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솟아오른 가문비나무 줄기엔 뾰족한 가지들이 수백 개의 창처럼 다닥다닥 박혀 있고
그 아래를 뒤덮은 짙은 초록빛 이끼는 마치 나무들이 흘린 피가 오랜 세월 응고된 흔적처럼 보였음
마치 숲 전체를 거대한 무덤처럼 느끼게 해줌
분명 한낮인데도 그 공간에는 빛보다 음기가 먼저 감도는것 같은데
현실의 풍경이면서도 신화 속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한 이질감이 압도적이었어
왜 루마니아까지 가서 촬영했는지 알 것 같아
이 숲을 가로지르는 홀리한 백마
그 위에서 어촌계 햄이 괴물을 피해 성기를 낚아채는 장면은 기괴함과 성스러움이 동시에 충돌하는 영화적 순간으로 완성됨
그 장면이 진짜 팔에 소름돋게 좋아
몇 초 밖에 안되는 그 씬 다시 보러 가고싶어..

나 잔인한거 진짜 못 보는데 왜 자꾸 생각나는지 모르겠어..
쉬빨..몰라 맘이 이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