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감독 "미친 듯 간절하게 찾아낸 노상현" [인터뷰M] (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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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에는 없던 데이트 폭력이나 직장에서의 게이 발언 등의 설정이 들어간 이유에 대해 감독은 "시나리오를 5명의 여자가 썼다. 저와 작가, 제작 PD까지 모두가 여자였는데 우리가 살아오며 겪었던 여러 일을 이야기하면서 지금의 시나리오를 만들게 되었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한 거지 요즘 이슈가 되니까 따라가자고 했던 의도는 아니었다."며 대중적인 공감을 위한 설정이었음을 설명했다.
그러며 "영화 '미씽'때도 남자 캐릭터가 너무 부정적으로 보이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들었는데 저는 주인공의 또 다른 시각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한 것이지 여성, 남성의 편을 가르기 위함은 아니었다. 재희가 주인공이다 보니 깊이 있는 감정이 들어가게 된 것"이라며 특정 성을 위한 영화가 아니냐는 오해의 시선에 해명했다.
재희의 결혼식에서 흥수가 축가를 부르며 춤을 추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많은 웃음과 동시에 뜨거운 눈물을 쏟게 하는 장면이었다. 감독은 "원작에서는 핑클의 영원한 사랑을 불렀다. 노래를 바꿔보고 싶었는데 시나리오 작가가 '배드걸 굿걸'을 찾아왔다. 가사가 너무 딱 맞고 흥수가 재희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스에이의 '배드걸 굿걸'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노상현이 춤추는 것 때문에 너무 부담스러워했는데 진심을 다해 춤을 춰줬다. 지금도 춤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빨개지는데 그 장면은 재희에게 받은 게 많은 흥수가 '너로 인해 나를 찾게 됐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의미"라며 장면의 의미를 설명했다.
영화 속 김고은, 노상현에 이어 또 한 명 중요한 인물이 바로 흥수의 연인 수호였다. 수호를 연기한 배우 정휘는 장국영 닮은 꼴로 작품 속 양조위를 닮은 흥수라는 대사와 어울려 '아비정전'의 장국영, 양조위를 떠올리게 했다. 이언희 감독은 "정휘 배우의 다른 작품을 보는데 수호의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이 배우를 캐스팅했던 전 감독의 혜안도 믿어보고 싶었다. 만났을 때 느낌도 너무 좋았는데 대사를 한번 해보라고 부탁드렸는데 그 대사를 듣고 울컥했다. '난 네가 쳐 놓은 벽이 더 아프다'는 대사를 하는데 이분과 꼭 해야겠다 싶었다."며 정휘 배우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원작 소설에서는 수호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영화에서 수호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감독은 "좋은 대학에 집안도 좋지만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고 싸우는 인물이었는데 죽는 게 용납이 안되더라. 그래서 영화에서까지 꼭 그래야 하나 싶어 다른 결말을 그려봤다"며 영화 속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름을 드러냈다.
'대도시의 사랑법'에는 진지하게 자신의 정체성 와 미래를 고민하는 청춘의 모습도 보이지만 그들의 우당탕탕 성장기도 보이면서 한편으로 큰 웃음을 안기는 장면들이 많았다. 이언희 감독은 "웃긴 장면이라고 표현한 건 아니었는데 의외로 많이 웃으시더라. 복분자 에피소드는 시나리오 작가의 친구 아버지의 실제 에피소드였고, 인생이 원래 그런 거 아니겠나. 진지하지만 의외로 웃긴 거"라며 우리네 인생을 정직하게 그려내는 게 웃음도 눈물도 끄집어내는 공감 포인트가 되었음을 알렸다.
작품 속에서 소설가를 꿈꾸던 흥수는 모바일 검색을 통해 원작 소설 작가인 박상영 작가를 검색하는 장면도 보여 웃음을 안겼다. 이언희 감독은 "제가 부탁해서 박상영 작가의 사진도 컨펌받아 만든 장면이다. 흥수는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너무 원하는 게 확실하고 간절한 사람인데 그걸 잘하지 못할까 봐 방어적으로 회피하는 인물이다. 그 마음을 보여주려면 박상영 작가의 기사가 꼭 필요했다. 박상영 작가가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하시고 자신의 트위터에도 영화 잘 나왔다고 올리셨더라. 영화 언론시사 이후 뒤풀이 자리에서도 박상영 작가가 끝까지 계시며 손님들에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배웅까지 하시더라. 진심으로 영화를 좋아해 주는 것 같아서 너무 다행이다"며 원작 소살가도 만족하는 작품을 만들게 되었음을 자랑스러워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에는 너무나 좋은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집착이 사랑이 아니라면 난 한 번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대사는 원작 소설에도 있었지만 '네가 너인 게 왜 약점이야' '남자들이 집에 일찍 들어가면 여자들이 위험할 일이 없잖아요' 같은 대사들은 시나리오 작가가 쓴 대사라고.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화를 생각하면서 이 영화에 내가 바랬던 건 대사가 좋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가사가 있는 대중음악을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저는 '개처럼 살아볼까'라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도 너무 좋았다. 그 신을 집에서 보면서 처음으로 울었었다. 둘의 관계를 너무 잘 보여주는 대사와 장면들이었고 그래서 감정이입이 너무 잘 되더라"며 최초의 관객으로서도 만족스러운 영화였음을 알렸다.
축가불러주는게 너로 인해 나를 다시 찾게 됐다는 메세지라니 ㅠㅠㅠ 재희흥수뽀에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