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서 이 노래가 들린다면, 그곳은 천국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룹 NCT 드림(엔시티 드림)의 첫 미국 싱글 ‘레인 인 헤븐’(Rain in heaven)이 그 주인공이다.
음악의 순기능이라 함은 단연 힐링이다. 듣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거나, 혹은 아프고 슬픈, 또는 기쁜 마음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게 음악의 주 기능이다. 엔시티 드림 하면 다소 파워풀하고 멋짐의 향연이라 할 수 있는 화려한 퍼포먼스의 곡들이 다수였다.
이번 엔시티 드림은 달랐다. 물론 국내가 아닌 미국으로 시선을 돌려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미 차별화됐다. K팝 시장에 한정된 곡이 아니기 때문에 엔시티 드림은 좀 더 대중적이고, 듣기 편한, 이지 리스닝 계열의 영어 싱글을 내세우게 됐다.
노래는 리듬감 있는 드럼과 베이스, 감정 짙은 신스 사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코드로 진행된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1980년대 스타일의 팝 곡을 염두하고 만들었다. 멤버 마크가 직접 작사에 참여했으며 따뜻한 위로의 노랫말들이 팬들의 마음을 울린다.
“요즘 제 편이 없는 것만 같아 울지 않은 날도, 웃는 날도 없었는데 엔시티 드림의 위로를 듣고 버텨낼 힘을 찾은 것 같아요. 오늘도 아침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등교하는데 날씨도 너무 좋아서 이렇게 행복했던 경험은 오랜만인 것 같아요.”
좋은 음악에는 노래 자체에 대한 평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추억이 댓글로 달린다 했던가. 이번 ‘레인 인 헤븐’에 달린 한 국내 팬의 댓글이다. 항상 같은 곳을 걷고, 같은 것을 바라본다 해도 음악 하나로 자신의 기분이 단번에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레인 인 헤븐’ 뮤직비디오에는 멤버들이 직접 출연해 청량하고 힐링이 가득한 자연을 배경으로 가창한다.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가득 베어있는 4분 5초다. 특히 뮤비에서도 나오듯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던 멤버 런쥔이 이 앨범을 기점으로 활동에 복귀했다. 비로소 7명의 목소리가 더욱 조화롭게 들릴 수 있는 요소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건 팀의 메인래퍼로 활약 중인 마크가 노래의 도입부를 맡았다는 것이다. 전문 보컬 담당 멤버가 아닌 마크의 담백하면서도 차분한 보컬은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캐나다 출신 그의 완벽한 영어 발음은 덤이다.
멤버들은 랩 부분을 제외한 훅, 벌스 등 대부분을 가성으로 소화하며 노래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마지막까지 ‘I love the, the way you are’(당신의 모습을 사랑합니다)라고 수없이 외치는 멤버들의 목소리는 힐링 그 자체다.
해외 반응 역시 뜨겁다. 영국 대중문화 매거진 ‘1883 매거진’은 이번 곡을 리뷰하며 “(멤버들의) 아름다운 보컬, 그리고 완벽한 분위기로 노래가 완성됐다”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영국 음악 전문 매거진 ‘도크’(DORK)는 ‘레인 인 헤븐’을 금주 최고의 트랙으로 꼽기도 했다.
데뷔한 지 8년이나 지난 시점 이 같은 곡을 내놓은 엔시티 드림,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의 결정에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어찌 보면 이제야 비로소 엔시티 드림 멤버들에게 가장 잘 맞는 노래를 찾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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