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2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놀란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임
1편의 설정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함
전편도 '잠들지 못한 로라'란 단편의 속편에 가까워
1편의 오프닝은 거기서 이어지는 전편의 결말이었음
대강 내용은 이러함
1편의 그 상황이 끝나고 난 뒤에 살아남은 조엘은
범죄자들에게 자신의 저주를 넘겨주려 함
하지만 그 계획은 실패하고
저주는 마약상인 루이스에게 넘어감
그리고 루이스의 저주는 2편의 주인공인
팝스타 스카이 라일리에게 전달됨
저주의 시한인 일주일을 남겨두고 스카이는
자신에게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 맞서 싸워야 함
'스마일2'는 장점과 단편이 모두 있는 속편임
일단 이야기를 따라가는 힘은 아무래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 같음
1편에서 주인공이 마주한 대상은 그 정체와
위력을 파악하기 어려운 미지의 존재여서
우리는 주인공인 로즈와 함께 그 근원을
추적하며 어떻게든 버티려다 무너지는
그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보아야 했음
아무리 스마일의 저주가 이런저런 공포물에서
짜집기한 컨셉이라 해도 그 이해불가한 힘은
마지막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음
하지만 속편에서는 그 실체가 그대로 드러나 있으니
그 내용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 수 있을지
예상할 수가 있지
결말의 키를 쥐고 있는 모리스를 만나기 전까지의
전개는 사실상 같은 내용의 반복에 가까워서
얼개가 단순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함
한 번만 건너뛰면 마지막 장에 다다를 수 있는
게임 북을 보는 것 같음
'스마일2'의 동력은 다른 곳에 있음
생각해보면 전작에서도 이 이야기의 진정한 공포는
현실 세계와 고립되며 서서히 붕괴되는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 있었기에
팝스타 스카이 라일리는 그런 면에서
이상적인 주인공임
당대 최고의 연예인이고
사고 후에 어떻게든 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며
당사자 한 명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이 걸려 있고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는
저 지긋지긋한 귀신에 이만큼 어울리는 숙주가 있을까?
양쪽이 조합된 결과는 아찔한 롤러코스터임
2편에서 스마일의 저주를 통해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건 잃을 것이 아주 많으며
너무나도 외로운 사람의 고독하고 황폐한 내면임
그 높은 곳에서 한 단계씩 떨어지는
붕괴와 하락의 과정
그 잔인하고 자비심 없는 심리 묘사
그 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무시무시한 절망
보다 보면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이건 이 영화에서 펼쳐놓고 있는 지옥이
그만큼 근사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함
공포물에서 작가와 귀신이 너무한다는 건
그만큼 그들이 사려 깊고 세심하여
주인공이 가장 원하고, 가장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은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한 시간 넘게 그 심연을 들여다보다 보면
어쩌면 주인공의 내면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존재가 스마일의 저주 같기도 했음
여기서 진짜 피곤하고 짜증나고 미운 대상은
스카이를 일주일 내내 괴롭히며 죽이려는
스마일의 저주가 아니라
위해주는 척, 잘해주는 척 하면서 어떻게든
그녀를 일으켜서 무대에 세우려는 주위 사람들
특히 스카이의 엄마라서
평생 그 정신공격을 당해왔을 걸 생각하면
고작 일주일 화끈하게 괴롭힌게 뭔 대수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임
전작보다 볼거리가 많고 스케일이 커진
마치 한 편의 호러 콘서트 같은 작품으로
매 순간이 정교한 점프 스케어와
찐득한 고어 장면 및 화려한 공포 효과들로
가득차 있는데
이렇게까지 공포 장면에 많은 공을 들인 영화를
얼마만에 보나 싶을 정도였음
근데 마지막 장면은 수습이 가능한가?
멋있는 결말이긴 하지만 속편을 내려면
저기서 내용을 이어가긴 쉽지 않을텐데
파라마운트에서 제작비를 1억불 정도 줘야 할듯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