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영화 보고 싶은 마음에 첫날에 봤음
그렇다고 기대한 것도 아님
한국판 리메이크 성공률이 워낙 낮기도 하고
리메이크는 원작의 본질을 얼마나 가져오거나 혹은 소재만 가져와서 어떻게 변주할 것인지 방향성이 중요한데 둘다 되게 힘드니까..
난 그냥 가벼운 청춘물 정도만 해도 만족했을 텐데
초반에 남주가 여주한테 첫눈에 반해서 가까워지려고 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어색한 연기, 인물 간 대화 간격의 부자연스러운 연출, 이성을 의식하다 못해 답답할 정도로 뻣뻣하게 작업 거는 대사들..
시작하자마자 이 영환 틀렸어 ㅠㅠㅠㅠㅠㅠ 하고 울음
남주 배우 너무 나 연기하고 있어요 인데
여주 배우는 얼굴로 표출하는 게 너무 많음
후자보다 전자가 더 심각했는데
제일 아쉬운 건 연출임
감독이 전체적으로 연기 톤 조절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는데 보는 눈이 없나보다 생각될 정도
되게 빤하게 흘러가는데 생각보다 예쁜 장면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원작처럼 땅에 디디는 감각이 강한 현실적으로 고단한 생활감도 없고
여름 배경이라 청량한 햇살과 공기에 싱그러운 분위기도 없고
자연광을 왜케 활용못했지 다 흐린 날이었나;; 그런 생각도 들고
여주가 자매랑 갈등 겪는 부분도 기본공식 풀고 넘어가는 느낌이고
딱 한 장면 후반에서 메인이 수영장에서 단둘이 만나는 장면 하나 좋았음
거기 여주 본체 표정이 좋더라
다 보고서 각색 진짜 구닥다리 같고 공감능력도 그닥으로 보이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 많은 청춘 같은 부분만 열심히 조명하길래 각본 참 못났다 생각했는데 예상한 대로 남자 감독 각색이더라
그런데도 안 좋은 평이 별로 없었던 이유를 알겠는 게
아무리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라도
안 좋은 말 하고 싶지 않은 약간 예쁘게 보호해주고 싶은 그런 내용 때문임
내 기준에선 올해 본 영화중에 제일 못 만든 작품으로 기록..
원작보다 당연히 별로지만 원작과 별개의 영화로 봐도 추천할 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