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계열사의 연쇄 회생절차 신청 파장이 영화산업까지 번질 조짐을 보인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기로 한 계열사 중 한 곳인 메가박스중앙이 투자·배급부터 상영 등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롯데시네마와의 극장 합병 ‘빅 딜’부터 올해 최고 기대작 ‘호프’ 개봉까지 눈앞에 둔 굵직한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객 감소와 투자 경색 이중고를 겪는 한국 영화산업의 밸류체인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따라붙는다.
메가박스가 부실화 대열에 서면서 상영뿐 아니라 투자·배급시장의 고민도 깊어진다. 당장 메가박스에 영화를 건 배급사들이 극장에서 거둔 박스오피스 수익을 제때 정산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대형 배급사 관계자는 “상반기 메가박스에 배급한 영화들의 상영 부금은 최근 시점까진 문제없이 지급됐다”면서도 “회생 명령이 개시되면 자금 동결로 정산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다음 달 15일 개봉을 확정한 영화 ‘호프’의 흥행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메가박스중앙의 영화사업부문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이 영화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200여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하반기 흥행 기대작으로 거론돼 왔다. 이달 기준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에서 대여한 차입금 잔액만 1690억원에 달하는 등 계열사로부터 꾸준히 자금 수혈을 받아야 할 만큼 자체 현금창출력이 바닥을 친 메가박스중앙 입장에서도 ‘호프’의 흥행은 절실하다.
플러스엠 측은 당초 일정대로 개봉한다는 입장이지만,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영화 흥행을 위한 예산을 유연하게 집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 순제작비만 역대 한국영화 최대 규모인 500억원 이상 들어간 ‘호프’는 쇼케이스, 시사회, 각종 광고 등 개봉 전후로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수십 억원의 홍보·마케팅(P&A) 비용이 쓰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영화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도 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메가박스중앙의 회생 신청과 관련한 카드뉴스를 게재하기도 했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 개봉하는 유일한 한국 대형 상업영화인 데다, 칸 영화제 화제성으로 흥행 요인은 확실한 작품”이라며 “‘호프’가 흥행에 어려움을 겪으면 올해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국내 영화 제작시장이 다시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 팽배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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