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에 극장에서 놓쳤던 영화 중 하나인데
방금 다 봤음
평점이 매우 처참한 것을 미리 알았기 땜에
재미가 없다고 해서 심적 타격이 있거나
그렇진 않더라고.. 영화도 짧아서 1시간 30분
틀어놓으면 후딱 끝나는 내용이었음
이 영화는 진부하지만 재미있는
공포 장면 하나를 기반으로 하는데
이게 뭐냐면
어떤 부촌의 그림같은 집에 근사한 수영장이 있고
그 안에서 밤에 홀로 수영을 하면
귀신이 나타난다는거임 ㅠ
혼자서 수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은근히
무서운 면이 있는데다 수영장이라는 건
물 밖의 광경과 물 속의 광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 영화에 나오는 공포 장면들은 물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심을 자극하는 면이 있고
대부분 긴장이 높으며 효과가 괜찮은 편임
특히 수영장에 들어간 주인공들이
물 아래에서 위를 바라볼 때의 기이한 묘사들은
무척 환상적이고 색다른 맛이 있어
이 영화가 왜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게 함
하지만 ㅠ 이 컨셉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서
사실상 이걸 제대로 된 장편 공포물로 만들기는
애당초에 쉽지 않았을 것 같음
그건 바로 누군가가
수영장에 들어가야만 물귀신을 써먹을 수 있다는 것!
여기선 물귀신이 아니라 신비 체험에 가깝긴 하지만
어쨌든 주인공들이 이사 와서 물귀신(?) 한테
두어 번 정도 당하고 나면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할거임 ㅠ
그러면 안 들어가면 되잖아!
물 밖으로 나와서 도망간다고
수영장에 발이 달려서 따라오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애당초
그림같은 가정집 뒷마당의 귀신 들린 수영장
따위는 멀쩡한 1시간 30분짜리 공포 영화의
주인공이 될수 없다는거임
하지만 이 영화에선 어떻게든 핑계를 만들어
사람들을 그 안에 꾸역꾸역 넣어야 하니까
당연히 내용의 긴장이나
이야기의 설득력은 부족한 거지 ㅠ
마지막에는 컨셉을 바꿔서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류의
내용 전환을 시도하는데
이렇게까지 가야 하나 싶어 안타까웠음..
검색을 해보니 '나이트 스윔'이라는 작품은
원래 3분짜리 단편 영화였다고 함
이게 유명세를 크게 타서 영화사에 연결되었고
이내 장편 영화로 각색되었다는데
('마마'나 '스마일' 과 비슷한 경우임)
오리지널 단편 영화는 간결한 빌드업에
훌륭한 클라이막스를 가진 아름다운 작품이고
어떤것도 덧붙일 필요가 없는 내용이지만
블룸하우스가 장편으로 만들어준다는데 어떡하겠음
세상에는 하기 싫어도 해야 되는 일이 있고
몇 장면을 위해서 봐야 하는 영화가 있고ㅠ
그런 식으로 존재하는 창작물들이 있는거임.. ㅠ
https://www.youtube.com/watch?v=R5mPELbWV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