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FF 밴쿠버 국제 영화제 작품 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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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기생충>, <오징어 게임>, 그리고 지난해의 <어쩔수가없다>만 봐도 알 수 있듯, 극소수 부유층과 그 밖의 사람들 사이의 경제적 격차는 한국의 주요 창작자들이 끊임없이 다뤄온 화두다.
2018년 <버닝> 이후 처음으로 신작을 내놓은 이창동 감독 역시 다시 한번 빈부 격차의 문제를 파고든다. 영화의 중심에는 격렬한 파업 끝에 해고된 노동자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조여정)이 있다. 말수가 적고 분노를 안고 살아가는 호석(설경구)은 그녀의 다큐멘터리 주인공 후보가 되고, 감독은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과 점차 가까워진다. 그러나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까.
영화는 초반 자막을 통해 키에슬로프스키의 <데칼로그> 제10화—십계명의 “네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라”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다.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행위의 윤리와 계급 갈등을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풍경 속에서 비틀어 바라보는 이창동의 냉소적이고도 능청스러운 시선은 키에슬로프스키 역시 흥미롭게 여겼을 법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정교하게 짜인 3막이다. 풍자극처럼 흘러가던 영화에 서늘한 적의와 긴장이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비로소 본격적으로 날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