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비전상 - 상금 1천만 원
= <미명> (이원영 감독)
■감독상 - 상금 5백만 원
= <충충충> (한창록 감독)
■CAPRA 크리에이티브상 - 상금 3백만 원(후원: CAPRA 픽쳐스)
= <지느러미> (박세영 감독)
■영화평론가상 - 상금 3백만 원
= <미명> (이원영 감독)
■무주관객상 - 상금 2백만 원(후원: 전북은행)
= <지우러 가는 길> (유재인 감독)
■뉴비전상, 감독상, CAPRA 크리에이티브상 심사평
심사위원 | 김지연, 모은영, 이종필
총평
올해로 14회를 맞는 무주산골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한국장편경쟁부문 ‘창’섹션에서는 모두 9편의 신작 독립 장편영화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특징으로 묶거나 공통점을 찾기 힘든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는 것이 최근 한국 독립영화의 한 흐름이라 할 때, 취하는 소재나 주제도, 이를 구현하기 위한 영화적 문법이나 방향도 각기 다른 9편의 작품 역시 이러한 경향의 연장선상에 있다 할 것입니다. 동시에 이러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현재 한국 독립영화의 시선이 향한 곳과 그 속에서 직,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지금 한국사회의 여러 징후와 시대정신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한 한계를 어떻게든 극복해 가고자 노력한 9편의 작품 한 편 한 편의 고군분투에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애정과 응원을 보냅니다. 그럼에도 한정된 범위 안에서 수상작을 결정해야 했기에 심사위원 3인은 오랜 논의와 숙고의 시간을 거쳐 다음 작품들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뉴비전상 : <미명> (이원영 감독)
2026년 올해 뉴비전상 수상작은 이원영 감독의 <미명>입니다. <희망의 요소>와 <절망의 요소> 등으로 주목받은 이원영 감독의 네 번째 장편 <미명>은 감독의 세계가 내부와 외부, 영화 안과 밖,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어떻게 확장되고 정제되고 있는지를 확인케 하는 작품입니다. 12.3 비상계엄이라는 한 국가의 시스템이 통째로 흔들릴 위기에 처한 날, 순식간에 일상과 세계가 무너져내린 한 남자의 기이한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부재와 존재, 파편화되어 보이지만 정교한 이미지, 모든 요소를 대체하고 압도하는 사운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끝까지 밀고 가는 영화적 시도에 심사위원 3인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뉴비전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감독상 : <충충충> (한창록 감독)
감독상 수상작은 한창록 감독의 <충충충>입니다. <충충충>은 쉬이 단정 지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닙니다. 얼핏 보면 악당을 물리치고 소녀를 구하려는 소년 만화 같지만, 용기라는 이름의 소년은 객기밖에 없어 보이고 악당을 부러워하며, 소녀 역시 구원의 대상이 되기를 거부한 채 악당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며, 소년 만화의 문법 따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또한 광각 렌즈와 강렬한 스타일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영화이지만, 정작 연출자의 시선은 세상과 인물 앞에서 조심스럽게 멈칫하곤 합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과거’의 멋있는 영화들이 현재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영화적 야심과 혐오가 난무하는 ‘현재’의 세상에서 소년 만화의 순애보는 정말로 불가능한 것일까요? 이 청춘들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요? 라는 창작자의 고민이 ‘충돌’하면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하여 <충충충>은 과거 수많은 영화를 떠올리게 하면서 동시에 처음 보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한창록 감독의 두 번째 영화는 어떤 감각과 고민이 담길지 궁금해졌고, 그 여정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CAPRA 크리에이티브상 : <지느러미> (박세영 감독)
카프라 크리에이티브 수상자는 <지느러미>의 박세영입니다. 연출 이외의 분야의 특별한 성취에 수여하는 이 상을 <지느러미>의 박세영 감독에게 수여하기로 한 것은 이 영화가 보여준 이야기, 촬영, 편집, 미술, 기술 등 영화의 모든 요소들을 조합하여 만들어낸 결과가 보여준 총체적 창조성과 특별함 때문입니다. 통일 대한민국, 오염과 통제로 가득한 가상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지느러미>는 독특한 영화 세계와 제작 방식을 구축하고 있는 박세영 감독의 영화적 여정의 현재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디스토피아적인 근미래의 생경한 풍경을 거칠고도 강렬한 시각적 표현으로 구현한 독보적인 촬영을 비롯해 제작 과정에서 노정된 다양한 프로덕션의 한계를 한 땀 한 땀 붙이듯 끝까지 밀고 가며 기어이 영화를 완성해낸 박세영 감독을 카프라 크리에이티브 수상자로 선정합니다.
마지막으로 한정된 여건으로 아쉽게도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각자의 비전과 진심 어린 시도를 보여준 6편의 작품 한 편 한 편에 다시 한번 깊은 응원을 보내며 앞으로도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화평론가상 심사평
심사위원 | 신은실 윤아랑 이병현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 '창' 섹션에서 만난 9편의 극영화들은, 서로 상이한 문제의식과 방식으로 당대와 격렬히 맞서려 하고 있었다. 그 상이함과 격렬함으로 인해 영화들을 쭉 보는 시간은 난감하고 심각한 고민의 시간과도 같았다. 본격적인 심사평에 앞서, 이 9편을 연출하신 각 감독님을 포함한 제작진분들 전체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논의 과정에서 세 명의 심사위원은 흔히 얘기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고르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았다. 그보다는 당대에 대해 영화가 취하는 맞섬의 태도가 얼마나 정직하거나 적절한지 따지고, 그에 합당한 격려와 지지를 보내는 것이 목표였다. 물론 영화의 형식과 방법에 대한 진중한 파악이 이 태도를 따지는 것에 포괄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앞서 말했듯 이번에 만난 극영화들은 모두 상이한 문제의식과 방식을 취했기에 고민이 깊었으나, 개중에서도 눈과 귀를 사로잡는 특출난 작품들이 있었기에 심사위원들의 논의는 나름 빠르게 정리되었다. 큰 고심을 안긴 최종 후보로는 두 편이 있었다. 여러 차원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의 불균질성을 함께 묶어 도전적으로 밀고 나가는 <미명>, 수많은 질감들의 총체가 위태롭게 지속되고 폭발하고 다시 지속되는 광경을 제시하는 <지느러미>가 바로 그것이다.
논의를 거친 끝에,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 영화평론가상 수상작은 <미명>으로 결정되었다. 전통적인 필름 룩 영상과 디지털 스크린의 영상, 얼굴과 필담, 생자와 망자, 카메라에 직접 포착되지 않는 형체와 반사를 통해서만 보이는 형체, 나오지 않는 말소리와 선명한 기계음 혹은 흐미(두 개의 목소리가 한 성대에서 나오는 듯한 몽골 전통 창법)... 이런 불균질한 조합들로써 진행되는 영화 속 커뮤니케이션은 (12.3 비상계엄/내란의 기호들이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잔뜩 흐트러지고 불통합적인 현실감각의 세계를 가로질러야만 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모험을 강렬하게 함축한다. 그저 파편화된 삶을 익조틱하게 스타일화하는 영화가 넘쳐나는 요즈음에, 파편들 속에서 삶을 구하려 위태로운 탐색에 뛰어드는 이런 영화를 지지하는 것은 퍽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여겨진다.
아쉽게도 수상작이 되진 못했으나 이번 '창' 섹션에 포함된 여러 다채로운 영화들이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나 더 많은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더불어,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의 엄청난 활기가 쭉 지속될 수 있기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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