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 땡겼는데 오늘까지 꼭 써야 하는
관람권이 있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봤다
우려했던 그대로의 영화였음 ㅠ
아무런 기대도 없었기에 타격은 적었으나
역시 황금같은 주말 두 시간은 아깝다..
상영관에 열댓명 앉아 있었는데 거의 웃지 않았고
본전 뽑을려고 나혼자 류승룡의 시덥잖은
개그 투혼을 보면서 억지로 웃다가
나중에 지쳐서 그냥 조용히 시체관극함ㅠ
출중한 활쏘기 실력을 가진 아마존 원주민들을
양궁 대회에 출전시킨다는 내용의
스포츠 코미디 영화는
꽤 재미있는 발상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2024년에 써먹기에는 역시 부적절한 소재 아닐까?ㅠ
창작할 때 너무 검열을 하면 좋은 아이디어나
훌륭한 예술적 에너지도 날려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엄격하게 PC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선이 있는데 ㅎㅎ
만화같은 내용이라는 걸 감안해도
이 소재에 대한 고민이 이상할 정도로 없어서
부시맨, 시커먼스, 사바나의 아침 시절에나
깔깔거리면서 봤을 종류의 개그가
하나도 안 바뀐 상태로 영화 내내 이어지는걸
보면서 당혹감을 금치 못했음
문명을 모르는 강인하고 아름다운 야만인
이라는 식의 원주민 캐릭터 묘사나
그들을 바라보는 '선진국민'의 시선 역시
무척 난감해서 여러모로 2001년 쯤에
기발한 아이디어였을 법한 충무로 기획물같았음 ㅠ
이런건 그만 해야 되지 않을까 ㅠ
그래도 한 편 한 편 이렇게 공들인 작품들이
망하는 걸 볼 때마다 마치 한국 영화제작사들
및 배급사들이 비축해둔 최후의 HP가
닳는 느낌이라 마음 아프기도 함
모두에게 다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음
우리 관에 이런 류의 코미디에 관대한
웃음대포가 몇명 있었으면 웃겼을 수도 있음
그런 면에서는 운이 없었음
장점
류승룡 진선규 및 원주민 역 배우들, 애기들이
잘생기고 귀여움
양궁을 다룬 한국 영화가 거의 없어서
(처음 보는 것 같음) 약간의 구경거리가 됨
극장 사운드로 듣는 글렌체크 노래가 좋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