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기 전 가을만의 찬 공기가 물씬 느껴지는데
그냥 웃게 되더라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라서
올해를 비관의 비관의 비관으로 보내고 있었는데
너는 너라서 너니까 너대로 괜찮다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켜봐주고 안아주는,
그런 존재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음.
어딘가의 누군가는 재희와 흥수가 되어서
서로를 있게 하고 살아가게 만들 거란 상상 자체로
이 대도시의 삶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모든 것을 보이고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너를 향한 존중이 나의 민낯보다 더 우선인,
그런 다정함과 사랑이 너무나 좋았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탈주씬.
재희랑 흥수가 막 달리는 게
도처에 널린 편견이나 속박에서 벗어나는 모습처럼 느껴졌음.
사실은 그게 원래의 나를 향하는 질주라고도 보였어.
나를 향한다는 게 얼마나 힘겹고 지난한 일인지 아니까,
그래서 되게 울고 싶었고 너무 좋았고...ㅋㅋㅋㅋㅋ
마지막 춤추는 웨딩도 왜 눈물이 나냐고 미친ㅋㅋ
사실 재희가, 우리가 말하는 어떤 '정상 궤도'로
향하는 여정 군데군데 흥수의 쓸쓸함이 보여서 묘하다가도
함부로 던진 말에 상처 받던 어린 날의 미친년과
해볼 건 다 해볼 거라면서 결혼해버리는 그 미친년은
다르지 않다는 게 여실히 느껴져서
오히려 재희의 후반부 삶을 '전형적임'이라고 바라보는
내 시선 자체가 편결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
그러니까 빡세게 취준해서 좋은 직장 가서
안정적인 연애와 결혼에 이르는 결과가
무조건 뻔한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러니까 그냥 누구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거야
타인의 삶에 대해서. 이걸 말해주는 영화 같아서
정말 너무 너무 좋았다.
쓰다 보니 길어지고 횡설수설 했넼ㅋㅋㅋㅋㅋㅋㅋ
영화 보고 나온지 얼마 안 되어서 후기가 좀 청승 맞은데
걷다 들어가야겠다 ㅅㅂ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영화 존나 추천함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