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한 종교인 아니고 그냥 오타쿠질하느라 성경 좀 겉핥기로 알게된거임 아니 창작자양반들이 계속 성경 메타포를 넣잖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 감독이 뭐라했는지 평론이 어떤지 모름 원래 영화본 앞뒤로는 안찾아보는편이라.... 다소 의식의 흐름대로 씀)
과거 회상 초반부에 크리처 옆구리쯤에 난 상처 갑자기 보여주길래 뭐야ㅋㅋ 쟤가 무슨 예수야? 했는데
후반부 한 30분동안은 ..... 예수 맞았네............ 하면서 봤어ㅋㅋㅋㅋㅋㅋ
그래 애초에 창조주와 창조물이잖아
그렇게 생각하면 오두막집에서 낫 맞고(하필 또 부위가ㅋㅋㅋ) 총 맞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 한 것도 그냥 부활 그자체같음
적막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모르겠다고? 아마 사흘일 거다....
하느님이 예수를 세상에 내려보내서 슬픔과 고통을 알게 한 것처럼
빅터도 크리처를 세상에 나게 해서 슬픔과 고통을 알게 했고
그래서 후반부의 그 장면은
아들이 아버지를
성자가 성부를
예수가 하느님을 용서하는 장면이고
그럼으로써 둘 모두 신적인(=비인간적인) 존재에서 인간으로 거듭나는 거라면.....
또 어떻게 보면 병자성사처럼 보이기도 하더라
죽음을 앞둔 신자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내려서 구원으로 이끄는.. 뭐 그런 것인데 아무튼
쓰다보니 갑자기 불안해서 또 얘기하는건데 나 진짜 딥한 종교인 아님 성경공부 권유 안함 그냥 벅찬 오타쿠일뿐
그때 빅터는 크리처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용서한 것이라고 생각함
자신의 창조물을 '그런 것'이라고 부르며 경멸하고 혐오하고 두려워했던 과거의 자신을
크리처를 '내 아들'로 받아들임으로써 용서한 거
원래 과거의 나를 용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님ㅋㅋㅋㅋㅋㅋ 빅터처럼 자의식 미친 인간이라면 더더욱...
네가 틀렸다고 이 양반아
크리처는 빅터를 왜 용서했을까? 그야 그것이 성자이니까...
용서하지 않으면 이 부자관계의 폭력이 영원히 끝나지 않으니까
손목의 사슬을 끊고 자유로워진 것처럼 폭력의 사슬을 끊고 증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죽지 못하는 삶도 삶이고 '살아가기'는 가장 생명다운 행위인데
그럼 어쩌겠어 살아야지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니까 용서하고 살아! 그래야 네가 산다고
아무것도 없는 북극, 고립된 장소에서 둘이 오롯이 서로를 마주보며 용서를 말하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라ㅋㅋ 근데 옆이랑 뒤에서도 훌쩍이는 소리 들렸으니 나만 그런 건 아니었던듯
크리처가 얼음에 갇힌 배 밀어서 보내줄 때도 뭔가 울컥했고
마지막에 떠오르는 해를 볼 때도... 빅터가 sun이랑 light 알려줬던 거 기억해?
빅터가 커튼 확 걷었을 때 놀라서 움츠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기특하다 기특해...
그리고 좀 딴소린데
성 폭파시킬 때 크리처가 빅터 이름 처절하게 외치던 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음
분노에 찬 외침이었을까 아니면 위험에 빠진 아이가 부모를 부르는 소리였을까?
빅터는 문 여는 순간 날아가지 않았으면 정말로 크리처를 구했을까?
문으로 달려가면서 가봤자 저놈이 자길 해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했을까?
이제 다 모를 일이지만.....
+ 나 이 감독 다른 영화는 셰이프 오브 워터만 봤는데 혹시 원래 좀 현실/사회에서 붕 뜬 여자와 인외 남성의 로맨스 좋아하는 분이셔?
엘리자베스 보는 내내 엘라이자 겹쳐보여가지고ㅋㅋㅋㅋㅋㅋ
엘리자베스 옷 예쁘더라.... 웨딩드레스까지 존예
++ 눈 먼 노인이 크리처한테 실낙원 가져와달라 하는 것도 흥미로웠어
원작 첫 페이지에 실낙원의 구절이 실려 있기도 하고 (창조주여, 내가 애원했습니까? 진흙을 빚어 저를 인간으로 만들어달라고? ~)
실낙원을 쓴 밀턴은 그때 이미 눈이 먼 뒤였기 때문에 딸이 대필해줬다는 것도 생각하면ㅋㅋㅋ
+++ 태풍 온 날에 피뢰침 꽂으러 탑 오르는 빅터 진짜 미친놈같음.. 미친놈 맞지만
++++ 사실 이 영화에서 제일 개연성 떨어지는 부분은 성을 그 난리를 치면서 무너뜨렸는데 실험일지가 비교적 온전히 남아있었다는 거 아닐까
너네 화재가 장난이야? (과학적으로가능한지어떤지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