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자기의 신념이나 사상을 배제하고 투우 자체를 그리려고 함. 그럼에도 오는 충격과 감정들이 있음
주인공의 인터뷰가 전혀 없지만 주변인과의 교류에서 이미 그 사람의 에고가 느껴짐
근데 어느 방면에서 한 생명을 죽이는,어떤 면에서 인간과 동물이 벌이는 글래디에이터 관습을 아직까지 하고 있는 건데 주변에서 호들갑을 안 떨고 치켜세워주지 않는다면 마타도르, 결국 죽음을 결정짓는 투우사가 이를 버틸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음
주인공이 하고 있는 마타도르는 스페인어로 살인자? 죽이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정말 그게 영상으로 잘 나타남
투우라는 경기가 인간이 어떻게 보면 인간의 생사를 결정하는 신처럼 소의 죽음을 결정하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인간과 운명, 신과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됨
2시간 내내 투우가 나오는데 결국 스페인의 투우는 소에게 여러 칼을 찔러서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보기 너무 너무 괴로웠음
근데 보다 보니까 처음엔 너무 괴롭다가 나중에 눈을 가리고 있더라도 익숙해지는게 너무 감정적으로 두려웠음
제일 요상했던 것은 그 소를 죽이는 과정을 보면서 행위에 소리 지르고 욕하고 박수치는 관중들. 그리고 관중들도 꽉 차보인다는 게 소름
마지막으로 칼을 꽂는 과정에 들어가면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 전통 음악을 국악 깔아주듯이 틀어주는데 죽음에 신나는 음악을 까는게 이게 맞나 싶음.
투우라는 것이 결국 소의 죽음을 스포츠화해서 엔터테인먼트, 놀이화한 것인데 결국 인간을 너무 잔인하고 매정하기에 죽음까지 놀이화한다는 것이 너무 소름끼쳤음
어떤 면에서 신의 입장에서 인간도 소와 비슷한 존재가 아닌가 싶기도 해서 생사에 대한 생각이 많아짐
소는 투우사에게 생사를 결정 받는데, 투우사 본인은 미친듯이 성모마리아와 하나님한테 행운을 빌고 있는게 수미쌍관을 이루는 구조 같아서 아이러니했어
스페인어 공부도 하고 문화도 좀 아는 입장에서 투우장에서 쓰는 용어들이 플라멩코나 스페인 문화권에서 자주 쓰이는 추임새들이 많다는 점에서 정말 투우가 이들에게 놀이고 오락이구나 그 생각이 들어서 충격이었음
Vamanos, Fuerte라고 가보자고, 화이팅해보자고 이런 의미인데 결국 소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칼 한방을 꽂으러 갈 때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소름이 끼쳤음...
또 투우사의 몸짓이나 소가 죽음으로 가는 과정에서 투우사와 대결하는 장면에서 투우사 포지션이 완전 플라멩코의 자세와 비슷해서 관객들은 전통무용처럼 보는 게 있겠구나 싶기도 하더라고, 그 주변 도와주는 투우사들도 높이나 자세, 방향 이야기하는데 스페인 춤이 생각이 많이 났어.
투우사 표정도 투우장에서 엄청 과장되고 격렬해서 어떤 의미에서 이들에게 이건 목숨을 건 연극이구나 싶기도 하더라고
상석에 왕족 이야기도 나오는 거보니까 스페인 정부나 권력에서도 용인하고 지지하는 거 같은데 나는 보는 2시간 내내 너무 괴로워서 화장실도 엄청 자주 다녀오고, 도대체 이 영화에서 소 몇마리나 죽어나가는지 검색했음... 마지막에 들어서 차라리 아저씨들끼리 경기 끝나고 노가리나 까는 거 15분 나왔으면 좋겠다 했는데 마지막 15분에 또 새로운 소 죽이는 장면 보여주는 거 보고 감독 징하다 징해 싶었음
투우사 주인공 별명이 Roca rey인데 rey가 스페인어로 왕이라는 뜻이라서 진짜 자기가 지은 별명인가, 투우사로서 왕이 되겠다는 것인가 궁금했는데, 어떤 면에서 그만큼의 나르시시즘을 대변할 수 있으니까. 알고보니 원래 이름에 roca rey가 들어가시더라고. 근데 본인 성격이랑 이름 잘 맞는 거 같아
보는 게 너무 힘든데 왜 찍었는지 알만한 영화임. 인간이 정말 미친 동물이라서 죽음까지도 놀이화하는구나 싶어서 생각이 너무 많아짐.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저 소에 나를 대입하게 되서 매크로, 거시적으로 보면 나도 내 인생과 세상에서 저런 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더라.
별 4.5개. 그러나 또 보고 싶진 않음
투우가 무엇인가 궁금하다면 이 영화 보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