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조심스러워서 구구절절 좋게 말하긴 뭣하고 ㅠ
사전 정보로 짐작하기 어려운 매우 특이한 영화였음
기본적으로 갱스터 영화인데, 여기다 뮤지컬,
로맨스, 가족극, 블랙 코미디, 심지어 막장 드라마
사랑과 음모와 비밀과 배신이 몰아치는
이 기괴한 조합을 말도 안되는 비빔밥으로
브레이크 없이 밀어붙는 에너지가 강력한데다
마치 발리우드를 방불케 하는 음악들도 신기하고
영화적인 리듬이나 시각적인 면도 되게 독특해서
끝까지 시계 한번 안 봄 ㅠ
아마 감독은 네 여성 주인공을 통해서
여러 층위의 주제를 탐구하고 있을텐데
특히 눈에 띄는 질문은 외모, 성별, 환경 등을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바꾸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을 때
그의 본성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
거칠게 보자면
생명을 얻는다는 관점으로 볼 때
마니타스 = 죽음
에밀리아 페레즈 = 삶
존재 자체로 죽음의 상징이었던 마니타스는
에밀리아 페레즈가 되어서 누군가에게
새로운 삶을 주는 존재로 다시 태어남
근데 에밀리아 페레즈가 하는 일은 결국
실종자를 찾아주는 일이고
이 실종자의 태반은 사망자라서 사실
시체를 찾아주는 일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새 삶을 주는 에밀리아 페레즈는
사실 시체를 찾는 사람이고
여전히 마니타스와 닮았음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희대의 마약 범죄자였던
자신이 죽였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임
악인이었던 그가 어두운 과거를 묻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빛이 들어오는 자리에서
자신의 범죄로 희생된 사람들을 찾음으로 인하여
누군가에게 구원을 주고 본인도 구원받는 역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장 가까운 친구인
리타만이 목격한 비밀로 남은 뒤
그녀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마니타스의 육체적 죽음은 끝내
영웅 에밀리아의 영원한 삶으로 이어짐
하지만 우리는 에밀리아가 본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져서 몰락했다는 걸 알고 있지
굉장한 아이러니인데 이건 평생을 기다려서
이 엄청난 캐릭터를 연기한 가스콘의 삶과도 닮았음
남자 배우로 살아오다 성별과 이름을 바꾸고
누구도 상상 못한 캐릭터를 연기해
트젠 최초로 칸 여우주연상을 받고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후보까지 지명되었으나
자신의 과거(트위터)가 발각되어 결국 몰락 ㅠ
세계적인 배우가 될 기회를 놓치고 영원한
에밀리아 페레즈로 남음;;
배역과 본체의 싱크로가 100퍼센트
흉악한 갱스터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을 넘나드는
역대급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쉴드는 치고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