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가영이라는 심리 추리극 “무인도에 갇히면 가장 잘 살아남을 것 같은 사람이오? 당연히 임주경.”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주경이 메이크업을 통해 여신이 되고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다.
만화 주인공과 드라마 배우의 높은 싱크로율은 마음의 장벽을 낮추지만 이미 확고한 캐릭터를 넘어서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 전 국민적 인기를 누리는, 눈에서 은하수가 흐르는 10등신 비율의 캐릭터와 경쟁은 쉽지 않다. 소설이나 웹툰을 보면 자신을 대입시켜보는 ‘직업병’을 가진 문가영에게 <여신강림>은 가볍고 상큼하게 보던 웹툰이었다.
“제가 주인공이 아닐 때 팬의 입장에서는 흥미롭죠(웃음). 막상 원작을 표현하려다 보니 부담스럽긴 해요.” 게다가 제목은 자그마치 <여신강림>이다. “여신은 기분 좋은 단어죠. 한편 굉장히 제게 낯선 단어기도 해요. 여신강림은 너무 큰 네 글자예요.”
문가영이 임주경 역을 맡은 건 웹툰 팬들에게 안도이기도 하고 기대이기도 하다. 평소 여성 캐릭터의 성향을 눈여겨보는 그녀였기에 안심하고 주경을 맡길 수 있었달까. 문가영은 완전한 주연배우로서 극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회가 반가웠다. 스스로 한계를 체크해보고 싶은 오기이자 도전이기도 했다.
“주경이를 이해하기까지 저도 시간이 걸렸어요. 극 안에 주경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장치는 많아요. 화장을 그렇게까지 열망하는 이유죠. 그 장치를 온전하게 전달하는 건 제 몫이고요.”
웹툰 <여신강림>은 외모에 대한 여러 시각을 드러낸다.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지만 일견 그런 사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굉장히 예민한 문제죠. 그래서 제가 주경이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기도 하지만 제가 주경이를 표현함으로써 원하는 메시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많은 분이 우려하는 그 부분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초반에는 불편할 수도 있어요. 각자 시각이 다르니까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 드라마가 요즘 친구들의 현실 같아요. 드라마는 주경이의 성장에 초점을 많이 맞췄어요. 여러 인물을 만나고 본인이 자각해가면서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을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주경이를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면 전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고 확신을 가질 수 있겠죠.”
일생 중 자존감이 가장 쪼그라드는 청소년기. 미성숙해서 무엇이든 불안한 시기. <여신강림>은 그 시절의 이야기다. 여신으로 낙점된 문가영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크게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어서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중고등학교 때 ‘살찐 것 같아’ 그 한마디에 다이어트를 처음 해봤어요. 한번 다른 사람을 신경 쓰기 시작하니까 너무 괴롭더라고요. 중학생 때는 1일 1식도 해봤어요. 한창 다이어트를 하다가 갑자기 ‘내가 왜 굳이?’ 하며 화가 나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냥 넘기는 연습을 했고 그렇게 단단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100% 자유롭지 않아요. 계속 배우고 있고요.”
극 중 주경은 메이크업을 하고 여신이 되지만 문가영은 반대로 ‘쌩얼’ 메이크업을 한다. 홍조도 띠우고 여드름도 촘촘히 올린다. 흥미로운 건 쌩얼 분장을 했을 때 찾아오는 자유다.
“분장했을 때 주경이가 더 편해요. 예전에 선배님들이 영화에서는 메이크업을 덜 해서 본인에게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저도 민낯 분장을 했을 때 표정이 훨씬 자유롭더라고요.”
황인엽은 문가영을 보고 있으면 하트가 퐁퐁 솟아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가영은 정말이지 사랑스럽다. 열 살 때 영화 <스승의 은혜>로 데뷔해 15년 동안 40편에 이르는 작품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매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기울이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반짝거린다.
그 사이 3개 국어를 구사한다든지, 다독가로서 면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문가영은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아 오래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어쩐지 동그란 목소리로 말한다. 연기가 좋은 이유는 “정답이 없어서”다. “책을 많이 좋아하고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도 정답을 알려줘서예요. 연기는 오늘 한 연기와 내일 하는 연기가 다르고 계속 생각을 해야 해요. 순간의 집중력으로 매 테이크가 나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그러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돼요.” 대단히 본능적이면서도 최상단의 욕구다. 어릴 때는 계산을 많이 했다고도 말했다. 대충 하는 성격이 아니었고 모든 걸 완벽하게 짠 후 조각조각 시뮬레이션을 하며 연기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임주경은 그런 문가영에게 발랄한 유연함을 준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2>도 코미디였는데 어려웠어요. 누군가를 웃긴다는 자체가 많은 상상력과 표현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주경이도 되게 재미있어요. 코미디라는 장르가 넓다 보니까 제한이 없어요. 주경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대신 막 울다가도 순간적으로 바뀌는 힘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요.” 문가영은 로맨틱 코미디의 말랑말랑한 기분을 좋아한다고도 덧붙였다. 대사나 투샷, 0.1초 찰나에 보이는 엄청나게 설레는 기분, 예상치 못하게 훅 들어올 때 찾아오는 설렘이다.
문가영은 생각날 때마다 글을 쓴다. 마음 잡고 노트북 앞에 앉아서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촬영 현장에서는 아이디어를 메모장에 써놓기도 한다. <보그> 촬영장에서는 갈색, 솜사탕을 메모해두었다. 만약 아무런 제약도 없이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지 물었다.
“너무 많아요. 요즘 호주 드라마 <웬트워스>에 빠져 있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여자 버전이라고 해야 될까요? 여자 수감자들 이야긴데 이렇게 캐릭터가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머릿속 상상으로는 늘 대작을 만들죠(웃음).”
주경이는 문가영의 바람대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해나갈 것이다. 문가영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을 아끼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라고 하죠. 식상하지만 정답이에요. 저도 스스로를 아껴주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스스로를 아낄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시선과 말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요.”
스스로를 만화 장르로 표현해달라는 요구에 문가영은 망설이지 않고 심리 추리극을 골랐다. 지상 세계보다 살짝 높은 지대에서 들려오는 듯한 목소리였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이기도 하고, 제 안에 많은 문가영이 있지만 ‘공상하는 문가영’을 제일 좋아하거든요.” 어쩐지 조금 다른 여신이 강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그녀에게서는 빨간색 하트가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다.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주경이 메이크업을 통해 여신이 되고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다.
만화 주인공과 드라마 배우의 높은 싱크로율은 마음의 장벽을 낮추지만 이미 확고한 캐릭터를 넘어서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 전 국민적 인기를 누리는, 눈에서 은하수가 흐르는 10등신 비율의 캐릭터와 경쟁은 쉽지 않다. 소설이나 웹툰을 보면 자신을 대입시켜보는 ‘직업병’을 가진 문가영에게 <여신강림>은 가볍고 상큼하게 보던 웹툰이었다.
“제가 주인공이 아닐 때 팬의 입장에서는 흥미롭죠(웃음). 막상 원작을 표현하려다 보니 부담스럽긴 해요.” 게다가 제목은 자그마치 <여신강림>이다. “여신은 기분 좋은 단어죠. 한편 굉장히 제게 낯선 단어기도 해요. 여신강림은 너무 큰 네 글자예요.”
문가영이 임주경 역을 맡은 건 웹툰 팬들에게 안도이기도 하고 기대이기도 하다. 평소 여성 캐릭터의 성향을 눈여겨보는 그녀였기에 안심하고 주경을 맡길 수 있었달까. 문가영은 완전한 주연배우로서 극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회가 반가웠다. 스스로 한계를 체크해보고 싶은 오기이자 도전이기도 했다.
“주경이를 이해하기까지 저도 시간이 걸렸어요. 극 안에 주경이를 이해할 수 있는 장치는 많아요. 화장을 그렇게까지 열망하는 이유죠. 그 장치를 온전하게 전달하는 건 제 몫이고요.”
웹툰 <여신강림>은 외모에 대한 여러 시각을 드러낸다.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지만 일견 그런 사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굉장히 예민한 문제죠. 그래서 제가 주경이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기도 하지만 제가 주경이를 표현함으로써 원하는 메시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많은 분이 우려하는 그 부분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초반에는 불편할 수도 있어요. 각자 시각이 다르니까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 드라마가 요즘 친구들의 현실 같아요. 드라마는 주경이의 성장에 초점을 많이 맞췄어요. 여러 인물을 만나고 본인이 자각해가면서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을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주경이를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면 전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고 확신을 가질 수 있겠죠.”
일생 중 자존감이 가장 쪼그라드는 청소년기. 미성숙해서 무엇이든 불안한 시기. <여신강림>은 그 시절의 이야기다. 여신으로 낙점된 문가영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크게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어서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중고등학교 때 ‘살찐 것 같아’ 그 한마디에 다이어트를 처음 해봤어요. 한번 다른 사람을 신경 쓰기 시작하니까 너무 괴롭더라고요. 중학생 때는 1일 1식도 해봤어요. 한창 다이어트를 하다가 갑자기 ‘내가 왜 굳이?’ 하며 화가 나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냥 넘기는 연습을 했고 그렇게 단단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100% 자유롭지 않아요. 계속 배우고 있고요.”
극 중 주경은 메이크업을 하고 여신이 되지만 문가영은 반대로 ‘쌩얼’ 메이크업을 한다. 홍조도 띠우고 여드름도 촘촘히 올린다. 흥미로운 건 쌩얼 분장을 했을 때 찾아오는 자유다.
“분장했을 때 주경이가 더 편해요. 예전에 선배님들이 영화에서는 메이크업을 덜 해서 본인에게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저도 민낯 분장을 했을 때 표정이 훨씬 자유롭더라고요.”
황인엽은 문가영을 보고 있으면 하트가 퐁퐁 솟아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가영은 정말이지 사랑스럽다. 열 살 때 영화 <스승의 은혜>로 데뷔해 15년 동안 40편에 이르는 작품에 출연했지만 여전히 매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기울이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반짝거린다.
그 사이 3개 국어를 구사한다든지, 다독가로서 면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문가영은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아 오래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어쩐지 동그란 목소리로 말한다. 연기가 좋은 이유는 “정답이 없어서”다. “책을 많이 좋아하고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도 정답을 알려줘서예요. 연기는 오늘 한 연기와 내일 하는 연기가 다르고 계속 생각을 해야 해요. 순간의 집중력으로 매 테이크가 나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그러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돼요.” 대단히 본능적이면서도 최상단의 욕구다. 어릴 때는 계산을 많이 했다고도 말했다. 대충 하는 성격이 아니었고 모든 걸 완벽하게 짠 후 조각조각 시뮬레이션을 하며 연기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임주경은 그런 문가영에게 발랄한 유연함을 준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2>도 코미디였는데 어려웠어요. 누군가를 웃긴다는 자체가 많은 상상력과 표현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주경이도 되게 재미있어요. 코미디라는 장르가 넓다 보니까 제한이 없어요. 주경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대신 막 울다가도 순간적으로 바뀌는 힘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요.” 문가영은 로맨틱 코미디의 말랑말랑한 기분을 좋아한다고도 덧붙였다. 대사나 투샷, 0.1초 찰나에 보이는 엄청나게 설레는 기분, 예상치 못하게 훅 들어올 때 찾아오는 설렘이다.
문가영은 생각날 때마다 글을 쓴다. 마음 잡고 노트북 앞에 앉아서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촬영 현장에서는 아이디어를 메모장에 써놓기도 한다. <보그> 촬영장에서는 갈색, 솜사탕을 메모해두었다. 만약 아무런 제약도 없이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지 물었다.
“너무 많아요. 요즘 호주 드라마 <웬트워스>에 빠져 있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여자 버전이라고 해야 될까요? 여자 수감자들 이야긴데 이렇게 캐릭터가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머릿속 상상으로는 늘 대작을 만들죠(웃음).”
주경이는 문가영의 바람대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해나갈 것이다. 문가영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을 아끼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라고 하죠. 식상하지만 정답이에요. 저도 스스로를 아껴주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스스로를 아낄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시선과 말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요.”
스스로를 만화 장르로 표현해달라는 요구에 문가영은 망설이지 않고 심리 추리극을 골랐다. 지상 세계보다 살짝 높은 지대에서 들려오는 듯한 목소리였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이기도 하고, 제 안에 많은 문가영이 있지만 ‘공상하는 문가영’을 제일 좋아하거든요.” 어쩐지 조금 다른 여신이 강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그녀에게서는 빨간색 하트가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