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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하얼빈)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그래도 볼만한 영화 (스포와 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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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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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1 영상미

진짜 감탄했어

처음 시작하자마자 얼어붙은 강이 나오는데 큰 화면으로 보니까 정말 멋있더라

만주를 지날 때 사막이 나왔을때도 너무 좋았어...

돈 많이 들었겠다 힘들었겠다 생각도 들었음ㅋㅋㅋㅋ

 

그리고 조명이 난 너무 좋았다...

조명이 좀 어둡기도 하고 너무 연극적?이라서 불호인 사람들도 있을 거 같은데

난 영화 분위기랑 잘 어울렸던 거 같아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의 작은 방에서

안중근이 어둠 속에서 괴로워하고

빛이 들어오는 창문에 최재형이 서있었던 씬은

인물의 감정과 잘 어울리는 멋진 장면이었다고 생각해

 

 

2 조우진, 박정민

두 배우 모두 평소에 연기 잘한다고 생각은 당연히 했는데

이번 영화에서 본 연기가 나한테는 최고였어 둘다...

 

두 사람이 붙는 장면은 다 좋았지만

김상현이 밀정인게 밝혀지고 기차에서부터 이어지던 씬이 가장 좋았다

두 배우가 계속 그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가는데 ㅋㅋ 진짜 몰입감 최고였어

 

덜컹거리는 어두운 기차에서 그림자처럼 보이던 김상현의 안경

고문받으며 괴로워하던 김상현...개처럼 일본군이 던져주는 고기를 먹고 동지를 팔아넘기고...

결국 모두가 그가 밀정임을 알게 되고

계속해서 안중근을 찾는 김상현을 바라보던 우덕순

미묘한 분위기 속 둘만 남겨지고

결국 우덕순이 왜 그랬냐고 물었을 때...

진짜 너무 슬퍼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ㅋㅋㅋ

 

술마시며 농담처럼 했던 목숨 한번 살려주라던 말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고 우는 김상현의 자괴감과 허탈감에 빠진 모습

곧 포로로 잡혀 죽음 혹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그를 처단하지 못하던 우덕순의 연민과 환멸이 섞인 눈빛...

 

사실 김상현이 밀정인 건 두 사람이 돌아올때부터 예상했고

둘이 대립하는 것도 뻔한 장면일수도 있는데

두 배우 연기가 뻔하지 않게 만든 거 같아

 

마치 연극처럼 좁은 공간에서 오로지 두 사람의 연기만으로 이끌어갔는데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3 독립운동을 왜 합니까?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에서 참 많이 나오는 질문이잖아

왜 독립운동을 합니까? 이거 한다고 정말 독립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많은 답이 있었지만 난 이 영화에서 우덕순이 한 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아

 

나라가 망하라고 염불을 했는데 진짜 망할 줄은 몰랐다

그 공염불 때문에 내가 이러고 있다

 

영화에서 내내 시니컬하던 우덕순이란 인물이랑 참 잘 어울리는 대사였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얼마나 그 동안 외롭고 괴로웠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이..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도대체 어딜가고

왜 이 사람이 이렇게 고통을 짊어지고 있지..?

참 안쓰럽고 안타깝고... 감사한 마음도 들고...

지금 시국도 생각나고 그래서 더 마음에 와닿았어

 

 

 

4 단지의 마음

영화를 보며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결국 만족하며 나올 수 있었던 큰 이유 중에 하나는 김상현의 엔딩인 거 같아

 

하얼빈이라는 영화는

안중근이 옳은 일이라 생각했지만

동지들을 몰살시킨 자신의 신념으로 시작했고

내내 안중근이 그 신념에 책임을 지기 위한

치열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해

 

안중근이 홀로 살아 돌아왔을 때 이창섭이 묻잖아

돌아간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

그때 안중근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김상현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결국 안중근은 같은 선택을 할 거란 대답을 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감독은 아마 안중근의 그 신념이

옳다고 말하고 싶은 거 같아

 

안중근은 그 신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손가락을 자르고 결국 책임을 지지

그 신념으로 살게 된 김상현은 모리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행동의 책임을 지고

모리의 얼굴을 감싸던 김상현의 손가락은 잘려 있었어

 

안중근의 신념이 한 사람을 변화시켰고

그 변화는 결국 우리나라의 독립을 향한 하나의 불꽃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의미 없는 건 없는 거야

넷이 떠나던 길을 셋이 떠나게 됐지만

그 마음은 이어진다는 것...

너무너무 감동적이었다!

 

 

 

 

 

좋은 이야기 실컷했으니 아쉬웠던 부분,,

 

1 연기

대체적으로 와 몰입이 깨진다 할 정도의 연기는 정우성밖에 없었지만

사실 그 장면은 그냥 전체적으로 뭔가.. 영화의 톤과 맞지 않기도해서... 

아무튼 그걸 제외하고서라도 전체적으로 연기가 아쉽긴 했어

 

현빈은 별로는 아니었는데... 뭔가 안중근이라는 인물과 잘 맞지 않는 느낌..?

나는 보면서 안중근이라기보단 그냥 현빈 같았어...ㅋㅋ

그렇지만 노력은 굉장히 많이 한 거 같고 ㅠㅠ 몰입도 많이 한 거같은데...

아쉬운 느낌이 드는 건 감독과 해석의 결이 달랐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

 

이동욱은 캐릭터도 좋았고 본인이 해석한 느낌도 좋았는데

마지막 죽을 때...

대사가 길어지니까 표정이나 연기가 좀 부족함이 느껴졌어

분량이 그렇게 많진 않지만 다면적인 인물이라 되게 매력있었는데

아쉬웠다...

 

전여빈, 박훈은 연기 자체는 괜찮았는데

캐릭터 자체가 너무 평면적이라 느꼈고

영화가 워낙 톤이 무겁다보니

두 캐릭터의 감정적인 모습이 잘 융화되지 않는 느낌..?

 

공부인은 여성독립운동가를 나타내려던 건 알겠는데...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좀 얄팍하게 만들어진 느낌이 있었고

 

모리는... 그냥 안중근과 대비를 위해 너무 희생된... 거 같은,,

그렇다고 일본군 캐릭터를 뭐 얼마나 멋있게 만들었어야 하냐 하면 또 그건 아닌데...

배우는 굉장히 노력하는 거 같은데 뭔가 자신만의 걸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던 거같아

내내 안중근만 찾으며 그냥 돌진만 하는데

오히려 그러니까 긴장감도 없고 절대 안잡힐 거같은 ㅋ,,,

 

그리고 전체적으로 그냥 감독이 톤을 너무 낮게 잡은 거 같았어

그래서 좀 딱딱해보이기도 하고...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좀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다 ㅠㅠ

 

 

 

2 대사

좋은 대사도 많았지만!

이창섭이 죽을 때 안중근을 고결한 인물이라 하며 모리를 바보라 하던 것

이토가 조선 민중에 대해 언급하던 것

이 두개가... 음,,, 뭔가 뭘 말하고 싶은 진 알겠는데

좀... 다르게 표현 할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

 

사실 이런 영화에서 그런 교훈적인 대사가...

표현하기 정말 어려운 거 같아서

아쉽다고 하기에도 좀 애매하긴 한데...ㅜ

그치만..! 좋은 대사도 많았어서 좀 아쉬웠다...

 

 

3 그래서 이게 어떤 영화지?!

영화를 다 보고나면 음 괜찮았긴 한데

이게 그래서 어떤 영화지..? 하면 좀 애매한 느낌이 들어

 

여러 인물들이 여러 갈래로 퍼져 나가는데

근데 또 그 갈래들이 완벽히 조화롭진 않아

그래서 안중근이라는 인물의 고뇌만에 집중하기엔 약간 번잡해

근데 결국 안중근의 이야기고...

 

밀정을 잡긴하는데 또 그게 주된 내용이라 하기엔 내용이 부족해

주된 내용인 하얼빈 거사는 내용이 충분하냐 하면

또 좀 중간에 숭숭 비어있어..

 

그럼 이건 완전 다큐멘터리 처럼 그냥 만든건가 하기엔

이게 참 어둡고 그렇긴한데 또 완전 다큐멘터리 그런건 아니야...

 

뭘 표현하고 싶었는지 대충은 알겠는데 또 모르겠는...

영화의 재미나 완성도와 별개로

약간,,, 어떤 영화다! 하고 딱 하나로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정말 길게 썼는데 ㅋㅋ

이렇게 길게 쓴거 보면 참 재밌게 봤다 싶다 ㅋㅋㅋ

어쨌든 좋은 영화였어

이 시국에 봐서 더 좋을 수도 있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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