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뒷줄에 남자 한명이 앉았더라고
어케 알았냐면 서브스턴스에서 엘리자베스/수가 비참해지는
장면에서 혼자 ㅈㄴ 처웃어서
그 내막에 깔린 심리와 서사를 알면
비참하고 안타까우면서 한편 좀 징그러울 순 있어도
전혀 웃음 포인트를 모르겠던데
(뭐 굳이 따지자면 블랙코미디까지는...가능 근데 그것도 어이없음이겠죠 정말 즐겁고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ㅎ)
암튼 불쾌한 장면에서 남자 혼자만 개크게 웃는 거 보면서
이 한 명 관객의 수준이 나에겐 이 영화를 완성시켰다고 느꼈음
어떻게 이 영화가 나오게 되었나...그걸 구구절절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오늘의 경험이 나에게 아주 인상 깊게 남아있을 것
그리고 후반부
수가 활성제 다시 한번 투여하는 시점부터
이 영화가 진짜 폭주기관차 타고 달려간다고 느꼈는데
나는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뉴이어 무대에서 엘리자베수가 피를 막 흩뿌리잖아?
근데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며 공포에 질리는 게 통쾌하기도 했고
이런 원초적 감정 앞에선
남녀노소 미추 상관없이 모두 동등해진다는 감상이 들어서
아주 기분이 묘했음
젊음과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무얼 가져다주는 걸까...
나는 전반적으로 고어영화라기엔 심심하네 하고
감독 의도에 좀 집중했는데
마지막에 자 고어맞다!!! 하고 보여 주는 거 같아서
장르적으로도 마음에 들었음ㅋㅋㅋ
엘리자베수가 끝까지 자기자신을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름다운 자기자신에만 집착한 채
사라지는 것도...
정말 일관적이고 잘 연출한 장면이라서 좋더라
암튼 넘넘 재밌었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음
내가 부자면 무료관람권 1여 1장씩 뿌리고 싶은 맘🥺
사실 후기는 안 찾아보고 가서 다른 사람들은 어케 봤는지 모르겠는데
난 진짜 만족스러워서
후기 남기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