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의 그리스-로마 신화는 ‘신화’였을 뿐이라면 호메로스 이후 ‘역사’가 됨.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단순히 신화, 대서사시의 실사화라고만 생각하지 않음. 영화에서 뭔가 메시지를 주기도 하고...
영화에서 계속 반복적으로 강조되는것이 바로
“제우스의 법”임. 다르게 말하면 인간과 인간 끼리의 약속.
1. 주인은 방문자를 환대해야 한다 - 그가 변장한 신일 수 있으니 (실제 그로신 신화에서 변장하고 찾아가는 신들 많음)
1-1. 주인은 자신이 대우받고싶은 만큼 그 사람을 대우해야 한다.
: 이웃을 포용하고, 타인의 편에서 일을 생각하라는 말이지. 변장한 신이라는 대목만 빼면 현대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말.
2. 방문자는 주인의 집에 들어갈 때 무기를 버려야 한다
: 자신을 환대해줄 주인을 공격하지 말아야 하고, 그런 의사를 내비치면 안된다는 거지. 언젠가 지금 받는 도움을 갚아야 하니
이 제우스의 법은 미케네(아가멤논)•스파르타•이타카 등 그리스 지역의 여러 도시국가들이 따르고 있음 (폴리페무스-그 괴물-을 만나러 갈 때 당연하게도 제우스의 법을 따르리라고 생각한 이타카 병사들을 보면 알 수 있음)
그런데 오디세우스 일행은 계속해서 이 법을 어김.
제우스의 법은 명분과 관계없이 엄격히 지켜져야 하는 신과 인간 사이의 약속임. (인간과 인간 사이 약속임과 동시에)
- 트로이 성의 방문자이지만, 주인과 서로를 공격함
(cf. 일리아스 내용 중, 죽은 아들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트로이 왕이 아킬레우스(그리스 장수)의 막사에 방문한 일화가 있음. 당시 왕은 모든 무기를 버리고 맨몸으로 찾아갔으며 아킬레우스는 그를 환대하고 시신도 돌려줬음. 전쟁이라는 명분이 있어도 이 제우스의 법이 지켜졌다는 일화임)
+ 아테나 신전을 파괴함
- 주인(폴리페무스, 키르케)의 집에 들어갈 때 무기를 들고 들어갔으며, 그를 공격하게 됨./공격받게됨.
- 아폴론의 섬에서 아폴론의 소를 잡아먹음
등 ... 이 과정에서 신들의 분노를 사서 귀향길이 어려워진 것.
(cf. 오디세우스 뿐만 아니라 다른 장수들도 신의 분노를 사 귀향길이 참 고됬음. 특히 아테나 동상을 파괴한 아이아스는 귀향길에 사망함)
물론 주인 없는 집에 ‘쳐들어가 점거한’ 구혼자 일행도 표면상으로는 제우스의 법을 지키고, 이를 이용하지만 사실 까보면 ‘악용’이나 마찬가지지.
결국 트로이 전쟁처럼 이타카 왕궁도 서로가 서로를 죽고 죽이는 대살육의 현장이 되어버림.
영화에서도 두 장소를 교차해서 보여주듯, 두 곳 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약속이 깨져버린 것.
페넬로페는 이렇게 말하지.
“바다 너머 이방인이 그리스 문명을 파괴한다는 소문이 있단다”
이 대사는 바다 너머 이방인인 오디세우스가 그리스 문명 중 하나인 트로이를 파괴했으며, 제우스의 법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생각함.
마지막 오디세우스의 대사 (우리는 노래로만 남게 될거다) 또한 같은 맥락임. 계속해서 신들의 법을 어기고, 신들에게 미움받은 문명은 파괴될 수 밖에 없음. 이것이 바로 트로이 전쟁이 역사라 여겨지지만 아직 제대로 된 유적/유물의 발굴•연구가 어려운 이유로 표현된 것 같아.
쓸 말이 많아서 길어졌는데.. 결론적으로는
21세기 들어 어쩌면 가장 전쟁의 위기가 고조된 요즘
인간 사이 지켜야 할 도리를 얘기하려 하지 않았나 싶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