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부터 유명세를 타던 다른 애니와는 달리
들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예매하기 전에
검색을 잠깐 해봤는데 역시나 국내 웹에
정보가 그렇게까지 않진 않더라고
제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는 정도? 하지만
보통 이런 작품은 걸어주는 이유가 있는 거니까
별 망설이 없이 보러 갔음
역시나 꽤 괜찮더라고
'수분간의 응원을'은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고등학생의 이야기인데
소재로서 뮤직비디오 자체를 자세히
다룬다기보다는
좀 더 넓은 창작 태도에 대한
담론에 가까워보였음
뮤비를 만드는 사람 외에도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
등 여러명의 창작자를
등장시켜서 자신들의 입장을 풀어가는
사실 이런 이야기들의 결론은 정해져 있어서
예상가능한 갈등과 결말이 이어지긴 하지만
답이 없는 분야에서 이런저런 혼란을 겪으며
출구를 찾으려 애쓰는 예술가들의 드라마는
언제 봐도 좋은거니까
작화도 무척 아름답고 음악도 좋고
예상했던 것 만큼 산뜻하고 매력있는 작품이었음
니가 예술가가 되어서
뭘 하나 만들려면 죽도록 노력하는게 기본이다!
라는 걸 상기시켜주기도 하고 ㅠㅠ
감독님이
요루시카의 뮤직 비디오를 연출한 걸로
유명하다던데 요루시카를 잘 몰라서 ㅠ
특이한 건 주인공이 뮤직비디오 감독을 지망하는데도
현장에서 직접 촬영하는 경우가 적다는거?
자기 방에서 컴퓨터로 직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제작하는 형태 같은데 자세하게 다뤄지는게 아니고
그렇게 혼자서 다 하는것 치곤 영상 퀄이 너무 높아서
고등학생이 저런 걸 할 수 있나 싶었지만
감독님이 뮤비 연출자 출신이니 아마
어느 정도 가능한 장면들을 넣은거겠지?
이 영화를 블렌더라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던데
주인공이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이것인것 같고
블렌더로 만든 아마추어들의 뮤비가
유튜브에 돌아다니는걸 보니
대강 어떤 느낌인지 알겠더라고
60분 정도로 짧고 빠르게 진행되는 내용이라
시간 내서 간단하게 보기 좋음
특히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거 보고
기분 전환하기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음
그.런.데.
감동적인 엔딩 크레딧 뒤에
뭐가 하나 더 붙어있거든?
오디오 드라마 형식의 쿠키인데.. 이게
진짜 당혹스러움.
느낌상 거의 15분 이상 나온 것 같은데
이게 어느 정도냐면 본편 상영시간의 4분의 1임
거의 아무런 화면 전환 없이
그림 하나 띄워놓고 등장인물 둘이서
목소리로 본편에 설명되지 않았던
자신들의 관계를 풀어내는 형식으로
이거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본편에서
간접적으로 언급되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주절주절 TMI를 늘어놓으면서
끊기지 않는 대화를 계속 해서
빠져나올 수 없는 스케치북 감옥에 갇힌것 같았음 ㅋㅋ
뛰쳐 나갈수도 없고 계속 보고 있을려니까 죽겠고
마지막이 되니까 진이 빠져서
과장 좀 보태면 뭘 봤는지 잊어버릴 정도라
감동이 30퍼센트 정도 날라감
DVD 출시되면 부록으로나 붙을 내용임
만약 극장에 사람 많았으면 웅성웅성거렸을 것 같음
중국영화 마지막에 공산당이 집어넣는 공익 광고들
붙는것보다 더 최악의 쿠키는 없을 줄 알았더니
내 평생 본 것 중에 제일 이상하고 나쁜 사족이었음
혹시라도 볼 사람이 있다면 건너뛰는 걸 권함
그래도 꾸역꾸역 이런 영화까지 보러 갈 사람이면
보겠지? ㅎㅎ 그대들의 감동이 반감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질 수 없다..