얼마나 자신 있으면 저러냐'며 술렁거렸는데
그 당시의 분위기나 나왔던 말들 (부정적이라기보단 당황스러웠던 느낌) 이 콘서트 보는 내내 청사진처럼 스쳐 지나가더라.
나같아도 일단 예약부터 시작했을거야. 이렇게 완벽한 소녀들을 하루 빨리 세상에 내보내고 자랑하고 싶었겠지.
릴리가 이번에 엔믹스니까 보장되는 (퀄리티 면애서의) 안정감을 팬들에게 주고 싶다고 그랬는데
내가 관계자가 아니라 확실하지 않지만, 이미 너희들은 데뷔 당시부터 관계자들에게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세상에 나왔던 오오는 이 어린 친구들에게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말도 안되는 난이도의 노래와 춤이었고...
사실 나도 당시에는 오오가 막 꽂히지는 않았지만 왜인지 모르게 난 이 친구들을 길게 응원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
호불호가 갈리던 케팝판에서도 소심하게 난 오오 좋던뎅... 이런거 하나씩 남겨두고 막ㅋㅋㅋ
(TMI지만 나는 그렇게 말이 많았던 파오클조차 악개라서 열심히 파오클도 좋다고 소리지르고 다님... 아직도 플리에 절대 안빠짐)
본래 타돌덬(지금은 겸덬이자 당당한 3기 엔써!)임에도 불구하고 엔믹스를 너무 응원하는 나머지
머글 친구들과 오타쿠 친구들이 나 엔믹스 좋아하는 건 알 정도였는데
오죽하면 이번에 블루발렌타인 나오니까 다들 노래 좋다고 카톡이 우다다다 쏟아져서 내가 다 울었지 뭐야.
나보고 축하한대. 잘 된 건 엔믹스지 내가 아닌데도 뭔가 나마저도 인정받은 느낌이라 너무 감격스러웠어.
진솔이 말대로 그런 꿈같은 한 달을 보내고 맞이한 기다리던 첫 단독콘서트는 감동이란 말로는 채워지지 않을...
정말 말 그대로 원기옥 가득 담아 엔믹스도 엔써도 다같이 발산하는 장이었던 것 같아.
마치 이 날만을 위해 4년 가까이 달려온 사람들처럼.
그래서 그런가? 그런 기분으로 들었던 블루 발렌타인은 너무 각별했어. 공방 사녹 하나도 안 뛰었지만 이건 무조건 각별했다 자신함.
아이돌 콘서트를 많이 다녀본 건 아닌데 확실히 이번 콘서트에서는 유독 사람들 얼굴에 >>기대<<라는 두 글자가 큼직하게 써있는 느낌이었어.
그래서 그런지 엔써들이 서로 대화하는 모습에서도 유독 더 서로 반가워하고 시합을 코앞에 둔 선수 마냥 비장하기도 하고ㅋㅋㅋ
난 엔써 친구들이 하나도 없어서 대리 만족을 위해 다른 엔써들 대화하거나 사진 찍는 모습을 정말 많이 관찰하고 왔거든.
해원이가 이튿날 엔써들이 낯가리고 있다고 했는데... 낯은 가릴지언정 내가 본 현장에서의 엔써들은 만삼천명 모두가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어.
유일하게 이번 콘서트에서 아쉬웠던 건 엔써 친구가 없어서 이 기분을 여기에다밖에 공유를 못하는 것?
그걸 해소하기 위해 여기에서 풀어보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미안해... 난 여기밖에 없었어 ㅠㅠ
짱믹스들 투어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잘 다녀오고 이틀동안 달린 엔써들도 너무 수고 많았다.
이제 챕터 1일 뿐인 엔믹스와의 여정, 앞으로도 쭉 너희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