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퀴어 다루는 영화 나오는 건 완죤 환영임. 누가 만들었든 어떤 내용이든 응원할 수 밖에 없고 대도시 잘됐으면 좋겠음 ㅇㅇ
그러나 게이 당사자로서 여러가지 아쉽거나 좋았던 포인트를 말하자면..
아쉬웠던 건 영화 속에 묘사된 호모포비아들이 좀 작위적인거. 호모포비아나 인셀들 데폭남 여러 악인 나오는데 난 그들의 공통점이 비겁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하거든?
호모포비아들 저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드러내놓고 게이들한테 주먹질 안 해. 뒤에서 음침하게 비웃지.
제일 가짜 같았던 퀴어 동아리 씬 특히 거기서 (찐 적극적인) 호모포비아들은 저거 안 엎고 무리지어 지나가면서 흉내내거나 우욱 하면서 지들끼리 조롱하고 비웃음.
누가 그거 보고 저기요 왜 비웃으세요? 라고 하면 네? 그쪽 보고 그런 거 아닌데요? ← 라고 빠져나갈 구멍 만들어놓는거지 ㅋㅋ
그런 점에서 가장 실제 같이 느껴졌던건 회사 부장?이 '게이처럼 웃지마'라고 하고 재희가 한 마디 하니까 다들 웃고 넘어가는데 왜이래?; 하고 얼타는 거
이게 진짜 찐 장면이었어 나름대로 자기가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그런 유머가 통용되는 커뮤니티 안에서 혐오발언 하는 거 ㅋㅋ
재희처럼 퀴어 당사자가 아닌데 저런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내 입장에서는 고마운 사람도 몇몇 기억나. 완전 실제 있을 법한 장면..
술번개 묘사 장면은 짧게 지나갔지만 거기서 확 불호 있었던건 흥수 토하게 만든 사람.. 너무 게이 스테레오 타입 캐릭터라 아쉬웠음 ㅠㅠ
짱구 중성마녀잖아.. 저런 말투랑 행동 가진 사람이야 있겠지 근데 누가 그날 처음 본 사람한테 저런식으로 느끼하게 선 넘어서 유혹함.. 확 찌푸려지더라..
그리고 한국 퀴어영화 클리셰인거 같은데 난 영화속의 게이 캐릭터들이 '끼순이인 척'하는 게 너무 ㅠㅠ 보기 싫어..
공감성 수치 장난 아녔음 엔딩씬.. 아니 실제로 걸그룹 춤추는 게이들이야 있긴 하지 근데 그건 자기네들끼리 놀때 얘기고
무슨 일반 헤테로들로 가득찬 절친의 결혼식 무대에서 누가 걸그룹춤을 춘단 말임??? 이게 어떤 상징적인 해방이나 이런걸로 느껴지지도 않고 그냥 좀 부끄러웠어..
심지어 그렇게 아웃팅에 민감한 흥수가 ㅋㅋ… 절대 불가지 어우 난 이런 장면들이 '게이라면 응당 이렇지~' 라는 편견에서 기반한 묘사 같아서 불호야 ㅠㅠ 흥수 이성애자 캐릭터였으면 저 장면 없었을 거잖아..
마지막으로 씨네 21 한줄 평중에 게이 친구 판타지아 ← 라는 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영화가 헤테로 여자에게 먹히는 게이친구 판타지를 소재로 한다는 뉘앙스로 읽어보면
나는 재희 같은 여사친이야 말로 완전 내가 꿈꾸는 판타지처럼 느껴졌어 ㅋㅋㅋ 영화보면서.. 이건 게바게일 거 같긴 하지만
저렇게 약자로서 소수자로서 연대해주고 + 진심으로 나를 위해 싸워주고 + 서로 부족한 모습 보완해가며 상호 성장 돕고 + 취미랑 유머코드도 잘 맞는 룸메 여사친;;
너무 최고의 친구 아냐? ㅋㅋㅋ 외로움에 시달리는 퀴어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저런 친구야말로 진짜… 소망 속의 존재지
앞서 연출적으로, 인물 묘사적으로 아쉬운 점을 열거했는데 어쨌든 이야기가 시선을 두는 재희에 대한 우정과 그 따뜻함은 너무 이해가 가고 감동적이었고 따뜻했음..
그래서 영화 자체는 좋게 보았어.
그래서 전반적으로는 묘사가 아쉬운 지점이 있었으나 영화는 그냥저냥 만족스러웠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은 커.
드라마판 나오면 흥수(드라마에선 영)의 사무치는 외로움과 사랑, 엄마와의 관계가 어떻게 표현됐는지가 궁금해.
사실 게이 입장에서는 재희라는 우정은 우연한 행운이고, 사랑과 가족이야말로 보통 가장 중요한 화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